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쩐의 전쟁’ 승자는 카카오
[이슈메이커] ‘쩐의 전쟁’ 승자는 카카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04.10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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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IP·IT 기술 간 시너지 발굴 기대
SM 대신 글로벌 M&A 예고한 하이브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쩐의 전쟁’ 승자는 카카오

 

SM엔터테인먼트를 놓고 한 달 넘게 잡음을 빚었던 카카오와 하이브의 분쟁이 카카오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카카오가 최대 주주로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2대 주주로 가수와 팬을 이어 주는 플랫폼 협력을 하기로 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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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위기론 속 부상한 인수전

SM엔터 인수를 둘러싸고 카카오와 하이브가 벌인 치열한 각축전에 한국 엔터테인먼트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격동적인 시간을 보냈다. 업계 관계자들과 팬들은 대규모 인수전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한류 열풍이 시작된 이후 한국 연예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번 인수전의 규모와 각 회사가 가진 의미 등 여러 면에서 남달랐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아티스트를 확보하고 있고 막강한 팬덤도 자랑하는 SM엔터를 두고 빠르게 성장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카카오와 하이브가 나란히 관심을 가지고 접전을 펼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팽팽한 인수전이 펼쳐지자 그 배경과 효과를 두고 많은 분석이 나왔다. 주목할 부분은 ‘K-컬처 정점론’이다. 한류 열풍이 이미 최고조에 다다랐고 그 뒤를 이을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물로 나온 SM엔터의 시장 영향력이 줄어든 것에 더해 다른 기업들에서도 초대형 아티스트와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K-컬처가 기로에 섰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번 인수전에 대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대한 몸집을 키우고 다양한 아티스트와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됐다.

 

 

하이브는 향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을 인수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하이브는 향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을 인수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실제 한류의 위기를 걱정하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됐다.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세계 1위를 차지할 만한 강력한 아티스트가 잘 보이지 않아서다. 실제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수 참여 배경을 ‘K팝의 성장 둔화’라고 꼽기도 했다. 게다가 시장엔 경기 침체와 제작비 증가 등 다양한 불안 요인들이 산재해 있기도 하다.

 

인수전 과정에서 K팝 업계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도 안타까운 일이다. SM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이익 취득 구조를 두고 폭로전이 전개되기도 했고, 하이브와 카카오의 1조 원대 ‘쩐의 전쟁’으로 인수전이 커지며 양사가 상대를 향한 정제되지 않은 말들로 피로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아티스트와 팬을 위한 예우는 물론 SM엔터를 어떻게 성장시킬지에 대한 담론은 부족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멀티 제작센터와 레이블 체계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SM 3.0’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는 멀티 제작센터와 레이블 체계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SM 3.0’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

 

SM과 카카오, 하이브의 미래는?

싸움은 끝이 났다. K-POP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SM엔터 인수전이 막을 내리며 이제 눈은 세 기업의 미래로 쏠린다. 카카오는 이번 인수를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가 SM엔터 인수전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는 내수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였다.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선택한 무기는 결국 지식재산권(IP)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엔터 산하에 총 54개 자회사를 두며 콘텐츠 사업을 확장해 왔고 현재 뮤직·스토리·미디어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하나의 IP로 영역을 확장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홍석경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하면서 기존에 보유한 유통 경쟁력과 2차 IP를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통해 수익성을 다각화 하고 콘텐츠 역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인수 합병으로 몸집을 불려왔던 하이브는 숨 고르기 이후 또 다른 인수 합병을 예고한 상태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미국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게 하이브의 첫째 목표”라며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올해 많은 기업 인수와 투자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방탄소년단이 공식 활동을 중단하며 시장 성장마저 둔화된 지표가 발표된 만큼 이 같은 한계를 넘기 위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을 인수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아리아나 그란데와 저스틴 비버 등 세계적 팝스타가 속한 미국 ‘이타카홀딩스’를 9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도 유명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 지분 100%를 3,14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SM 현 경영진에게 우호적인 카카오가 인수전 승기를 잡은 만큼 SM엔터는 멀티 제작센터와 레이블 체계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SM 3.0’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메타버스 등 기술과 결합을 통한 아티스트 세계관 구축에 앞장서며 엔터와 IT의 결합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온 만큼, 카카오와의 결합은 이러한 SM의 비전을 가장 빠르게 실현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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