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하나의 세계관과 캐릭터의 무한 확장
[이슈메이커] 하나의 세계관과 캐릭터의 무한 확장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8.11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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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과 웹툰이 게임으로, 게임이 드라마로
원천 IP의 슈퍼 IP 확장 프로세스 구축 노력 이어져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하나의 세계관과 캐릭터의 무한 확장
 
슈퍼 IP(Intellectual Property)의 중요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슈퍼 IP는 원물 자체만으로 방대한 ‘팬덤’을 형성할 힘을 지녔고,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돼 폭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업체부터 제작사까지 너도나도 슈퍼 IP 확보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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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파괴’의 가속화
게임과 드라마, 웹툰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는 ‘슈퍼 IP’가 플랫폼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이 게임을, 게임사가 드라마나 웹툰을 서비스하는 식의 콘텐츠 변주가 이뤄지고 있다. 인기가 검증된 ‘슈퍼 IP’는 이미 세계관이 구축됐기 때문에 기획 및 제작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무한 확장성이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를 모바일 게임으로 제작했다. ‘기묘한 이야기:1984’, ‘기묘한 이야기 3:더 게임’ 등이다. 주목할 점은 게임이 오리지널 시리즈와 같은 배경과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기묘한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돼 단서를 찾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를 통해 스트리밍 기업이자 콘텐트 제작사를 넘어 게임사로 사업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스타워즈나 마블 팬들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게임이나 영화 등을 찾는 것처럼, 기묘한 이야기의 게임화를 통해 넷플릭스 구독자가 게임도 즐기게끔 하는 것이다.
 
한편 게임사는 역으로 웹드라마, 웹툰을 선보이며 콘텐츠 IP 확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전 세계에 수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대표적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넷플릭스에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아케인’을 공개했는데, 46일간 계속되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1위 질주를 멈추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라이엇게임즈는 앞서 2018년 LoL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가상 아이돌 ‘케이디에이’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적도 있다.
 
국내 인기 게임 IP ‘크로스 파이어’도 드라마와 영화, 테마파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원천 IP의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 제작사 스마일게이트가 제작한 이 게임은 누적 매출만 118억 달러(14조 원)에 달하는 ‘슈퍼 IP’다.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2020년 중국에서 드라마 ‘천월화선’으로 제작돼 누적 조회 19억 3,000만 회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할리우드의 러브콜도 받아 크로스파이어를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미국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와 배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사내맞선’은 웹소설로 시작해 웹툰, 드라마로 제작하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슈퍼 IP’ 모범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내맞선’은 웹소설로 시작해 웹툰, 드라마로 제작하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슈퍼 IP’ 모범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드라마는 ‘K-웹툰’ 원작이 대세
웹툰 및 웹소설 원작 IP의 영상화는 이제 ‘대세’다. 과거만 해도 웹툰을 영상화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기존 팬층이 확고히 자리 잡고 있어 캐스팅이나 연출에 따라 약간 달라진 스토리로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이기도 해서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작품성이 뛰어난 웹툰과 웹소설은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을 만나 아예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한다. 지난해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의 경우 원작이 일상적인 이야기가 다수를 이뤄 극적 요소가 필요한 드라마에선 구현이 힘들 것으로 보였지만, 드라마에서 만화적 연출, 탄탄하게 짠 구성 등으로 호평받아 올해 시즌 2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역시 김혜윤의 연기, 드라마에선 볼 수 없던 신선한 소재, 독특한 효과 등을 더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방영된 SBS ‘사내맞선’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부르며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에 올랐다. 카카오엔터의 대표 IP이기도 한 사내맞선은 웹소설과 웹툰, 드라마에 이어 향후 이를 소재로 한 게임 론칭도 준비 중이다. 아울러 카카오엔터는 또 다른 슈퍼 IP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을 NFT 에디션으로 판매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1월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 X가 운영하는 한정판 디지털 작품 유통 서비스 ‘클립 드롭스’와 함께 ‘나혼렙’ NFT 에디션 2종을 발매해 공개 1분 만에 ‘완판’하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은 공포 웹툰 ‘기기괴괴’를 바탕으로 ‘기기괴괴 월드’ 맵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열어 IP를 메타버스 공간으로 확장했다. ⓒ네이버
네이버웹툰은 공포 웹툰 ‘기기괴괴’를 바탕으로 ‘기기괴괴 월드’ 맵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열어 IP를 메타버스 공간으로 확장했다. ⓒ네이버

 

최근에는 인기가 검증된 드라마를 웹툰으로 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종영한 tvN 드라마 ‘해피니스’도 드라마와 동시에 웹툰을 연재했고,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은 ‘그 해 우리는-초여름이 좋아’라는 제목의 웹툰으로도 함께 연재된 바 있다. 이 드라마의 제작사는 네이버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N으로 웹툰 IP를 활용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고 있는 기업이다. 2018년 설립되어 OCN ‘타인은 지옥이다’, tvN ‘여신강림’, 넷플릭스 ‘스위트홈’, JTBC ‘알고있지만’, tvN ‘유미의세포들’ 등의 드라마를 제작했다. ‘그해 우리는’은 창작 드라마를 웹툰으로 만들어 연재하는 멀티플랫폼 콘텐츠 기획의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슈퍼 IP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확장하는 미디어의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6월 30일 9년간 연재된 공포 웹툰 ‘기기괴괴’를 바탕으로 ‘기기괴괴 월드’ 맵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열어 IP를 메타버스 공간으로 확장했다.
 
 
네이버웹툰은 공포 웹툰 ‘기기괴괴’를 바탕으로 ‘기기괴괴 월드’ 맵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열어 IP를 메타버스 공간으로 확장했다. ⓒ네이버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넷플릭스에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아케인’을 공개해 큰 인기를 끌었다. ⓒ라이엇 게임즈

 

공모전 통한 IP 발굴 움직임 활발
한편 공모전을 통한 슈퍼 IP를 발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다고 해도 입맛에 딱 맞는 IP를 획득하기란 쉽지 않고, 후발주자라면 선발대가 점한 IP를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활로를 모색하던 몇몇 OTT는 ‘공모전’이라는 해답을 찾아낸 것이다.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로 재미를 본 왓챠는 최근 ‘2022 안전가옥·왓챠 스토리 공모전:이중생활자’를 열었다. 부문은 단편소설과 시리즈, 웹툰스토리 등 총 3개다. 당선작은 출판, 영상화 등 이야기에 적합한 형태로 대중을 만날 예정이다. 공모전의 목적은 ‘이중생활자’를 주제로 한 스토리 발굴이다. 이처럼 소재에 제한을 둔 점이 독특하다. 이는 확장성을 지닌 장르물로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의지이자 더 나아가 차기 콘텐츠에 대한 방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KT 스튜디오지니 역시 ‘제1회 KT 스튜디오지니 시리즈 공모전’을 개최했다. 6부작 이상 시리즈 극본이라면 장르, 소재와 상관없이 지원을 받았고, 수상작은 KT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될 전망이다. 지니뮤직, 밀리의 서재, 스토리위즈 등 그룹사와 협력한 만큼 보다 다각적인 확장도 기대된다.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로 재미를 본 왓챠는 극장판 ‘시맨틱 에러: 더 무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로 재미를 본 왓챠는 극장판 ‘시맨틱 에러: 더 무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왓챠

 

네이버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J ENM 등은 한발 앞서 공모전을 통해 역량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해왔다. 네이버웹툰은 ‘2022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을 통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신예 작가를 발굴한다. 총 수상작은 40편으로, 상금과 함께 네이버웹툰 정식 연재 및 매니지먼트 기회가 주어진다. 네이버웹툰은 2019년부터 진행한 ‘지상최대 공모전’ 외에도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함께 ‘네이버웹툰 최강자전’을 2012년부터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지원한 웹툰 작가 지망생만 4,000명이 넘는다. 꾸준한 공모전 개최로 실력 있는 작가의 데뷔를 돕고 IP 홀더로서 영향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액션·무협·판타지 웹툰 공모전을 연다. 카카오엔터는 이 밖에도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슈퍼패스 프로젝트’, ‘카카오웹툰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CJ ENM 등 다양한 주체들과 공동 개최하는 공모전도 꾸준히 마련하는 중이다. 이와 같은 공모전 확대를 통해 데뷔를 꿈꾸는 신진 작가에게 유의미한 기회를 제공해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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