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과학자, 환경적으로 안전한 사회 꿈꾸다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과학자, 환경적으로 안전한 사회 꿈꾸다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6.05.1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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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과학자, 환경적으로 안전한 사회 꿈꾸다

전 세계적으로 중시되는 환경 독성 예측에 앞장 선 국내 연구진

 

 

 

세계적 학술·금융·비즈니스 정보 전문기관 ‘톰슨로이터’는 2016년 1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를 발표했다. 톰슨로이터는 자체 보유 학술정보 데이터베이스 ‘웹 오브 사이언스’를 활용해 2003~2013년 등록된 약 12만 건의 논문을 평가 후 각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을 기준으로 상위 1%의 과학자를 선정했다. 그 중 독성학 분야에서 환경독성 위해성 분야를 연구하는 서울시립대학교 최진희 교수가 명단을 올렸다. 한국 연구진의 저력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보여주는 환경독성 연구의 중요성


지난 2011년 4월,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폐 손상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가습기 살균제에 의해 산모와 영·유아 120여명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중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데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에 대한 독성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있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주로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HMG)과 에톡시에틸 구아니딘(PGH)이 사용되고 있고, 클로로메칠 이소티아졸리논(CMIT)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 물질은 피부 독성이 다른 살균제에 비해 적어 샴푸, 물티슈 등 여러 제품에 이용된다. 하지만 이들 성분이 호흡기로 흡입될 때 발생하는 독성에 관해서는 연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가 발생할 때까지 아무런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독성연구의 필요성을 증명한 대표적인 예이다. 

 
2007년 EU REACH(신화학물질관리정책)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화학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로, 한국도 2015년부터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이 발효돼 시장에 유통되는 모든 화학물질의 위해성 정보 제출이 의무화됐다. 이러한 환경규제 강화와 나노신소재 등 많은 신규화학물질의 빠른 개발 속도로 인해 과거 동물실험 위주의 독성평가 방법으로는 효율적인 안전성 평가가 어려워졌다. 이는 독성평가시스템을 기존의 동물시험 위주의 고비용 저효율 평가에서 메커니즘 기반 평가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전환을 가지고 오게 되었는데, 서울시립대학교 최진희 교수는 이러한 독성평가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메커니즘 기반 독성 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오믹스 활용해 신소재 연구


최진희 교수는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환경대학원 석사를 거쳐 프랑스 ParisXI 대학교에서 환경독성학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2002년부터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와 대학원 에너지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한 연구 활동과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환경 독성·위해성 분야에서 발표한 논문은 100여 편이다. 톰슨로이터 측에 의하면, 현재까지 최 교수 논문의 총 인용횟수는 3,000회 이상으로, 특히 2009년과 2010년에 발표한 나노독성오믹스 논문들이 300회 이상의 피인용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인터뷰에 응한 최 교수는 톰슨로이터에서 선정될 수 있었던 연구성과로 환경 오믹스(Environmental OMICS) 분야 연구를 꼽았다. 환경 오믹스 연구는 생물이 환경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나타내는 시그널을 유전체(genomics), 전사체(transcriptomics), 단백체(proteomics), 대사체(metabolomics) 수준의 정보를 이용해 포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환경 독성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다. 이러한 독성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독성발현경로(Adverse Outcome Pathway, AOP)를 규명하여 생물학적 상위수준(i.e. 개체수준)에서 나타나는 독성 예측이 가능하다. 그는 “오랜 기간 환경 오믹스 분야 연구에 집중했습니다. 환경 분야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연구여서 다수의 논문이 피인용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믹스 분야는 통상 유전체 기술로 대표되어 일컫는 기술로 생명과학이나 의약학 분야에서는 인체 질병 발생 기전 탐색, 질병 진단 또는 신약기술 개발 분야 등에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최 교수는 이러한 오믹스 기술을 환경 정밀 진단에 이용한다. 유전체 기술을 이용해 조기에 독성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해오며 화학물질로 인한 사고 예방, 환경성 질환에 대한 과학적 규명 연구, 생태계 독성 예측 등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연구와 정책, 산업체가 함께해야 친환경 사회 가능해

환경에 관한 연구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다. 태안 유류오염 사고, 가습기살균제 사고, 구미 불산 사고와 같이 우리 사회는 대규모 환경사고를 경험했고, 새집 증후군으로 대변되는 같은 환경성 질환도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사회는 환경 연구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바로 활용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예측 시스템이 정교해야 하고 철저한 과학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최 교수는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환경 분야에서도 단기간에 연구 성과를 바라는 경우가 많아 좋은 기획으로 시도했던 연구가 제대로 결실을 보지 못하고 중간에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현재 국내 연구 발전에 저해하는 요소입니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최 교수는 환경사고 예방과 연구개발에 기업체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환경 안전 분야는 공공분야여서 정책이 중요한 분야지만, 실제로 물질을 생산하는 것은 기업체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체가 기술을 개발할 때 보통 효능성과 경제성을 고려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해짐에 따라 안전성까지 고려할 시대가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연구와 정책, 산업체가 함께 나아가는 사회적 프레임이 만들어진다면 진정한 친환경 사회가 도래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환경 분야에서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 것. 이는 최진희 교수의 연구 목표이다. 최근 연구분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논문을 위한 연구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지만 그는 앞으로도 보이는 성과보다는 환경 분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속 있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꿈을 펼칠 수 있는 대학에 학생들이 와서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진정으로 꿈을 좇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환경문제에 대한 예방활동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발맞춰 부지런히 연구 활동을 지속하는 최진희 교수와 연구팀의 노력으로 환경사고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는 사람이 줄어들고, 더불어 안전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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