껍데기뿐인 한국 건축 기술
껍데기뿐인 한국 건축 기술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6.05.30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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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껍데기뿐인 한국 건축 기술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한국 건축물, 과연 MADE IN KOREA일까?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외관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국내 초고층 건물 역사가 새롭게 쓰여 졌다. 123층 높이의 이 건물은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로 시공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아왔다. 이 빌딩의 엘리베이터는 지하 2층에서부터 전망대인 122층까지 세계에서 가장 긴 구간을 총 496m를 운행한다. 또한, 세계에서 세 손가락에 드는 콘크리트 배합 및 압송 기술로 건물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 건물은 한국 건축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지적도 있다. 

 

 

최첨단 기술 적용해 건설한 롯데월드타워

단군 이래 최대 높이의 건물인 롯데월드타워가 잠실 송파구에 들어섰다. 건물의 시공을 맡은 롯데건설 측에 따르면, 이 건물을 건설하는데 여러 최첨단 기술을 적용했다고 한다. 우선 롯데월드 타워 건설에 들어간 주요 기술은 하중과 풍속·지진, 콘크리트 등 20개가 넘는다. 그 중 핵심적인 부분에는 롯데건설이 특허출원한 초고층 건축 기술이 적용됐다. 고성능 콘크리트 배합·압송 기술이 그 중 하나다. 지난 4월 26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현장에서 열린 ‘초고층 콘크리트 수직 압송 기술’ 발표회에 참석한 이영도 경동대 건축공학과 교수(한건축시공학회 부회장)는 “롯데월드타워에 적용된 고성능 콘크리트 배합·압송 기술은 높은 압력에도 저항하는 품질을 가졌다”며 “국내 최고이자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롯데 건설은 이번 건설에 ‘초저발열 콘크리트 배합 기술’과 ‘고강도 콘크리트 배합 기술’을 사용했다. 롯데 건설은 수화발열이 적게 일어나는 초저발열 콘크리트를 사용해 대규모 기초 콘크리트(MAT) 공사를 32시간 동안 연속적으로 진행해 한 번에 타설할 수 있었다.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80㎫ 초고강도 콘크리트는 지상 높은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의 배합설계를 통해 압송성능을 비롯한 제반 시공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초고층 압송 기술’ 역시 롯데 건설의 특허 기술 중 하나다. 롯데 건설은 520m 상공까지 콘크리트를 직접 쏘아 올릴 수 있는 압송 기술을 해결하기 위한 압송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 압송관 안에서 콘크리트가 굳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동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섬유도 개발했다. 롯데건설은 이외에도 타워크레인 최적화 산정 및 배치기술과 경사 코우월 시공 기술, 위성 측량시스템 초정밀 측량 및 수직 관리 기술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기업에 의존한 건축물, 한국 건축 기술로 평가받기 어려워


롯데월드타워에 롯데 건설의 특허 기술이 사용됐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외국 기업의 손에 지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건물 무게를 견디기 위한 기반 설계는 영국의 에이럽(Arup)사가 시행했고, 그 기초 위에 콘크리트와 철골을 쌓아 올리는 빌딩의 설계는 미국의 케이피에프(KPF)와 레라(LERA)사가 진행했다. 또한, 강풍에 견딜 수 있는 풍동 설계는 캐나다의 RWDI사가 외벽 공사는 일본의 릭실(Lixil)사와 미국 CDC사가 담당했다. 자랑스럽게 여겨졌던 한국 최대 높이의 건축물이 실상 외국 기업에 지어졌다는 의미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 건설의 특허출원 기술을 보여주는 상징물이 됐지만, 한국 건축의 한계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가 되기도 했다. 문제는 해외건설사가 국내 건축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면서 한국 건설 기업이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건설사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6년에 한국에 진출했다.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는 미국과 일본, 중국, 싱가포르 업체에 최초로 건설업 면허를 내주었다. 하지만 당시 국내 등록 해외건설사는 2012년 8곳까지 늘었지만 미진한 실적으로 다수가 면허를 반납하게 됐다. 당시 해외 업체는 국내 건설시장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도급 업체와 연계된 시스템, 지속적인 협력업체 관리에 한계를 느꼈던 탓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들의 한국 진출이 많아지면서 언어적인 한계가 극복되고 건설에 대한 규제도 완화되면서 해외 건축 기업이 한국에 설 수 있는 여건이 높아졌다. 그 중 한 예가 ‘드림타워 카지노 복합리조트’다. 2만 3,300㎡ 부지에 지상 38층~지하5층 규모로 제주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지어질 이 건물은 중국 건축물이다. 중구 건축은 이번 건축을 시공하면서 국내 처음으로 ‘조건없는 책임준공확약’, ‘18개월 외상공사’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해외건설사가 국내에 관심을 보이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한국 최대 빌딩이 건설되고, 제주도에서도 가장 높은 건축물이 시공되는 등 한국 건축은 날로 번창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외국 기업에 의존하는 건축물은 오로지 한국 건축물로 평가받을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는 건축물처럼 한국 건축 기술 개발에 대한 검토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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