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한국 축구 새 수장, 기대와 우려 교차
[이슈메이커] 한국 축구 새 수장, 기대와 우려 교차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03.28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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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출신 공격수, 지도자로서 경력에는 의문
클린스만 감독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한국 축구 새 수장, 기대와 우려 교차

 

독일 축구대표팀 공격수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이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계약 기간은 2026년 6월 시작하는 북중미 월드컵까지다. 중간 평가 없이 3년 5개월 임기를 끝까지 보장받은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

 

지도자로 큰 두각 못 나타내

클린스만 감독은 현역 시절 세계 축구계를 호령하던 특급 공격수였다. 슈투트가르트와 바이에른 뮌헨(이상 독일), 인터 밀란(이탈리아), 토트넘(잉글랜드) 등에서 뛰며 프로 통산 620경기에서 284골을 넣었다. 국가대표로는 1987년 서독 시절부터 1998년까지 12년간 활약해 A매치에 108차례 출전해 47골을 넣었다.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경험한 바 있고 분데스리가 득점왕과 독일 축구 올해의 선수, 발롱도르 2위에도 올랐다. 여기에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 유로 1992 준우승, 1988년 서울올림픽 동메달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은퇴 후 클린스만은 2004년 7월 독일대표팀 감독에 선임되며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유로 2004에서 부진한 성적을 받으며 노쇠한 전차군단이라는 평가를 받던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유망주 발굴에 중점을 뒀다. 실제 2006년 홈에서 열린 월드컵에 출전하는 스쿼드를 젊은 선수 중심으로 꾸렸고, 이러한 과감한 선수 기용은 월드컵 3위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미국 대표팀에서는 2013 골드컵 우승과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을 이뤄냈다.

 

하지만 성공만 있던 건 아니었다. 2008년 바이에른 뮌헨 감독을 맡았으나 부임 10개월 만에 경질됐다. 당시 뮌헨의 순위는 3위. 구단은 클린스만 체제로는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클린스만이 그만둔 뒤 뮌헨은 순위를 2위로 끌어올리면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고, 이듬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했다. 주장 필립 람은 “클린스만의 임기는 실패였다. 전술 지도가 부족해 선수들끼리 따로 전략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팀에서도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의 부진으로 중도 하차했고 이후 행보는 더 실망스러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2019년 11월 헤르타 베를린 감독에 선임됐으나 10경기만 치른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방적으로 사퇴를 선언했다. 구단은 “용납할 수 없는 사퇴”라며 이사로 남겠다는 클린스만과 결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와 함께하면서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겠다. 확실한 목표로 즐기는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취임 일성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와 함께하면서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겠다. 확실한 목표로 즐기는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취임 일성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지난 행적 비판 수용하며 개선 다짐

지난 3월 8일 입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9일 파주에 위치한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 회견을 통해 공식적인 첫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공항에서도 많이 반겨주셨다. 기대된다. 대한축구협회와 함께하면서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겠다. 확실한 목표로 즐기는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과거 행적에 좋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인생은 매일 배움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헤르타 베를린의 일은 실수라고 생각하고 다시는 없을 것이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국내 거주 문제에 대해서도 “당연히 대한민국에 거주할 것이다”면서도 “유럽을 기반으로 일을 수행할 코치들은 해외 관전 업무를 볼 것이다. 선수들이 있는 곳에 함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은 잘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오스트리아) 수석 코치를 비롯해 파올로 스트링가라(이탈리아) 코치, 안드레아스 쾨프케(독일) GK 코치, 베르너 로이타드(독일) 피지컬 코치는 모두 클린스만과 적잖은 기간 함께 일한 실력파들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스타로 발돋움한 조규성은 “새로운 감독님과 처음 뛰는 경기인 만큼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한축구협회
카타르 월드컵에서 스타로 발돋움한 조규성은 “새로운 감독님과 처음 뛰는 경기인 만큼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한축구협회

 

긴 임기를 보장받은 만큼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북중미 월드컵까지 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우려되는 점은 베를린 지휘봉을 놓은 뒤 지도자 공백이 길었다는 점이다. 전술적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받아왔다. 코치진은 감독과 달리 유럽에 상주하기로 했다는 점에서도 제대로 협업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의 시선이 존재한다.

 

그에게 남은 것은 결국 성과로 자신을 입증하는 것뿐이다. 지도자로서의 경력에 반전을 도모할 기회가 될 수도 있어서다. 파울루 벤투 감독 역시 연이은 커리어 실패를 딛고 한국 대표팀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 주류로 복귀할 발판을 마련했다. 명선수 출신의 클린스만이 명감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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