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계에 프런티어 정신을 심다
한국 의료계에 프런티어 정신을 심다
  • 임성지 기자
  • 승인 2016.04.05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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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지 기자]



한국 의료계에 프런티어 정신을 심다

 오목가슴연구를 선도하는 젊은 의료인 

 

 

 


1899년에 문을 열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마르퀴즈 후즈 후는 가장 오래된 세계인명 기관으로 알려졌다. 마르퀴즈 후즈 후는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과학 등 각 분야에서 매년 세계적 인물 5만여 명을 선정, 프로필과 업적을 등재한다. 국내외 다양한 인사들이 마르퀴즈 후즈 후에 등재되는 가운데 2016년 판에 등재된 의정부 성모병원 흉부외과 김재준 교수가 선천성 오목가슴 연구로 세계의료계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선천성 오목가슴에 주목하다

의료인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하는 오목가슴은 가슴이 선천적으로 과도하게 함몰된 모습을 나타낸다. 주로 대칭적인 형태로 가슴 안으로 들어가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비대칭적으로 함몰된 경우도 있다. 오목가슴의 경우 기형으로 인해 심장을 누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고, 성장하면서 폐의 용적도 감소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호흡 곤란 및 운동 기능 저하가 발생하기도 하고 성장발달에 저해된다. 이 오목가슴에 대해 김재준 교수는 가장 흔한 선천성 흉벽 질환으로 신생아 1,000명당 1명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고 설명하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되지 않았지만, 근골격계 질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정확한 진단으로 흉부 단층촬영(CT)을 통해서 가능하며 정도가 심한 경우 수술로서 교정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오목가슴에 대한 수술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절개법을 적용한 라비치수술과 미세침습수술을 이용한 너스수술이다. 최근에는 수술흉터가 작고 회복이 빠른 너스수술이 표준치료로 주목받고 있다. 김재준 교수는 “너스수술은 양측 겨드랑이 아래에 약 1-1.5cm 정도의 절개창을 이용하여 조직의 절제가 없이 몸속에 쇠막대기를 삽입해 교정하는 것으로 보통 2~3년 후에 제거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재준 교수가 오목가슴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연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있었다. 다른 외과 분야의 경우 그 역사 보통 100년이 넘었지만 오목가슴에 대한 수술과 연구가 진행된 지불과 30여 년 밖에는 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기존 연구보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안하고 개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목가슴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연구 방향도 오목가슴의 기존 연구가 아닌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재준 교수는 오목가슴에 대해 세계최초로 세 가지 연구를 발표했다. 첫 번째는 오목가슴환자에서의 혈액학적 검사연구로 탈수소효소 검사의 이상을 밝혔다. 이 연구로 김 교수는 오목가슴의 병인론 등에 대한 연구의 혈액검사학적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는 너스수술 후 흉곽유출 증후군이 발생하는 매거니즘을 연구했는데 김 교수는 “수술 이후 팔이 저리거나 마비가 되는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자료를 통계 자료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해 성과를 발표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재준 교수는 지난 2015년 10월 유럽흉부외과학회에서 세 번째 세계최초인 오목가슴 환아의 성장연구에 대한 발표를 했다. 김 교수는 오목가슴 유아환자가 정상인보다 신체가 작은 점에 주목하고 수술 이후 경과에 따라 신체 발달에 대해 연구를 했다. 그는 “10살 미만에 너스수술을 하면 이후 정상인과 같은 신체가 발달되었지만 성인된 이후 수술을 할 경우 효과가 없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재준 교수의 이번 연구를 유럽에서 많은 관심을 갖던 부분으로 학회 발표 후 세계 의료인의 호평을 받았다. 김 교수는 “수술이 단순한 미용 목적이 아니라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전제 역할을 했다는 점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환자를 위한 마음으로 연구를 지속하겠다

김재준 교수가 오목가슴을 연구하는 데 영향을 준 사람은 한국 오목가슴 수술의 1세대인 서울 성모병원의 박형주 교수이다. 김 교수는 수술방법도 중요하지만, 수술에 대한 메커니즘과 생태병리 등 내과적인 관점도 수술방법과 함께 연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현재 진행하는 연구는 오목가슴과 척추측만증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입니다. 정상인의 1%가 척추측만증이 있다면 오목가슴 환자에게는 10%를 보입니다”라고 말하며 통계학적인 원인과 이유를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기존 외과 의사가 하지 않으려는 영역을 연구하면서 김재준 교수는 데이터, 연구인력 부족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김 교수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른 논문을 비교하며 연구하는 일을 혼자 감당하기가 어려웠지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오목가슴 연구의 선도적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이 지금의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재준 교수는 오목가슴 외에도 늑골골절 치료의 새로운 치료방법인 내시경적 수술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고, 양성자를 이용한 식도암 연구 등 2015년에만 SCI 논문을 8개를 발표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세침습수술을 직접 제작해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는데 현재 가톨릭대학교 사업단과 함께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2016년에는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너스수술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의료기기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오목가슴 질환의 전환점을 만들고자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많은 젊은 의료인들이 비전과 사명감보다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에 대해 김재준 교수는 아쉬움을 표했다. 김 교수는 “남들이 하지 않은 분야를 하는 것은 스스로가 개척하기에 비록 처음이 힘들지라도 나중에 더 빛을 발하기 마련입니다. 현재 한국 의료계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실력 있는 의사로, 환자들에게 가족 같은 신뢰를 받는 의료인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정부 성모병원의 김재준 교수. 김 교수의 프런티어 정신이 현재 한국 의료계의 가장 필요한 덕목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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