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대규모 구조조정 돌입한 빅테크
[이슈메이커] 대규모 구조조정 돌입한 빅테크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12.13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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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줄줄이 구조조정
사무 공간까지 축소 추이도 감지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대규모 구조조정 돌입한 빅테크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피하지 못한 아마존과 트위터,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줄줄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저마다 살림살이를 보전하기 위해 채용 규모를 축소하거나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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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감원 바람 부는 미국 빅테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11월 중순부터 약 1만 명의 직원 해고 절차에 돌입했다. 1994년 회사 설립 후 가장 큰 규모로 감원 대상은 디바이스 개발 조직과 리테일(소매) 부문, 인사 담당 부서 등이 주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마존의 구조조정은 온라인 상품 판매가 몰리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진행된다는 점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급성장한 온라인 시장이 세계적인 경기 부진 영향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존 직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말 80만 명에서 지난해 말 160만 명으로 늘어났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 몰리고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직원을 두 배 증원했던 결과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일상 회복 흐름을 기점으로 차갑게 식기 시작했다. 여기에 물가 상승과 소비 감소 악순환이 겹치면서 승승장구하던 빅테크 기업들의 성장과 투자 유치에 제동이 걸려서다. 실제 아마존의 올 3분기 매출은 1,271억 1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특히 판매 수요가 집중된 4분기 매출 전망치가 전년 동기보다 2% 늘어난 1,400억 달러 정도에 머물며 주가가 하락했고, 시가총액 역시 지난해 여름 1조 8,800억 달러에서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메모를 보내 “경영진들이 미래 투자와 사업의 장기적인 건전성 등을 우선으로 작업하고 있지만 경제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다”며 “(정리해고를 포함한) 회사의 연간 운영 계획이 내년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의 감원 소식을 보도하며 “휴가철 쇼핑 시즌의 인력 감축은 침체한 글로벌 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기업들에게 사업 정리 압박을 가하는지 보여준다”며 “변화하는 사업 모델과 불안정한 경제는 빅테크 전반에 걸쳐 정리해고를 촉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력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메타와 트위터 등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도 진행 중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직원 8만 7천여 명 중 13%인 1만 1천여 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뒤에도 온라인 시장이 성장할 거라고 예상해 투자를 대폭 늘렸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경영실패 책임을 인정했다.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 역시 전체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3,700명, 계약직 근로자의 80%에 해당하는 4,400명을 해고했다.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애플은 연구개발(R&D)을 제외한 모든 부서의 채용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급성장한 온라인 시장이 세계적인 경기 부진 영향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Pixabay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급성장한 온라인 시장이 세계적인 경기 부진 영향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Pixabay

 

모건스탠리, “전체시장 확산 없을 것”

여기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과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 소프트웨어 회사 세일즈포스 등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와 뉴욕, 텍사스 등지에서 사무 공간도 줄이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샌프란시스코 43층 건물에서 점유하고 있던 사무 공간 중 3분의 1가량을 줄일 방침을 전했고, 메타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입주하기로 한 신축 빌딩 사무 공간을 재임대하려 하고 있다. 기존에 빌린 사무실을 다시 임대 물건으로 내놓는 재임대 시장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빅테크 기업의 사무 공간 축소 추이가 감지된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업체인 CBRE에 따르면 IT 기업이 재임대 시장에 내놓은 사무 공간은 약 3천만 평방피트로 2019년 4분기 때의 3배를 넘고 있다. 이로 인해 빅테크 기업의 사무 공간 축소는 미국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뒤에도 온라인 시장이 성장할 거라고 예상해 투자를 대폭 늘렸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경영실패 책임을 인정했다. ⓒ메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뒤에도 온라인 시장이 성장할 거라고 예상해 투자를 대폭 늘렸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경영실패 책임을 인정했다. ⓒ메타

 

이런 가운데 미국 최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주요 IT 기업들의 투자가 다른 업종으로 전면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놨다. 외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투자 보고서는 메타, 아마존 등의 해고 사태도 광범위한 인력 시장 ‘변화를 예고하는 전조’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2021년 12월 이후 기술 분야에서 해고된 규모가 18만 7천 명에 불과하다”면서 “IT 분야에선 꽤 큰 숫자이지만, 미국 전체 고용 시장의 0.1%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채용으로 인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전보다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 해고 사태로 이어지게 됐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 수요가 떨어지고 있어 채용 증가세는 여전히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지만 모건스탠리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인력 부족 상황이다”며 IT 분야 이외에서는 주목할만한 인력 감축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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