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
‘나눔’,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
  • 한태윤 기자
  • 승인 2011.12.23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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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 되돌아오는 나눔의 가치를 공유하세요”
[이슈메이커=한태윤 기자] [Happy Donation & Leader]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박성중 사무총장

 

12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어떤 이에겐 성탄절과 연말행사로 설레고 낭만적인 시간이지만, 다른 어떤 이에겐 걱정과 시름이 앞서는 시간이기도 하다. 매서운 추위에 옷깃을 여미고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의 이웃은 추위에 갈 곳이 없어 방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관심과 따스한 손길 한 번은 사회곳곳에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한다. 오늘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추위를 녹이는 사랑을 전하며, 우리의 겨울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약 1년, 그동안의 발자취
취임한 지 약 1년이 가까워옵니다. 그동안의 행보를 평가해주신다면?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중요한 시기에 공개채용 과정에서 55:1의 경쟁률을 뚫고 취임한 만큼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우선 흐트러진 조직을 안정시키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세계공동모금회(UWW)도 비리로 인한 사회적 파장을 맞고 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국민의 신임을 얻어 매년 약 6조 원 가량의 모금을 하고 있죠. 신임을 잃은 조직이 국민의 사랑을 받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열심히 했고, 이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이 내려주시는 거겠죠.(웃음)”

현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부현황이 궁금합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국 2만 5천여 개 사회복지기관 및 단체 그리고 400만 명의 소외계층에게 복지사업을 지원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400억 정도 됩니다. 설립 당시인 1999년에 213억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배가 넘는 모금 규모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2년 연속 모금액이 3000억을 돌파한 것으로, 국내 모금기관 중에는 최대 액수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양적 성장을 이룬 국내 나눔 문화와 함께 저희 단체의 성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10월 일부 직원의 기부금 유용사건으로 최대 위기를 겪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국내 유일의 법정 전문모금기관으로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대내외적인 쇄신책을 마련했다. 파문 이후 1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를 채찍삼아 새롭게 청렴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걷고 있다.

 

잊을 수 없는, 아픔의 2011년
조직 내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전면적인 인사 쇄신을 단행했습니다. 지난해 문제됐던 금액은 전액 환수하고 관련자를 징계한 건 물론이고, 효율성을 강조하여 조직과 인원을 감축시켰습니다. 당시 약 285명이었던 직원들을 현재 234명으로 조정했습니다. 또한 기존에 중앙과 16개 광역 시.도 지회의 교류가 없었던 규정을 바꿔서 원활한 교류를 꾀하는 방편으로, 시?도 지회장을 재신임하고 시?도 사무처장들을 순환 발령했습니다. 예산 역시 15% 정도 줄였습니다.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방편이었죠. 또한 제2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즉시퇴출제인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클린카드제’를 도입했습니다.”

반발 또한 심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급작스런 변화는 언제나 반발을 수반하기 마련이죠. 그 중에서도 인사와 예산은 민감한 문제라 어느 정도 반발은 예상했습니다. 일부 직원들의 잘못으로 인해서 전체직원들의 노력이 백지화돼버리기도 했으니까요. 또한 복지단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효율을 강조하는거 아니냐 하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힘든 점도 많았지만 지금은 직원들이 제 마음을 알아줘서 한 뜻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인 투명성 확보를 위한 방안이 따로 있으십니까?
“가장 핵심사항은 ‘기부자들의 기금이 어디에 쓰이느냐’입니다. 저희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기부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기부정보확인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국내 최초를 넘어선 세계에서 유일한 시스템이기도 하죠. 또한 그 밖의 모금과 배분내역에 대한 정보들도 공개하고 있는데 이는 SMS 문자를 통해 빠르고 간편하게 기부감사인사와 어떤 분야에 기부금이 사용될지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부자, 배분대상자, 각계전문가,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시민감시위원회’가 조직운영과 모금?배분사업에 대한 일상적인 감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컨설팅을 통해 청렴도 향상에 힘쓰고 있기도 하죠.”

 

기부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은 전체 기부금액의 75% 이상이 개인 기부로써 생활 속 기부문화가 활성화되어있지만 국내의 개인 기부는 전체 모금액의 3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이와 대조적이다. 국내 기부현황은 아직 사회캠페인 차원에서 진행되는 부분이 크고, 기업의 기부가 절대적인 수준이다.

 

“대한민국 기부문화, 아직은 부족하다”
통계를 보면 어려운 사람들이 더 기부한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어려운 사람들이 기부에 더욱 가깝다는 결과는 상황에 따라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눈여겨볼 것은 대부분 ‘나눔’은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한 ‘공감’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66명의 ‘아너스 소사이어티’ 회원들을 보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수성가한 인물들이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 속에는 ‘나눔의 DNA’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사회가 어려울수록 조그만 돈이라도 기부하는 서민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무총장님도 기부에 앞장서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려니 쑥스럽습니다.(웃음) 2000년에 일본에서 약 3년 동안을 지내던 시절, 일본인 친구가 장애인에게 기부하는 걸 자주 봤습니다. 그 때 가슴에 감동을 그대로 안고, 한국으로 귀국한 다음 기부를 결심했죠. 많이 부족하지만 2009년에는 효령상도 받았습니다.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지금은 매월 100만원씩 기부하면서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부문화의 발전방향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기부의 개념이 바뀌어야 합니다. 종전의 기부의 개념은 시혜적 차원에서 즉,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주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기부하는 대상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으로 한정되어 있었던 셈이죠. 하지만 최근 선진국을 시작으로 기부의 개념이 변하고 있습니다. 소외된 계층을 위해서 사회 전체가 투자하는 것으로 말이죠. 이러한 현상은 미래를 위한 공동투자라는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의 1%가 이웃의 99%를 살릴 수도 있습니다. 나눔으로써 나도 행복해지고 상대방도 행복해지면 2배가 행복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결국 나눔이라는 것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라고 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리고, 이제는 대한민국 아니 세계의 어떤 기관과 비교해도 자신 있습니다. 대한민국모금회의 대표 주자로서 반드시 우리의 손길이 꼭 필요한 곳, 소중한 곳을 찾아서 국민여러분의 소중한 성금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전달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국민의 평가에 달려있는 것이겠죠. 국민께서 보시기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비판과 격려해주시고, 잘했으면 칭찬으로 사랑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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