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용 시스템 반도체’ 최강 연구그룹
‘방산용 시스템 반도체’ 최강 연구그룹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3.04.0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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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성 광운대 전자공학과 교수 / 실리콘R&D(주) 대표이사 (사진=임성희 기자)
어윤성 광운대 전자공학과 교수 / 실리콘R&D(주) 대표이사 (사진=임성희 기자)

무기에 적용되는 칩 개발
시스템 반도체 A to Z, ‘올인원’ 시스템 갖춰

(사진출처=프리픽)
(사진출처=프리픽)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고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해 보이지 않는 혈투를 벌이는 지금, 반도체를 둘러싼 각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반도체 강국이라는 한국의 위상도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세계의 공세 속에 언제, 어떻게 무너질지 모른다. 이젠 우리나라도 메모리반도체라는 반쪽 성공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 반도체 성공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했다. 얼마 전 정부도 삼성이 추진하는 세계최대 시스템 반도체 단지를 용인에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대한 기대가 모이고 있는 가운데, 방산용으로 특화된 시스템 반도체 리딩 연구그룹인 광운대 어윤성 교수 연구그룹의 행보가 눈에 띈다.

나의 연구인생이 녹아든 ‘UWB(Ultra Wide Band : 광대역 신호) 기반 칩’
한국이 반도체 강국의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메모리반도체 덕분인데, 정확히 말하면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라고 하는 게 맞다. 전체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로 나뉘며, 메모리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그래서 반쪽 성공이라는 말이 붙는데, 거꾸로 생각하면 우리가 공략해야 할 반도체 시장이 더 크다는 긍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에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의 필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반도체 연구개발과 인력양성에 집중적인 투자계획이 쏟아지고 있다. 어윤성 교수는 이런 뉴스 기사들이 새롭지 않은 듯, 자신이 18년 동안 걸어온 연구스토리를 쏟아냈다. 왜냐면 그에게 시스템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과 인력양성은 이미 일상이 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경기과학고와 카이스트를 거친 그는 우리나라 영재교육시스템을 경험한 1세대 멤버다. 국내 대기업에서 반도체 설계?개발을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광운대 교수로서 제2의 인생에 발을 내디디며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과 교육에 매진해오고 있다. 아무리 예쁘고 멋진 새라도 새장에 가둬두고 키우는 것보다는 자유로운 비행이 그들을 더 빛나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RF(Radio frequency : 무선주파수) 회로가 집적된 시스템 반도체 개발을 해왔던 터라 연구실명을 RFCAS(RF Circuit and System)로 짓고, 기업체 경험을 살려 논문 연구와 더불어 기업들과 실질적인 개발연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연구컨셉을 잡았습니다. 교수로서 저의 개인적인 연구도 의미가 있겠지만, 학생들에게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실제 기술을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연구그룹은 통신용 RF IC(integrated circuit : 집적회로)와 레이더용 RF IC를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UWB(Ultra Wide Band : 광대역 신호) 기반의 위치 인식 반도체, 레이더 센서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다. “UWB는 제가 교직에 몸담으면서 연구를 시작해서 18년 동안 개발한 제 인생이 녹아든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제 의도는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UWB IC 개발 논문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어윤성 교수는 UWB 기술 관련 논문 16편과 SCI급 논문 포함 40편 이상의 논문실적은 물론 많은 특허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30여 명의 석박사 졸업생을 배출해냈다. 

(사진출처=프리픽)
(사진출처=프리픽)

 

방산용 시스템 반도체 특화기업, 실리콘R&D(주) 
2009년에는 연구개발 성과를 응용할 수 있는 실리콘R&D(주)를 창업해 방산용 시스템 반도체로 특화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학교 연구실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칩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를 만들어 경력이 있는 석박사 인력을 채용하고 연구실 석박사과정 학생들과 협력하여 반도체 설계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회사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의 이런 생각의 밑바탕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구소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자리 잡고 있다. 회사를 창업하면 수익 창출에 몰두해 제품판매에 사업역량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연구개발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연구소기업에 관심이 많았다. 아직 국내 산업환경이 연구소기업에 많은 파이를 내주진 않지만, 그는 연구소기업의 모범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며 실리콘R&D(주)의 주력 사업과 성과를 소개했다. “다양한 주파수 대역의 검증된 IP와 UWB 레이더 칩이 주력 사업입니다. 일부 기술은 국방 무기체계 소형화를 위한 레이더 SoC(System on Chip) 형태로 조만간 상용화될 예정으로 회사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최근에는 데이터링크와 드론 통신용 SoC, 온도감지센서 칩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UWB 레이더 칩 적용된 무기체계 양산 코앞
작은 기업이 방산이라는 특수한 분야에 집중한 것도 신기한데, 우리나라가 선도하지 못하는 시스템 반도체 기술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에 그의 도전정신이 눈에 띔과 동시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힘썼을 그간의 그의 고단함도 짐작됐다. 실리콘 기반의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국방에서는 거의 사업화 사례가 전무한 수준이다. 연구개발 과제들은 일부 있으나 대학이나 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결과물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저희는 무기체계에 적용할만한 레이더 시스템 반도체를 2010년부터 13년간 방산 대기업들과 개발해왔으며 특히, 레이더 전체를 단일 칩에 집적하여(레이더 SoC) 유도무기나 드론 등에 장착하는 연구개발을 수행했습니다. 레이더 SoC를 무기체계에 맞게 특화해서 개발한 것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거의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드론 등 무기체계들의 저전력, 소형화, 경량화, 저가격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기술이 될 겁니다. 세계적인 반도체 경쟁 속에서 독립성을 갖고 국가안보에 보탬이 될 수 있으며, 기술적인 리드로 수출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이에 어윤성 교수는 실리콘R&D(주) 대표이사로 2019년 제1회 국방과학기술학회상 개인 부문을 수상했으며, 2021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전파방송기술대상에서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어윤성 교수는 자신이 시스템반도체를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와 실리콘R&D(주) 대표라는 두 가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게 옆에서 함께해주고 도와준 학생들과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사진=임성희 기자)
어윤성 교수는 자신이 시스템반도체를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와 실리콘R&D(주) 대표라는 두 가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게 옆에서 함께해주고 도와준 학생들과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사진=임성희 기자)

“국내에서 손꼽히는 반도체 팹리스 회사로 성장 기대”
교육, 연구, 경영 3가지를 병행하며, 일석삼조의 삶을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어윤성 교수는 3가지의 시너지가 아주 크다며, 이를 통해 학생, 직원, 자신까지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 연구, 경영은 각각 달라 보이지만, 서로 중복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연구를 통해 교육내용을 확보하고 동시에 연구결과들을 관리하여 회사의 수익 창출을 위한 전략을 세웁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기업들과 개발한 실무적인 반도체 설계내용은 3, 4학년 강의 내용에 반영되고 반응도 좋습니다. 또한, 학생들을 통해 인력관리를 경험하고, 기술력도 부스팅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는 시너지를 이야기했지만, 스스로는 가끔 정체성의 혼란을 느껴 힘들 때도 있다고 했다. 교수로서 회사를 경영하고, 회사를 경영하면서 교수도 하다 보니, 학생들을 직원처럼, 직원들을 학생처럼 대할 때가 있어, 학생들과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그는 “모든 게 어려운 일이지만 극복해야만 하는 일이고, 힘들 때도 있지만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준 학생,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라고 말했다. 
  수학과 물리를 좋아했지만, 호기심을 풀어내는 학문과 이론에 머무르는 것보다, 구현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 공학을 선택했다는 어윤성 교수는 회사창업도 자신의 연구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고백했다. 끊임없는 호기심은 과학자의 심리와 닮았지만, 과학의 구현은 공학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회사창업도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고 할까요? 이 호기심 때문에 가혹한 산업생태계에서 생존경쟁 등 엄청나게 큰 대가를 치르며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회사를 창업해 일자리 창출과 국가안보에 이바지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리콘R&D(주)이 국내 우수한 반도체 팹리스 회사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반도체 팹리스 회사는 반도체 설계가 전문화된 회사로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으로 시스템 반도체를 주름잡는 퀄컴이 있다. 우리나라가 시스템 반도체로 메모리반도체와 같은 성공을 기대하는 만큼 향후 실리콘R&D(주)의 역할도 점점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 순수과학에 관심이 많아 수학문제 풀기를 좋아하고, 양자역학에도 관심이 많다는 어윤성 교수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두렵지 않다. 오히려 도전이 자신의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개척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개발한 반도체 칩 기반의 하드웨어에 최적의 알고리즘과 신호처리를 연구하고 싶습니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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