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nical Test] 보건·의료 이야기, 임상시험 세계의 명암을 말하다
[Clinical Test] 보건·의료 이야기, 임상시험 세계의 명암을 말하다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6.03.2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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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임상시험 세계의 명암을 말하다

질병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 그 과정에 존재하는 임상시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약효실험을 전임상시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약효평가를 임상시험이라 한다. 최근,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공고와 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확장돼가는 임상시험 시장을 바라보며 긍정적인 목소리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확장되는 임상시험 시장 

 

2014년 제약산업의 연구개발 규모는 143조 원, 임상시험 시장 규모는 73조5000억 원에 달했다. 그리고 2020년까지 매년 2.4%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 임상시험 시장도 2010년도 기준, 1조 원을 돌파하여 2조 원 시장 형성을 앞둔 국내 유망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 2020년까지 세계 5대 임상시험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아래, 임상시험 글로벌 경쟁력 방안을 발표했다. 실제로 임상시험산업본부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임상시험 총 규모 순위 중, 2010년 10위에서 2014년 7위로 상승했다. 또한, 2014년 도시별 임상시험 규모에서는 서울이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임상시험이 많이 진행되는 이유로 다국적 제약사가 실시하는 다국가 임상시험과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이 활발해진 점을 꼽을 수 있다. 신약 개발은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 또한, 인간에게 안전하고 유효성 있는 약물이라는 것이 입증되어야 하므로 전임상 실험에서 효능과 안정성을 확인하게 되면, 해당하는 약물과 관련 있는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게 된다. 일부 제약사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100건 중 90건 이상이 개발에 실패하는 신약 개발 대신, 이미 효능과 부작용이 검증된 약을 복제하는 제네릭 개발을 선호하기도 한다. 제약사 측에서 짊어져야 하는 위험 부담이 적고, 돈과 시간도 적게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네릭 개발 과정에도 오리지널 약과 효능이 같은지 확인하는 생동성 시험은 필요하다.

최근, 임상시험 및 생동성 시험 대상자 모집 광고는 대중교통과 아르바이트 구인 사이트 등 많은 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번의 실험 참여로 수십만 원의 목돈 마련이 가능한 임상시험 아르바이트는 취업난과 맞물려 고소득 아르바이트를 선호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꿀 아르바이트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장년층들이 투잡의 개념으로 임상시험을 택하기도 한다.

임상시험 의약품을 생명이 위급한 환자에게 치료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임상시험 목적이 아닌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에게 마지막 치료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승인한 경우가 2013년에 493건, 2014년 490건, 2015년 10월 기준으로 575건 등으로 밝혀졌다. 또한,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가족이 임상시험에 지원하거나 환자가 직접 참여기회를 기다리기도 한다.



늘어가는 부작용 사례, 대안이 필요하다
 

임상시험 아르바이트는 약의 효능과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은 개발 단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부작용의 우려를 가지고 있다. 의약품 임상시험 중 사망하거나 부작용을 일으킨 실험자의 수도 적지 않다. 2015년 기준으로, 지난 3년 동안 임상시험 피험자 가운데 중대 이상 약물 반응을 일으킨 사례가 476건에 달하며, 부작용으로 입원한 경우가 376건, 임상시험 도중 사망한 사람은 49명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수의 사람은 임상시험을 보며 ‘마루타 아르바이트’ 또는 ‘피 아르바이트’라는 반응을 보인다. 피뽑기 아르바이트라는 말인 ‘피아르바이트’와 ‘인체실험, 사람을 대상으로 한 강제약물투여’ 등의 뜻으로 통용되는 마루타라는 단어를 사용한 ‘마루타 아르바이트’는 최근에는 임상시험을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임상시험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영화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개봉한 돌연변이는 생동성 시험의 부작용으로 생선 인간이 된 박구(이광수 분)를 둘러싼 오해와 갈등을 다룬 영화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임상시험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영화 ‘돌연변이’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 영화 돌연변이

 

 


논란이 계속되자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 임상시험관리기준(KGCP)을 마련하는 등 임상시험 참여자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2013년 11월에는 임상시험 피해자 보상에 대한 규약 및 절차 마련을 위한 가이드라인과 임상시험 피해자에 대한 보상 원칙 기준, 보상 제외기준, 보상 절차 등이 갖춰졌다. 또한, 2014년 3월에는 임상시험 및 대상자 보호프로그램(Human Research Protection Program, HRPP)도 마련됐다.
 

임상시험을 나쁘게만 볼 수 없다. 임상시험이 없으면 신약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또한, 계속해서 발생하는 새로운 질병과 불치병을 치료하는 길이 없어진다. 올바른 임상시험 시장 조성과 뜨거운 신약 개발 현상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참여자를 보호할 안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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