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AI 검색 패권 경쟁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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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02.27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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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시작된 빅테크 간 AI 대전
검색 시장의 판도 변화 여부에 이목 집중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AI 검색 패권 경쟁의 승자는?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가 등장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검색서비스 회사 구글과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 엔진 서비스 기술의 활용을 놓고 ‘장군멍군’을 이어가고 있다. MS가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며 기술을 선점하려는 태도를 보이자, 구글도 서둘러 새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바드’를 선보였다. 이에 MS가 다시 검색 엔진 ‘빙(Bing)’에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며 구글의 텃밭인 검색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World Economic Forum/Flickr
ⓒWorld Economic Forum/Flickr

 

‘실시간 학습’ 강점 지닌 MS ‘빙’

MS는 지난 2월 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서 언론 행사를 열어 인공지능 기반의 새 검색 엔진 ‘빙’을 발표했다. 챗GPT의 기반 언어 모델인 ‘GPT 3.5’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장착됐다. 이를 활용해 1시간 전 정보까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답변의 출처를 밝히는 등 기존 문제점도 개선했다. MS는 이를 ‘프로메테우스 모델’이라고 명명했다. 이 검색 엔진은 이용자가 대화형 언어로 질문을 입력하면 기존 방식의 검색 결과와 함께 대화형의 답도 함께 제공한다. 인공지능이 사용자와의 대화가 가능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MS는 이를 공개하면서 ‘여행’을 예로 들었다. 여행 일정을 만들 때 ‘멕시코로 5일간 여행을 계획하라’고 요청할 수 있고, 이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이번 여행에 비용이 얼마나 들까?’ 혹은 ‘여행 일정에 다른 일정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을까?’와 같은 부연 질문을 추가로 할 수 있다.

 

빙 새 버전은 데스크톱용으로 제한적으로 선보인 뒤, 수주 안에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용 버전도 계획 중이라고 MS는 설명했다. 아울러 웹 브라우저 ‘엣지’에도 인공지능 기술 탑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빙의 강점은 실시간 데이터까지도 학습한다는 것이다. 챗GPT는 2021년까지의 정보만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간혹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하지만 빙은 한 시간 전 나온 뉴스에 대해서도 응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카테고리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그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연구해 왔고 매우 기대하고 있는, 바로 그 검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검색의 새로운 날이고, 검색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며 “급속도로 빠른 혁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MS는 그간 오픈AI에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나갔다. 2019년 10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1월에는 1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그리고 추가 투자 후 불과 2주 만에 오픈AI와 협력한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다. MS는 앞으로 오픈AI와 협력해 모든 콘텐츠의 제작 속도를 높이고 작업을 자동화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챗GPT’를 워드와 파워포인트, 아웃룩 등 문서작성 프로그램에 결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S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서 언론 행사를 열어 인공지능 기반의 새 검색 엔진 ‘빙’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MS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서 언론 행사를 열어 인공지능 기반의 새 검색 엔진 ‘빙’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바드’ 내놓았지만 설익었다는 지적

MS보다 하루 앞서 구글은 2월 6일(현지시각) AI 서비스 ‘바드’(Bard)의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및 알파벳 CEO는 6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오늘 구글은 신뢰할 수 있는 테스터에 바드를 공개했다”며 “일반 이용자에게는 몇 주 안에 더 광범위하게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바드가 ‘챗GPT’와 가지는 가장 큰 차이는 구글 검색의 최신 정보도 종합한 답을 제공하는 학습 데이터 시점이다. 초거대 언어 모델인 ‘람다(LaMDA)’를 기반으로 하는데, 1,370억 개에 달하는 매개 변수로 학습한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30억 개에 달하는 문서, 11억 개에 달하는 대화를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피차이 CEO는 바드가 전 세계의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이면서 높은 품질의 응답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드는 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통한 새로운 발견을 9세 어린이에게 설명할 수 있고, 현재 최고의 축구 선수가 누구인지 그리고 사용자의 축구 실력을 향상할 방법은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부 피드백을 자체 내부 테스팅과 결합해 바드의 응답이 실제 정보의 품질, 안전 및 근거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하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구글은 검색을 넘어 구글맵과 번역 등 기존 서비스에도 생성형 AI를 입혀 사용자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AI 서비스 ‘바드’를 공개한 자리에서 잘못된 대답이 나와 망신을 사기도 했다. ⓒ(위)구글, (아래)World Economic Forum/Flickr
구글은 AI 서비스 ‘바드’를 공개한 자리에서 잘못된 대답이 나와 망신을 사기도 했다. ⓒ(위)구글, (아래)World Economic Forum/Flickr

 

 

구글의 이 같은 조치는 ‘챗GPT’의 폭발적인 성장 속도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챗GPT’는 출시 5일 만에 1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모았고, 두 달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MAU) 1억 명을 돌파했다. ‘신드롬’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구글은 끝났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등 비상이 걸렸다. 그러자 지난해 심각한 위기 상황을 뜻하는 ‘코드 레드’를 발령하기까지 했다. 피차이 CEO가 인공지능 전략 관련 회의에 직접 참석해 지시하는가 하면, 3년 전 회사를 떠난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까지 불러들여 대책 강구에 나섰다. 검색에서 밀리면 모든 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한 인공지능 챗봇 ‘클로드(Claude)’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 앤스로픽과 제휴 관계를 맺고 약 4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앤스로픽은 오픈AI에서 갈라져 나온 회사다. 2014년 알파고를 개발한 영국 AI 업체 딥마인드를 인수한 뒤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공을 들여왔던 구글이 시장 주도권 싸움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다.

 

다만 바드를 공개한 자리에서 잘못된 대답이 나와 망신을 사기도 했다. 바드에게 “9살 아이에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바드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최초로 태양계 밖의 행성을 찍었다”고 잘못 답한 것이다.

 

 

인도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정면승부라는 점도 관전의 묘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좌)구글, (우)마이크로소프트
인도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정면승부라는 점도 관전의 묘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좌)구글, (우)마이크로소프트

 

인도계 CEO 간의 경쟁으로도 주목

글로벌 빅테크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구글과 MS의 생성형 AI 기반 검색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검색 시장의 판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09년 MS는 구글의 아성에 도전하며 빙을 출시했지만, 14년이 지난 2023년 기준 결과는 구글의 압승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구글의 글로벌 검색 시장 점유율은 84%를 기록했고, 빙은 8.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인도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정면승부라는 점도 관전의 묘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MS와 알파벳은 2월 기준 각각 약 2조 달러와 1조 2천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인정받으며 미국 주식시장에서 애플에 이어 시가총액 순위 2, 3위에 올라 있다.

 

 

글로벌 빅테크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구글과 MS의 생성형 AI 기반 검색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검색 시장의 판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Pixabay
글로벌 빅테크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구글과 MS의 생성형 AI 기반 검색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검색 시장의 판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Pixabay

 

현재 미국 유수의 기업에 다수의 인도계 출신 CEO가 있지만, 나델라는 인도계 출신 CEO의 본격적인 서막을 연 인물이다. 1967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엘리트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나 망갈로르대 산하 마니팔 공대에서 전기공학 학사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위스콘신-밀워키대에서 전산학 석사학위를 받고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시카고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에 재학 중이던 1992년 MS에 입사해 22년만인 2014년 47세의 나이로 빌 게이츠의 뒤를 이어 MS 수장 자리를 꿰찼다. 당시 위기에 빠진 회사를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은 나델라는 PC 운영체제 ‘윈도’의 몰락 이후 오랜만에 찾아온 B2C 시장 탈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출신인 피차이는 인도공대(IIT) 카라그푸르에서 공학사,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펜실베이니아대 워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이어 미국 반도체 회사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컨설팅 업체 매켄지를 거친 피차이는 2004년 구글에 몸을 담았다. 입사 11년 만인 2015년 10월 구글의 CEO에 올랐고, 2019년 12월부터는 알파벳 CEO도 겸하고 있다.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제친 구글 브라우저 크롬의 탄생 주역이기도 한 그는 이제 ‘수성’의 입장에 서게 됐다. 특히 MS와의 이번 맞대결을 통해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MS와 구글 모두 새 검색 엔진을 조만간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앞으로 전개될 ‘바드’와 ‘바드’의 승부에 따라 두 인도계 거장의 위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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