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연대적 개인주의
현대사회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연대적 개인주의
  • 이민성 기자
  • 승인 2016.05.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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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민성 기자]




현대사회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연대적 개인주의


차이속의 공존, 변화하는 새로운 사회의 패러다임



 


폴란드 시인 아담 자가예프스키의 시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개인주의 대두로 인해 공동체주의가 붕괴한다는 일부 언론의 우려와 달리 개인주의자들 개개인이 자유와 권리를 찾기 위한 활동은 최근 집회와 같은 연대적 활동으로 발전해 주목받고 있다. 사회학자들과 지식인들은 개인의 자율성과 공동체의 연대가 공존하고 결합한 ‘연대적 개인주의’를 새로운 사회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있다. 



근대 사회 속 개인주의의 발현


‘개인주의(Individualism)’는 국가나 사회와 같은 공동체적 가치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우선시하는 사상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최초의 개인주의는 서구권의 르네상스 이후 근대 유럽에서 파생된 사회의 패러다임으로 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주의는 개인의 가치나 행동을 인정하는 것이 민주적이고 성숙한 사회라는 기초적 관점에서 출발했지만, 사회와 공동체의 이익에 반한다는 일부의 주장과 대립하며 다양한 논쟁이 오가고 있다. 개인주의자는 다른 사람의 자유·권리·사회적 가치를 침해하지 않는 것을 기본적인 조건으로 개인이 지닌 자유와 권리에 대한 제한 없는 행동을 지지한다. 또한, 개인주의자는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특성을 보여 공동체주의와 대립하지 않으며 사회주의와도 양립할 수 있다. 이에 일부 학자들은 개인주의자에 대해 ‘외부 요인에 의해 간섭받는 것을 거부하며 전체주의나 쇼비니즘과 대치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개인주의의 만연은 사회 공동 목적이 모호해지고 공동선의 추구를 어렵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국내 사회에서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동일시되며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7년 국정 도서편찬위원회가 출간한 ‘윤리와 사상’에서는 이기주의는 개인주의가 도덕적 타락과 마주했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국내 사회에서 개인주의에 대한 반감은 20세기 초반까지 이어진 왕조 체제, 유교적 사고방식, 개발독재에 등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학자 박노자 교수는 한겨레의 사설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개발주의적 독재(국가주의적 사고방식)와 제국주의에 대한 패배의식 등을 개인주의를 부정하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유주의에 뿌리를 둔 개인주의에 대해 국내 사회가 아직 이기주의와 연결 짓는 등 부정적인 관점으로 이어지는 데 안타까움을 보였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국내 사회에서 개인주의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1990년대 초반이다. 90년대 사회적 이슈였던 외환위기, 정보사회의 혁신 등 구조적인 변화에서 일어난 신자유주의의 세계화는 한국 사회 공동체에 위기를 가져온 원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외환위기는 청년들과 중년들에게 실업문제를 가져왔고 정보사회의 혁신은 온라인을 통한 정토의 소통과 공론화에 앞장섰다. 사회학자들은 신자유주의의 세계화가 이기적 시민사회를 재생산했으며 현재의 30~40대 국민이 변화의 중심에서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주장했다. 

 

 

연대적 개인주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변화하는 현대 사회


현재 개인주의는 공존과 연대의 가치에 영향을 받으며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의 김호기 교수는 경향신문에 기고한 사설에서 개인과 사회의 이중적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규범적 지향으로 ‘연대적 개인주의’를 제시했다. 연대적 개인주의는 개인주의에 ‘연대(Solidarity)’의 가치가 결합한 것을 말한다. 김 교수는 ‘현재 사회가 공동체로서의 역동성이 상실되고 개인의 자율적인 활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며 비관적인 사회형태 속에서 개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대적 개인주의는 자유주의와 다원주의를 기반을 둔 ‘개인주의’와 공동체적 정체성을 지닌 ‘연대’를 결합한다. 현재 20~40대에서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연대적 개인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는 촛불집회, 온라인 서명운동, 제품불매운동 등으로 다양하다. 이는 개인주의자 개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의 정책이나 행동을 바로잡기 위한 자발적 공동체 참여로 이어져 사회적 함의를 끌어낸다.  


김호기 교수는 사회적 변화가 불가능한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차이 속의 공존’, ‘공존 속의 차이’로 함의되는 연대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연대가 시민사회의 구성 원리이자 공동체로서 사회가 지녀야 할 윤리적 지반이라고 역설했다. 현대 사회의 국민은 ‘시장적 개인’이 아니라 ‘사회적 개인’으로서 자신의 자율을 존중하되 주변인들과의 공존하는 삶의 가치가 필요하다. 최근 연대적 개인주의는 20~40대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기존의 권위적 공동체주의와 자유적 공동체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더욱 발전해가는 IT 환경 속에서 영향력을 더해가고 있는 연대적 개인주의. 국내 정치권과 사회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에 합리적 규범이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개인과 공동체적 가치의 결합’에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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