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역학’으로 개인정보 침해 없이 감염병 조기경보와 선제대응
‘하수역학’으로 개인정보 침해 없이 감염병 조기경보와 선제대응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2.09.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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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역학’으로 개인정보 침해 없이 감염병 조기경보와 선제대응

 

김극태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 생물공정실험실 (사진=임성희 기자)
김극태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 생물공정실험실 (사진=임성희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획기적인 기술력
‘水’로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생활상과 건강상태

 

(사진출처=프리픽)
(사진출처=프리픽)

 

코로나 팬데믹에서 앤데믹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왠지 정상이 비정상인 듯 낯선 느낌이 든다. 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하수역학에 집중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는 연구자가 있어 관심을 끈다. ‘水’로 사람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는 수원대 김극태 교수를 만나봤다.  

환경공학자가 분자생물학을 만났을 때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12년 가까이 유역관리와 수처리 전문가로 활동해 온 김극태 교수는 세포 내 메타볼리즘을 배우기 위해 휴직 후 박사학위에 도전했고 응용생명공학을 전공하며 공학과 바이오 융합연구를 시작했다. “환경공학에 분자생물학이 더해지니 새로운 개념들이 보이더라고요”라며 김극태 교수는 연구에 품은 뜻을 실현하고자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8년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에 부임해, 생물공정실험실을 운영하며 하수역학, 탄소 중립 기반 유역관리, 차세대 생물학적 수처리 분야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하수역학 코로나 아이템’으로 차세대 하수역학 전문가로 주목
대학부임 후 근 1년간은 변변한 연구지원 없이 자비로 연구를 진행했다는 김극태 교수는 2020년 코로나가 막 발발하던 시기에 기막힌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코로나가 바이러스이다 보니까 의학, 바이오 적인 측면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많았는데, 환경공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라며 그는 “하수처리장 입구에서 모니터링을 해서 코로나가 측정되면 역추적해서 클린존과 핫스팟존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에는 무증상자의 대략적 위치 및 확진자 규모도 파악될 거라 예상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연구 가능성을 위해 자비를 들여 10여 개월을 실험했다는 그는 하수 시료를 농축하는 전처리가 가장 어려웠던 일이라고 회상했다. 연구자가 연구 펀드 없이 연구를 지속한다는 건 웬만한 열정 가지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김극태 교수가 바로 그런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2020년 10월 K-water에서 대국민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받는 공모전에 하수역학 기반 코로나 아이템으로 대상을 받으며 하수역학 관련 첫 연구비를 따냈다. 시작이 어려웠지, 아이디어가 인정받으며 연구 펀드가 물꼬를 텄다. 김 교수는 2021년 하반기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재단, 질병청 과제들을 연이어 수주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하수기반 감염병 감시와 조기 경보 가능한 플랫폼 구축
김극태 교수가 진행하고 있는 하수역학 과제들의 주요 연구 내용은 하수 내 감염성 병원체(5~8종) 전처리 기술 확립, 하수관거 기반 감염성 병원체 추적 및 확산 모델 개발 그리고 플랫폼 설계 등이다. 작년 말에 선정된 ‘하수기반 감염병 위기대응 모니터링 체계 구축’ 연구재단 과제는 기존에 그가 하수역학 연구로 이뤄놓은 요소기술 위에 IT 기술이 더해져, 코로나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염성 병원체 감시시스템 기능과 동시에 조기 경보도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인프라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T, BT, IT가 조합된 기술의 완판을 만들기 위해 실용화 연구 등 후속연구작업도 준비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하며 김극태 교수는 “최근 요양병원 코로나 전수조사에 새로운 시스템을 제안할 수 있는 연구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요양병원 전수조사시 그 대상자들의 피로감이 크고 예산 및 인력 낭비가 컸는데, 하수역학으로 검사해야 할 요양병원을 추려낼 수 있는 시스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고, 현재 질병청에서 이 아이템을 현실화시키려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연구 성과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실제 현장에서 ‘엄지 척’ 할 수 있는 하수역학 및 차세대 생물학적 수처리 기술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하수역학은 지역민 삶의 질 판단 지표, 나에겐 연구 아이디어 화수분
김극태 교수가 집중하는 하수역학 즉, 하수기반 역학(WBE, Wastewater Based Epidemiology)이란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하수와 하수관거 내 하수를 분석한 정보를 통하여 하수 집수구역 내 지역민의 생활상을 예측하는 것이다. 하수에는 사람의 배설물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물질들이 혼합되어 배출되기 때문에 특정 지역의 하수는 그 하수를 발생시키는 집단의 생활상과 건강상태를 반영한다. 코로나팬데믹을 맞아 하수역학으로 코로나를 검출해 낼 수 있음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기술을 좀 더 다듬고 딥러닝, AI 등과 결합하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할 수 있는 최상의 감염병 조기경보와 선제대응 방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극태 교수는 하수역학을 통한 방역은 국가재산인 하수관을 활용하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고 추적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수역학 연구 분야에는 감염성 병원체 외에 또 다른 큰 영역들이 있는데, 무단방류 하·폐수 및 마약류 또한 우리가 넘어야 할 산입니다. 제가 센서에도 관심이 많아 센서를 활용해 무단방류 폐수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약류 등 불법 약물을 검출할 수 있는 센서시스템 개발은 제 하수역학 연구의 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연구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버려지는 물로만 알았던 하수의 새로운 발견이 김극태 교수 연구그룹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사진=임성희 기자)
버려지는 물로만 알았던 하수의 새로운 발견이 김극태 교수 연구그룹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사진=임성희 기자)

‘바이오 세이프 스마트 시티’ 구현할 수 있는 요소기술로 기대
“ET 요소기술을 기반으로 BT와 IT 요소기술을 융합하여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엄지 척’ 할 수 있는 하수역학 및 차세대 생물학적 수처리 기술을 개발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힌 김극태 교수는 자신의 연구기술이 스마트 시티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책임질 수 있는 바이오 세이프 스마트 시티 요소기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엔지니어로서의 다양한 호기심과 연구에 대한 열망은 그에게 교수라는 제2의 인생을 선물했다. “동기부여와 열정이라는 바퀴 그리고 도덕성이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간다면 처음에는 더디 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느샌가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가 있을 것입니다. 느림과 빠름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김극태 교수는 “2018년도에 학교에 와서 아무 기반이 없을 때 옆에서 같이 시작해준 연구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한결같이 식구처럼 지냈기에 오늘까지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연구원들과 재밌게 맛있게 연구하면서 지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연구만 해도 재밌고 배부를 것 같은 그의 말에 저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앞으로 김극태 교수 연구그룹의 승승장구를 기대해본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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