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배우/아트디렉터 이광기
[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배우/아트디렉터 이광기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3.03.09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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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손보승 기자]

현대 미술에 빠진 명품 연기자

 

 

사진=손보승 기자
사진=손보승 기자

 

부캐 전성시대, “갤러리스트 이광기입니다”

바야흐로 최근 우리 사회는 ‘부캐전성시대’다. ‘부캐’는 불과 얼마 전까지도 온라인 게임 등에서 본 계정이 아닌 또 다른 계정이나 캐릭터를 의미했으나 최근에는 또 다른 자아를 나타내는 단어로 사용된다. MBC ‘놀면 뭐 하니’에서 국민 MC 유재석이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등장하는가 하면 유튜브 등의 신규 미디어 플랫폼에서 ‘부캐’는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다만 미디어 속 부캐는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며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반면 현실 속 부캐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N잡러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이유야 어찌 됐든 전문가들 역시 한 사람이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지는 부캐전성시대를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할 정도다. 오랜 시간 강렬하고 울림 가득한 연기로 때로는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무한한 웃음 에너지로 대중을 울고 울렸던 배우 이광기. 이제 그의 이름 앞에 아트디렉터, 갤러리스트라는 수식어도 더는 낯설지 않다.

 

아트디렉터란 어떤 직업인가

같은 식자재라도 셰프의 능력에 따라 음식의 맛과 멋이 달라지듯이 아트디렉터도 마찬가지다. 아트디렉터에 따라 전시의 방향도 달라지니 쉽게 생각하면 조율사이다.

 

여전히 예술은 어렵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제가 운영 중인 유튜브 ‘광끼 채널’을 틍해 라이브 경매쇼를 진행한 바 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고 많은 미술 애호가분들이 참여해주셨다. 더욱이 미술에 관심이 있더라도 그동안 미술작품을 즐기는 데 있어 진입 문턱이 높아 번번이 좌절했던 이들도 핸드폰 하나면 제가 소개하는 작품들을 즐기며 감상했고 심지어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미술 작품을 포함한 예술은 그리 어렵지 않다. 상위 몇 퍼센트의 사람들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조금 더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자 저 역시도 관련 종사자로서 조금 더 노력하고자 한다. 특히 BTS RM을 비롯한 여러 동료 연예인과 셀럽들도 최근 미술 작품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과거와 달리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눈높이도 많이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미술 작품과 인연을 맺게 된 이유는

“태조 왕건에 출연할 때이니 벌써 20년도 넘지 않았을까? 당시 그림을 볼 때면 늘 행복한 감정이 앞섰다. 그렇게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하나둘씩 구매하며 미술과 인연이 시작됐다. 특히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당시 봉사활동을 떠나며 그곳에서 한 아이를 품었고 세상을 떠난 아들을 체온이 고스란히 느껴졌기에 이 아이는 하늘이 내게 준 선물이라는 확신이 섰다. 귀국 후 이 아이들에게 받은 선물을 어떻게 보답할 수 있겠느냐고 오랜 시간 고민했다. 결국 지진으로 학교가 다 무너져 배움의 기회가 사라졌기에 이들을 위한 학교를 건립하고자 했다. 물론 제가 대단한 재력가가 아니었기에 미술 경매를 통한 수익을 마련하고자 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스템 역시 엔터테인먼트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이를 그대로 접목했다. 결국 지금껏 많은 분의 도움으로 3곳의 학교를 아이티에 만들어줄 수 있었다.”

 

20203년 ‘스튜디오 끼’의 자선 경매 계획은

“2월 말부터 3월까지 제가 12년 동안 함께한 자선 경매를 올해도 변함없이 월드비전에 기부하는 형태로 진행하고자 한다. 이번에는 정치적 이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얀마에 수익금의 일부를 지원해 학교 설립 지원을 돕고자 한다. ‘스튜디오 끼’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옥션도 3월 중 오픈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응원 바란다.”

 

미술 경매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처음에는 직접적 구매보다 본인이 선호하는 그림을 먼저 찾아보길 권한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어떤 그림을 봤을 때 가장 행복한지 먼저 깨닫고 그러한 그림들만 전시하는 갤러리가 있다면 방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한 과정의 반복 속에 갤러리스트와 소통하면 좋은 작품을 선택하는 눈을 키울 수 있다. 덧붙이자면 시장 과열 상황에서는 옥션보다 갤러리에서 구매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개인의 선호도도 좋지만 훌륭한 갤러리스트의 추천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

 

좋은 미술 작품의 정의를 내린다면

“조심스러운 이야기이며 쉽지 않다. 시장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고 대한민국 미술사나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작품가도 높고 결국 오래 가더라. (웃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나 결국 좋은 작품은 작품가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

 

 

2/17(금)-3/25(토)까지 갤러리 끼에서 진행되는 흑묘, 용산을 밝히다 ⓒ갤러리 끼
2/17(금)-3/25(토)까지 갤러리 끼에서 진행되는 흑묘, 용산을 밝히다 ⓒ갤러리 끼

 

 

배우 이광기의 시작은

“많은 분이 모르고 있는데 학창 시절부터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1985년 친구의 연기 학원 시험에 따라갔다가 친구가 입회비까지 내준다기에 함께했고 결국 합격해서 이후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5년의 무명 시절이 있었다. 당시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대출받아 포장마차까지 시작할 정도였다. 그렇게 돈을 조금씩 모으며 버텼고 연기활동도 병행할 수 있었다.”

 

태조 왕건이 첫 히트작일까?

“맞다. 사실 태조 왕건의 신검으로 대중에게 저의 존재를 알릴 수 있었다. 에피소드 하나 밝히자면 당시 신검은 중요 역할이 아니었다. 다만 대하 드라마의 특성상 200회가 넘게 방영됐고 그 과정에서 작가님이 좋게 봐주셨는지 신검의 존재가 점점 부각되기 시작했다. 당시 길거리를 지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신검이다’라며 알아볼 정도였다.”

 

예능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쟁반 노래방을 비롯한 다양한 예능에서 배우 이광기가 아닌 방송인 이광기의 모습을 좋아해 주는 대중이 많았다. 지금은 배우가 예능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데 당시만 해도 그런 전례가 많지 않았다. 따라서 일부 선배 배우들은 왜 좋은 배우가 연기로 이미지를 소진하느냐며 우려를 표현하기도 했으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예능 때문에 포기한 작품이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예능 활동이 즐거웠고 행복했기에 후회는 없다. 어쩌면 지금껏 많은 분이 저의 존재를 기억하는 것도 결국 예능 출연 덕분이지 않을까?”

 

 

사진=손보승 기자
사진=손보승 기자

 

 

작품 선택에 있어서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드라마는 일단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인지가 중요하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인가 도전할 수 있는 역할인가를 따지며 작품을 골랐다. 그러나 사실 지금껏 저에게 그리 많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웃음) 앞으로 작품 활동도 언제든지 출격 준비가 되어있다. 물론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미술도 연기도 인내하며 기다리면 좋은 날이 오더라.”

 

배우 이광기의 인생 캐릭터를 꼽자면

“당연히 대중에게 처음으로 존재감을 뽐낸 태조 왕건의 ‘신검’ 역이다. 이후 야인시대의 ‘이억일’ 역도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중 가장 의미 있는 역할을 꼽자면 드라마 정도전의 ‘하륜’과 태종 이방원의 ‘정도전’ 역이다. 조선을 개혁하는 주요 인물 두 사람을 모두 연기한 배우는 대한민국에서 제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유독 사극에서의 존재감이 빛나는 이유는

“물론 사극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사극은 옷도 그렇고 분장으로 수염을 붙이면 그 순간 이광기의 모습은 싹 사라진다. 그만큼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기에 대중에게 진심이 전해지지 않았을까?”

 

 

사진=손보승 기자
사진=손보승 기자

 

연기에 정답은 있을까

“당연히 연기에 정답은 없다. 똑같은 역할도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내용도 달라지고 해석도 바뀐다. 결국 역할에 맞는 연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저 역시도 연기의 정답을 내리기보다 확고한 연기관을 정립하고자 한다. 제가 내세우는 연기 철학은 ‘리얼리티’이다. 연기자가 연기를 하려고 하면 결국 티가 난다. 더 나아가 연기에 노력과 열정이 빠지면 결국 리얼리티는 파괴된다. 내 눈빛에서 얼마나 간절함을 담느냐에 따라 대사 전달이 달라지고 대중의 흡입력이 달라진다는 생각에서다.”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지금까지의 배우로서 커리어를 점수로 매기면 70점 정도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는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을 더해 대중에게 울림을 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항상 누군가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배우가 되고 싶고 그러한 배우로 대중의 기억에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우 이광기는 마지막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힘든 순간 힘들다고 말하면 더 힘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칭찬도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좋은 이야기를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결국 그 복은 나에게 오더라고요. 앞으로도 힘든 일을 마주할 때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긍정적 생각으로 나아가면 결국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항상 절망과 고통의 터널이 결국 축복의 근원이라고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이 터널을 지나갔을 땐 더 견고하고 단단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저도 그랬으니깐요.”라는 울림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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