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동영상 제국 새 지휘봉 잡은 1억 달러의 사나이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동영상 제국 새 지휘봉 잡은 1억 달러의 사나이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03.29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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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악재 속 웹3.0으로 돌파구 찾는다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이 과제 될 듯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동영상 제국 새 지휘봉 잡은 1억 달러의 사나이

 

지난 2014년부터 9년 동안 유튜브를 이끌어 온 수잔 보이치키가 지난 2월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유튜브는 신임 CEO로 최고제품책임자(CPO) 역할을 맡던 인도계 닐 모한을 임명했다. 보이치키는 “(닐 모한이) 당사 제품과 사업, 창작자·이용자 커뮤니티, 임직원에 대한 놀라운 감각으로 유튜브의 훌륭한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echCrunch/Flickr
ⓒTechCrunch/Flickr

 

‘쇼츠’ 도입에 큰 역할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보이치키 전 CEO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나는 유튜브 책임자로서의 역할에서 한발 물러서서 내가 열정을 쏟고 있는 가족, 건강, 그리고 개인적인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장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튜브 팀들과 계속해서 일하고, 멤버들을 코칭하고, 창작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했는데,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대한 고문 역할을 맡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과 오랜 인연을 쌓아온 보이치키 전 CEO는 1999년 구글에 합류해 광고와 제품 분석을 맡아왔다. 2006년 구글 임원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이 전문 스튜디오 없이도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유튜브 인수를 주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후 2014년 자신이 인수를 주도했던 유튜브의 CEO 자리에 앉은 뒤 재임 기간 수익공유 모델을 유튜브에 도입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끌며 유튜브는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25억 명 이상에 매분 500시간 이상의 콘텐츠가 올라올 정도로 압도적인 플랫폼이 되었다. 2021년 기준 매출은 290억 달러에 달한다.

 

 

2014년부터 유튜브를 이끌어 온 전임 수잔 보이치키 CEO는 재임 기간 수익공유 모델을 유튜브에 도입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구글
2014년부터 유튜브를 이끌어 온 전임 수잔 보이치키 CEO는 재임 기간 수익공유 모델을 유튜브에 도입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구글

 

신임 CEO로 부임한 모한은 인도 출생으로 스탠퍼드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1997년 앤더슨컨설팅에 입사해 온라인 광고,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2007년 구글에 합류해 온라인 디스플레이 등 광고 사업을 전담하던 중 2013년 트위터로부터 이직을 제의받기도 했다. 그러자 구글이 1억 달러의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해 잔류시키면서 ‘1억 달러의 사나이’란 별명을 얻었다. 당시 구글이 23억 1,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검색 광고 시장의 선두로 올라서는 데 큰 역할을 했는데, 통찰력과 직관을 지닌 인터넷 분야의 ‘선지자’라는 평을 받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2015년부터 유튜브 CPO로 활동했던 그는 논란이 됐던 동영상 ‘싫어요’ 버튼을 제거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글로벌 숏폼 모바일 플랫폼인 틱톡과 경쟁하기 위해 유튜브 쇼츠를 도입하기도 했다.

 

 

유튜브는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25억 명 이상에 매분 500시간 이상의 콘텐츠가 올라올 정도로 압도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구글
유튜브는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25억 명 이상에 매분 500시간 이상의 콘텐츠가 올라올 정도로 압도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구글

 

‘곤잘레스 대 구글’ 판결에 큰 관심

모한 CEO는 유튜브가 중대한 위기에 놓인 시기에 리더로 선택받았다. 우선 불법 콘텐츠 논란이 여전하다. 구글과 유튜브는 지난 2019년 유튜브가 아동의 사생활 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1억 7,000만 달러를 냈고, 2020년 선거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잘못된 정보와 허위 정보 캠페인을 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 플랫폼 업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곤잘레스 대 구글’ 사건에 대한 미국 대법원의 구두변론이 관심을 받는다. 사용자의 콘텐츠를 중개하는 플랫폼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사건의 원고는 2015년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극장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테러 공격으로 숨진 희생자 노이미 곤잘레스의 유족이다.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 ISIS는 자신들이 테러를 감행했다고 밝혔는데, 곤잘레스의 유족은 유튜브가 이 테러에 책임이 있다며 구글을 고소했다. 유튜브가 ISIS 관련 영상이나 극단주의 테러리즘을 부추기는 영상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고, 오히려 인터넷에서 버젓이 퍼지도록 방치한 결과 테러리스트를 육성하는 데 한몫했다는 것이다.

 

피고인 구글은 인터넷 기업은 웹사이트나 플랫폼에 올라온 이용자의 글이나 댓글, 또는 이용자가 제작한 영상 등 콘텐츠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법으로 맞섰다. 1996년에 의회가 제정한 ‘통신품위법(Communications Decency Act)’ 230조가 바로 그 조항이다. 이는 미국 IT 산업의 고삐를 풀어주는 결정적 역할을 하며 빅테크 기업이 무수한 사용자 콘텐츠를 모을 수 있게 했다. 곤잘레스 가족 측은 구두변론에서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추천 기능이 본질적으로 콘텐츠 편집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유튜브가 얼마든지 유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콘텐츠를 차단하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만약 이 구글이 소송에서 패한다면 플랫폼 사업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이들 사업자가 제3자 콘텐츠나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 방식이 전면 수정돼야 해서다. 곤살레스 대 구글 사건의 판결은 오는 6월 이후에 진행될 예정이다.

 

 

‘곤잘레스 대 구글’ 사건과 같이 유튜브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와 경쟁사의 추격 등 복합 악재에 놓여있다. ⓒPixabay
‘곤잘레스 대 구글’ 사건과 같이 유튜브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와 경쟁사의 추격 등 복합 악재에 놓여있다. ⓒPixabay

 

블록체인과 NFT, 생성형 AI 기능까지 도입 구상

또한 유튜브는 최근 몇 년간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인기가 높아지며 생각보다 고전 중이다. 유튜브의 지난해 4분기 광고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 줄어든 79억 6,000만 달러에 그쳤다. 유튜브가 지난해 9월 ‘쇼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에게 광고 수익을 지급하기로 한 결정도 틱톡에 정면 대항하기 위한 핵심 방법이었다. 창작자들과 수익 배분 비율도 45%로 파격적인 수준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더해 모한은 블록체인과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채택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내비치는 등 새로운 수익모델 찾기에도 앞장설 방침이다. 그는 NFT와 같은 블록체인 기술이 크리에이터가 청중과 소통하고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블로그를 통해 모한은 “유튜브는 더욱 몰입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웹3.0 기술을 통합할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메타버스와 온라인 콘텐츠의 소유권을 입증할 수 있는 NFT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을 내비쳤다. 그는 “블록체인과 NFT 같은 신기술을 통해 크리에이터는 팬들과 더 깊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서 “신기술을 책임감 있게 이용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하지만, 해당 기술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NFT에 대해 “크리에이터의 영상, 사진, 예술작품, 경험 등을 소유할 수 있는 설득력 있고 검증 가능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크리에이터와 독자가 새로운 방식으로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고,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아직 초기 단계지만 상호작용이 강화된 생생한 게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닐 모한 신임 CEO는 블록체인과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채택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내비치는 등 새로운 수익모델 찾기에 앞장설 방침이다. ⓒ구글
닐 모한 신임 CEO는 블록체인과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채택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내비치는 등 새로운 수익모델 찾기에 앞장설 방침이다. ⓒ구글

 

‘챗GPT’ 열풍에 발맞춰 생성형 AI 기능 탑재 방침도 전했다. 모한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수개월 내에 AI 생성 기능을 통해 동영상에서 가상으로 옷을 갈아입거나 공상과학(SF) 같은 배경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AI의 힘은 동영상에서 이미지를 만들고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상당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닐 모한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와 규제의 목소리,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과 치열한 빅테크 AI 주도권 경쟁까지 각종 악재 속에 새로운 유튜브라는 초거대 플랫폼의 지휘봉을 잡았다.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 온 전임 보이치키의 유산을 받아 그가 어떤 야심을 가지고 새로운 전략을 내놓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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