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유망 브랜드를 사고, 모아, 키운다
[이슈메이커] 유망 브랜드를 사고, 모아, 키운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9.06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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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주목받는 커머스 비즈니스 모델
국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하며 뭉칫돈 몰려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유망 브랜드를 사고, 모아, 키운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인 ‘애그리게이터(aggregator)’ 사업에 뛰어드는 국내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애그리게이터는 잠재력은 있으나 자본이 부족한 유망 중소 브랜드나 소상공인 업체를 발굴하고 인수해 최적화 마케팅과 공격적 투자로 육성하는 사업체를 뜻한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해 서서히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는 중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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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유치 이어지는 애그리게이터

애그리게이터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을 인수해 육성하는 역할을 한다.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의 유망 브랜드를 발굴한 뒤 정보기술 솔루션을 덧붙이는 등의 방식으로 플랫폼에 맞는 최적화된 상품 전략을 수립한다. 이와 함께 공격적 투자와 마케팅으로 기업가치를 키워 이익을 극대화한다.

 

이와 같은 애그리게이터 시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 1~2년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애그리게이터 기업으로는 ‘스라시오’가 꼽힌다. 스라시오는 아마존 내 잠재력을 갖춘 유망 중소 브랜드를 인수한 후 유통과 재고관리, 광고까지 체계적 시스템을 통해 매출을 높인다. 2018년 6월 설립 이후 스라시오는 34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이 자금으로 200개 이상의 업체를 인수해 지난해 10억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100여 개 애그리게이터가 설립됐으며 대부분 세계 최대 e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친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관련 산업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본격적으로 상륙했음에도 벤처캐피털들이 투자 1순위로 찍어 경쟁적으로 자금을 태우는 양상이다. 지난해 6월 설립된 애그리게이터 업체인 홀썸브랜드는 상반기 진행한 시리즈A 라운드로 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클릭브랜즈와 부스터스 등 다른 애그리게이터 기업에도 평균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애그리게이터는 투자 자금을 기업 인수용으로 주로 쓴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선 많은 업체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홀썸브랜드 역시 투자 유치한 금액으로 연내 20개 업체 인수를 목표로 업체들과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스터스도 업체 10여 곳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애그리게이터 뉴베슬은 투자 유치한 자금으로 8곳과 인수 실무 협상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그리게이터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미래 시장을 가늠하는 능력을 꼽는다. ⓒPixabay
전문가들은 에그리게이터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미래 시장을 가늠하는 능력을 꼽는다. ⓒPixabay

 

e커머스 시장 인프라 좋아 한국서도 관심

미국 시장을 뜨겁게 달군 애그리게이터가 한국까지 진입한 이유로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그만큼 활황세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전자상거래 5위 시장임과 동시에 전체 소매 유통 시장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28.2%(2019년 기준)로 세계 1위다. 이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공략하는 애그리게이터 업체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e커머스 판매자 인프라도 탄탄하다. 업계는 e커머스를 하는 소상공인을 약 50만 명으로 추산한다. 1,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정도면 온라인몰 창업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해 쿠팡, 컬리, 위메프, 티몬, 지마켓, 쓱닷컴 등 입점할 만한 대형 온라인 플랫폼도 많아 진입장벽이 그만큼 낮아서다. 이들 온라인 소상공인을 합치면 10억 개 이상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 대형 시장이다.

 

이처럼 창업자가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고, 차별화한 상품 기획과 고도의 마케팅을 하려면 그만큼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소규모 사업자 입장에서는 버거운 것도 사실이다. 이 틈새를 애그리게이터 업체들이 치고 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아마존이 독점적 플랫폼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유럽과는 다르게 다양한 플랫폼이 점유율을 나눠 가지는 국내 e커머스 구조는 애그리게이터가 성장하는 데는 오히려 한계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애그리게이터의 핵심 기능이 ‘플랫폼 최적화’이기 때문인데, 다루는 플랫폼이 많으면 선택과 집중이 쉽지 않고 데이터와 노하우가 분산될 수밖에 없어서다. 현재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2020년 기준)은 네이버가 17%, 쿠팡 13%, 이베이 12%, 11번가 6% 등이다.

 

전문가들은 애그리게이터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미래 시장을 가늠하는 능력을 꼽는다. 전자상거래 성장 부진과 물류 대란 및 금리 상승 등의 이유로 지난 몇 달 사이 애그리게이터 산업의 기세가 주춤거리는 점에서, 마구잡이 식 인수가 아닌 전문성을 갖고 브랜드를 인수해 몸집을 키워가야 견고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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