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추진
[이슈메이커]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추진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07.25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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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순방 마치고 우크라이나 극비리 방문
안보협력 강화로 정상외교 지평 넓혀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유럽 순방 기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전쟁 중인 해외 국가를 방문한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아시아 국가 정상 가운데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이은 두 번째다.

 

 

ⓒRepublic of Korea/Flickr
ⓒRepublic of Korea/Flickr

 

‘드니프로 강의 기적’ 기원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봤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한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 후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의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보 지원은 군수물자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한. 윤 대통령은 “지난해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식량과 에너지 안보에 대한 국제 기여와 협력 확대도 안보 분야 지원 패키지에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추진 중인 ‘평화 공식(Peace Formula)’ 정상회의 준비를 국제사회와 협력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평화공식은 우크라이나 영토 복원, 러시아군 철수 및 기존 국경 회복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인도 지원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 정부 재정 안전성을 위해 세계은행과 협력해 재정지원을 새롭게 실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인도적 지원 물품을 최대한 신속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Republic of Korea/Flickr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전쟁 중인 해외 국가 방문으로 역사에 기록되게 됐다. ⓒRepublic of Korea/Flickr

 

한편 전쟁이 종식된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대한 발판을 마련한 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전쟁으로 파괴된 교육기관 재건을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70여 년 전의 한국처럼 국제사회의 지원과 연대로 전쟁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제 우크라이나 학생들도 교과서에서 '한강의 기적'을 배우게 됐다고 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도 ‘드니프로 강의 기적’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은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과 같은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을 응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회복 센터 건설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도와주고, 안보와 인도적 지원을 계속 제공해 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진행했다. 지난 7월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때도 양 정상은 만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나토와의 협력을 정례화하고, 사회주의 진영의 ‘현상 변경’ 시도를 함께 방어하고 차단하는 역할을 할 주요국으로 부상한 것은 이번 정상외교의 성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Republic of Korea/Flickr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Republic of Korea/Flickr

 

순방 성과에 엇갈린 의견 내놓은 여야

국민의힘은 순방 성과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외교·안보 연대 강화의 의미를 부각하는 한편 재건사업을 통해 경제적 실리까지 확보했다는 것이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양국 정상이 발표한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지원을 골자로 한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는 국제사회의 중추 국가로서 역할을 다하는 의미”라고 평했다. 이어 “동시에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경제적 가치가 2,000조 원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우리 국익에도 도움이 되어 양국에 모두 ‘윈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앞으로 재건사업을 비롯해 협의할 일들이 있어서, 여러 우려되는 위험 상황에도 대통령께서 직접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는 경제적 기회이자, 전쟁의 상흔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을 전 세계에 선보일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국회 국방위·외통위·정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을 향해 “‘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먼저 지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씨를 한반도로 불러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라며 “대통령의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인데 재난에는 보이지 않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가 우리 안보를 위기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당 의원들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결연히 싸우겠다는 말은 곧 러시아는 적대국이라는 말과 다름없다”, “러시아에 사는 우리 교민 16만 명과 160여 개 우리 기업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정상회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봤다. ⓒRepublic of Korea/Flickr
정상회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봤다. ⓒRepublic of Korea/Flickr

 

회담 내용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할 것인지, 어떤 품목을 얼마나 지원할 것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이는 대한민국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국민들의 불안은 높아만 가고 있는데 대통령은 이를 해소할 노력은 하지 않고 위기감만 고조시키고 있다”며 “러시아는 북한에 고도화된 무기 기술을 전수하고, 첨단무기를 제공할 염려도 있다. 러시아까지 적대국으로 만드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40년 전 진영논리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실용과 실익외교로 선회해 국가안보를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체계를 공고히 다져나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환영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표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우리는 다른 외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정부 구성원들과 직접 대화하고, 러시아가 가한 피해를 보는 게 중요하다고 항상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모든 국가가 우리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은 윤 대통령의 방문이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내 한반도 논객인 뤼차오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윤 대통령의 방문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편들기”라고 견제에 나섰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조치로 한·러 관계가 악화할 것이고, 한국의 외교정책 변화는 동아시아·동북아시아에 미묘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한국이 나토에 가까워짐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도 긴장될 수 있다”고 에둘러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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