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도전과 기술 강조, ‘뉴 삼성’ 본격화 주목
[이슈메이커] 도전과 기술 강조, ‘뉴 삼성’ 본격화 주목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9.16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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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족쇄 풀린 후 본격 경영 활동 재개
글로벌 인맥에 ‘이재용 역할론’ 기대감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도전과 기술 강조, ‘뉴 삼성’ 본격화 주목

 

지난 8월 15일 정부의 특별사면·복권 대상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포함되며 경제 위기 속 이 부회장의 역할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자신의 손발을 묶고 있던 사법 족쇄가 풀리며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된 이 부회장은 한국 경제에 놓인 현안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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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와 대규모 투자에 속도전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2월 기소돼 지난해 1월 징역 2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았고, 같은 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지난 7월 형기는 마쳤지만 5년간 취업 제한을 받아 경영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광복절을 맞아 복권된 이 부회장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히며 본격적인 경영 활동을 예고했다.

 

이번 경제인 사면 복권 사유로 ‘경제 위기 극복’이 언급된 만큼 이 부회장은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및 고용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그룹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45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와 신성장 IT 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계기로 이에 대한 투자와 고용이 계획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구체적 실행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대형 인수합병(M&A)과 같이 총수 부재 속 사실상 전무했던 과감한 사업적 행보가 곧바로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세계적인 팹리스 기업인 ARM과 차량용 반도체 기업 NPX반도체, 인피니온 등이 삼성전자의 M&A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중이다.

 

 

지난 8월 15일 정부의 특별사면·복권 대상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포함되며 경제 위기 속 이 부회장의 역할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지난 8월 15일 정부의 특별사면·복권 대상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포함되며 경제 위기 속 이 부회장의 역할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아울러 이 부회장의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행보도 가속화 할 전망이다.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도 지난 2009년 특별사면을 받은 뒤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 힘을 쏟았다.

 

또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재판 일정을 조율해 그동안 자제해온 해외 네트워크 복구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운신이 가능해지자 지난해 말 북미 및 중동 출장, 올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양국 대통령의 평택 반도체 공장 안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 회동, 유럽 현지 출장 등을 다녀왔다.

 

 

이재용 부회장은 복권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내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초심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뉴스룸
이재용 부회장은 복권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내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초심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뉴스룸

 

경쟁 커지는 반도체, 신시장 개척이 숙제

반도체와 같은 미래먹거리 사업에서 초격차 기술을 유지하고 신시장 개척을 통한 경영 성과를 내는 것도 이 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삼성의 영향력이 큰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 모두 미·중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해진 까닭이다. 특히 회사 수익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하반기 업황은 비관론이 커지고 있고 중위권 업체들의 추격도 거센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분야(시스템 반도체)에서는 대만 TSMC를 추격에도 나서야 한다. 이러한 흐름 속 이 부회장은 복권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내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초심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성장 전략은 선제적 투자와 기술 차별화로 요약된다. 삼성전자가 1992년 메모리 반도체 D램 시장 점유율 1위로 뛰어오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이건희 회장의 과감한 승부수를 꼽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극심한 불황기에도 당시 선단 공정인 8인치 웨이퍼 라인을 늘리며 공격적 투자를 감행했다. 그리고 그 결과 당시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 기업들은 대부분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살아남아 30년 넘게 메모리 반도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복권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내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초심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뉴스룸
올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양국 대통령의 평택 반도체 공장 안내에 나섰던 이재용 부회장. ⓒ제20대 대통령실

 

메모리의 경우 ‘초격차’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1983년 메모리 사업 진출 이후 꾸준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3.9%로 1위다. 다만 최근 들어 경쟁 업체들의 도전이 거세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10나노급 4세대(1a) D램을, SK하이닉스에 238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뺏기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미·중 갈등과 반도체 공급난으로 각국이 반도체를 전략 산업화하려는 분위기 속에서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를 향한 견제 수위가 나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처럼 경쟁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이 부회장의 복귀에 더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메모리 기술 표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이 부회장의 ‘역할론’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는 지난 2019년 ‘시스템반도체 2030’ 비전 선포를 통해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반도체와 같은 미래먹거리 사업에서 초격차 기술을 유지하고 신시장 개척을 통한 경영 성과를 내는 것도 이재용 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삼성전자 뉴스룸
반도체와 같은 미래먹거리 사업에서 초격차 기술을 유지하고 신시장 개척을 통한 경영 성과를 내는 것도 이재용 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삼성전자 뉴스룸

 

부회장에서 ‘회장’ 직함으로 승진 여부 주목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회사에 복귀해 등기 임원에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 부회장은 1991년 12월 삼성전자에 입사해 경영기획팀 상무와 전무, 부사장, 사장 등을 거쳐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6년 9월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 임기 만료 후에는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면으로 사법 제약이 해제된 만큼 등기이사에 다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삼성그룹은 2020년 10월 이건희 회장 타계 후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바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하나 삼성물산(18.13%)과 삼성생명(10.44%)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후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호텔과 레저업에 주력하고 있고,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 CSR 연구실 고문을 겸직하며 사회공헌활동 사업 관련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그간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리더십 부재에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부회장이 고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나빠진 2014년 이후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며 기업을 이끌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이제는 제대로 된 직함과 함께 본격적인 경영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부회장직에 오른 뒤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주요 4대 그룹 총수 중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는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회장 승진이 이뤄지면 이를 기점으로 이 부회장의 ‘뉴 삼성’에도 본격적인 속도가 붙을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며 ‘뉴 삼성’을 천명했다. 이후 인공지능(AI)과 5G, 바이오 등 미래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고, 회사에 대한 준법 감시 및 통제 기능 강화를 위해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다. 특히 무노조 경영을 폐지하며 창사 53년 만에 노조와 첫 임금협약 체결식을 갖기도 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현재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복권 결정의 효력은 국정농단 사건까지만 미치며, 별개 사건으로 기소된 부당 합병 혐의 공판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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