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차세대 인터넷 생태계가 다가온다
[이슈메이커] 차세대 인터넷 생태계가 다가온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05.17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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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앞다퉈 다양한 실험 진행
탈중앙화 아닌 오히려 중앙집권적 지적도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차세대 인터넷 생태계가 다가온다

 

아직은 현실이 아닌 미래의 파편처럼 보이던 웹 3.0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NFT를 통한 고객의 참여와 충성도 제고를 도모하고 있고, 스타트업은 기업 조직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데 웹 3.0을 활용하는 중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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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 완성하는 웹 3.0

웹 3.0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의 데이터 소유, 그리고 중앙집권적인 기존 데이터 구조의 해체다.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의 인터넷을 관통하는 패러다임인 웹 1.0 시대 사용자는 정보를 읽는 것만 가능했다. 이후 여러 양방향 플랫폼이 생기면서 읽기와 더불어 쓰기라는 제한적 플랫폼 참여가 가능한 웹 2.0 시대가 열렸다.

 

웹 3.0 시대는 중앙집중형 플랫폼이 대신 모든 이용자가 공동으로 모든 재화를 소유한다는 개념으로 시작된다. 대중이 만들어낸 각종 데이터가 플랫폼 기업 서버에 저장되고, 데이터를 독점한 기업들은 이를 다른 신사업 구축이나 타깃 광고에 활용하면서 ‘빅테크’로 성장했다. 이처럼 중앙집권적인 기업이나 기관이 데이터를 독점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개인이 직접 데이터를 다루고 소유하는 평등한 인터넷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게 만드는 것은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컴퓨팅 파워로 작동하기 때문에 특정 기업이 제공하는 서버 없이도 데이터를 분산 저장 및 처리할 수 있고 보안성도 높다. 여기에 NFT가 개발되면서 개인의 데이터 소유와 거래도 쉬워졌다.

 

기술적 기틀이 잡히자 기업들은 다양한 실험으로 가능성을 타진하고 나섰다. IP와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스타벅스 브랜드 충성 고객이나 디즈니 팬들에게 독점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디지털 상품을 만들어줄 시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기업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스포츠나 게임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스타벅스는 회원들에게 웹 3.0 체험을 제공하는 스타벅스 오디세이(Starbucks Odyssey)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회원들에게 웹 3.0 체험을 제공하는 스타벅스 오디세이(Starbucks Odyssey)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스타벅스

 

실체 모호하다는 지적도 여전

금융회사들은 중개 기관 없이 금융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의 경우 대표적인 웹 3.0 기술로 꼽히는 디파이(De-Fi)를 활용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JP모건과 협업해 싱가포르와 일본의 국채 및 통화를 토큰으로 만들어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거래하는 데도 성공했다. 또한 일부 금융회사는 보유한 현물 자산을 ABS(자산담보부증권)나 MBS(주택저당증권)와 같은 전통적 유동화 방식 대신 웹 3.0을 통해 유통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웹 3.0이 가진 보안성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기업들도 있다. 이론상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자산이나 개인 정보를 저장하고 전자 지갑이나 NFT로 접속 권한을 부여하면 해킹 피해를 막고 통합 은행 계좌와 디지털 여권 역할까지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탈중앙화라는 웹 3.0의 특성을 기업 조직 운영에 활용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상사의 지시 대신 코드로 돌아가는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 ‘DAO’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기업의 조직 구조와 달리 DAO에서는 공동의 목표를 지닌 사람들이 블록체인으로 연결된 수평적 관계를 갖는다. 기존의 협동조합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조합장 같은 관리자가 필요 없고 토큰 인센티브가 있다는 점은 다르다.

 

하지만 여전히 웹 3.0이 내세우는 비전이 과장됐거나 불명확하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는 지난해 12월 “당신(네티즌)은 웹 3.0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며 “벤처캐피털과 그들에게 돈을 대는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를테면 스타벅스가 새롭게 도입한 스탬프는 웹 3.0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소비자 관점에서 기존 쿠폰과 별반 다를 게 없다. P2E를 내세우는 게임도 소비자의 지갑을 더 열기 위한 상술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조직 운영 시스템인 DAO도 이상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결정이 필요할 때마다 구성원의 투표 과정을 거쳐야 해 의사 결정이 느리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탈중앙화를 내세웠으나 실상 더 중앙집권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거버넌스 토큰 보유량에 따라 지분이 커지는 구조를 취하면 대량의 토큰을 가진 소수가 시장과 커뮤니티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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