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Issue] 모디슈머, 타인과 다른 희소성을 추구하다
[Trend Issue] 모디슈머, 타인과 다른 희소성을 추구하다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6.03.07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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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모디슈머, 타인과 다른 희소성을 추구하다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디슈머를 알아보다



 

 

▲도미노피자 고객은 마이키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도우와 토핑, 소스, 사이즈 등을 골라 피자를 만들고 주문할 수 있다

 

 

 


모디슈머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 전부터 자신만의 아이템을 갖고자 하는 이들은 DIY 혹은 리폼을 선호해왔다. 남들과 다른 특별함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자, 이들을 타겟으로 국내외 유니크한 제품을 소량으로 판매하는 편집숍들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왔다. 자신의 정체성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의 사고방식과 1인 가구 증가, 알뜰 소비 현상이 자리 잡은 현재, 모디슈머의 인기는 지속될 예정이다.  
 

 



다양한 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는 모디슈머 마케팅
 

모디슈머(modisumer)란 modify(수정하다, 바꾸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로, 제조업체에서 제시하는 방식이 아닌 사용자가 직접 개발한 방식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소비자가 자신만의 기호에 맞는 조리법으로 라면을 즐기는 것이 대표적인 모디슈머 사례에 해당된다. 이들은 라면 업체가 포장지 뒷면에 상세하게 적어준 표준조리법을 준수하기보다 순서를 바꿔 색다른 맛을 내거나, 서로 다른 2개 제품을 하나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모디슈머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꼬꼬면’과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11년 7월에 방영된 KBS 2TV ‘남자의 자격’ 프로그램에서 이경규가 개발 및 선보인 ‘꼬꼬면’은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꼬꼬면은 닭 육수와 청양고추, 계란 흰자가 사용된 라면으로 하얀 국물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후, 이경규는 식품기업 팔도와 손을 잡고 꼬꼬면을 상품화시켜 식품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꼬꼬면은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6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품귀현상을 일으키기도 했고, 삼양 나가사끼짬뽕과 오뚜기 기스면 등 많은 미투(Me too) 제품을 양산하며 흰 국물 라면 시장을 형성했다.

짜파구리는 다섯 명의 아이와 아빠들이 출연한 육아 예능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소개됐다. 짜파구리는 2013년 2월 17일에 강원도 춘천호로 캠핑을 떠난 출연자들의 캠핑 요리 대회 모습이 전파를 타며 자연스럽게 노출됐다. 프로그램 출연자인 김성주가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믹스해 선보인 짜파구리는 어른 출연자들이 뽑은 가장 성의 없는 캠핑 요리 메뉴로 꼽혔지만, 다섯 아이에게 큰 환호를 받아 보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방송 전에도 일부 사람에 의해 별미로 통했던 짜파구리는 아빠 어디가 캠핑 편이 방영된 이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라면 업계에서 시작된 모디슈머 마케팅은 다양한 업계로 활용 범위가 확장됐다. 대표적인 예로 외식업계에서 불고 있는 모디슈머 열풍을 들 수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맥도날드는 지난해 8월, 서울 신촌점 매장에 디지털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소비자는 디지털 키오스를 통해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한 ‘시그니처 버거’를 구매할 수 있다. 디지털 키오스 시스템 이용자는 쇠고기 패티와 번, 야채, 치즈, 토핑 등 20여 가지 재료를 자신이 원하는 데로 직접 조합할 수 있다. 맥도날드는 식재료 조합 방법에 따라 1만여 가지의 색다른 버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자 전문 업체 도미노 피자는 지난해 4월, 고객 맞춤형 모바일 DIY(Do it yourself 직접 제작) 주문서비스 ‘마이키친’을 선보였다. 도미노 피자 고객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직접 도우와 토핑, 소스 등을 제조 항목에서 골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으며 손가락으로 도우를 펴고, 스마트폰을 흔들어 토핑을 올리는 등 자신만의 레시피로 피자를 만들고 주문할 수 있다.
 

모디슈머는 식품뿐만 아니라 뷰티 업계에서도 화제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화장품을 섞어 새로운 효과를 내는 뷰티 레이어링이 인기다. 2013년, 미샤는 비비크림 또는 파운데이션에 메이크업 부머와 에센스, 선밀크 등을 섞어 고객이 원하는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에어-핏 매직 쿠션 케이스’를 선보였다. 또한, 쓰리컨셉아이즈(3 Concept Eyes)에서는 원하는 컬러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립피그먼트 제품을 선보였다. 립피그먼트는 물감을 섞어 원하는 컬러를 만들 듯 다양한 립 컬러를 섞어 소비자가 원하는 립컬러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실제로 다수의 사람은 이 제품의 레드, 오렌지, 핑크, 옐로우, 화이트 등의 컬러를 믹싱해 자신들이 원하는 컬러를 연출하고 있다.

기업들은 모디슈머를 겨냥한 레시피 공모전을 개최하며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 다수의 업계는 모디슈머 트렌드가 자리 잡은 현재, 상품 개발 과정에서부터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의견을 밝혔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 31을 꼽을 수 있다. 배스킨라빈스 31은 2014년부터 ‘아이스크림 콘테스트’를 개최하고 있다. 콘테스트에서 인기가 높은 상품은 실제로 개발이 돼 출시되기도 한다. 2014년에 진행된 1회 콘테스트 당선작인 ‘초코나무 숲’은 같은 해 10월에 이달의 맛으로 출시됐다. 당시 초코나무 숲은 하반기 인기 아이스크림 1위에 올랐고, 2015년 상반기까지 싱글레귤러 사이즈로 350만 개가 팔리는 등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15년 아이스크림 레시피 공모전에는 1회 때보다 1만 명 많은 4만 명이 참가해 자신만의 레시피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모디슈머는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기업들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1인 가구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 ⓒ flickr Jens karlsson

 

 

모디슈머 열풍이 확산된 계기
 

개성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만큼, 모디슈머와 관련된 제품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온라인 G마켓이 지난해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 판매한 탄산수 제조기는 전년 동기간 대비 26% 올랐다. 탄산수를 포함한 식품 DIY부터 의류 리폼, 가구 리폼 등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을 통해 정해진 레시피에 따르지 않고 본인의 개성과 취향을 살려 소비하는 모디슈머 트렌드가 식품, 의류, 인테리어 등의 분야를 막론하고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디슈머는 미디어의 변화와 1인 가구 증가, 가치 소비가 성행하며 확산됐다. 디지털 환경이 발달되면서 인터넷이 대중화됐고, 일방적이던 미디어 흐름이 대중과 미디어가 소통하는 쌍방향 흐름으로 변화됐다. 실제로 대중이 매체를 보고 정보를 얻기만 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등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소통의 공간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를 들 수 있다. 모디슈머들이 자신만의 음식 레시피 방법 또는 제품 이용법, 소비 방식 등을 블로그와 SNS 등을 통해 공유하기 시작하며 참신한 개인의 상품 소비 방식 등이 타인에게 공유됐다. 모디슈머의 상품 활용법을 접한 이들은 모디슈머가 공유한 방법을 모방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정보를 또 다른 소비자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모디슈머는 확산되기 시작했다.

TV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4월 첫 방송 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그 대표적인 예다. 기존 아프리카TV로 대변되던 1인 미디어에 대중성을 가미한 마리텔은 시청자가 콘텐츠 소비자라는 단순 개념이었던 과거와 달리, 소비자에게 참가자라는 자격을 부여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마리텔이 방영되는 동안 채팅창을 통해 스타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도 모디슈머 확산에 큰 기여를 했다. 2000년에 15.5%였던 1인 가구 비율은 2015년 약 27.1%로 집계됐으며, 향후 2035년에는 34.3%로 전체 가구 비율 중 3분의 1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의 소비 특징으로 자신을 위한 가치소비를 중시한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1인 가구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족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 가치 소비를 중히 여기는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가격과 만족도 등을 세밀히 따져 소비를 한다. 이들은 장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타인과 다른 희소성을 포기하지 못하고 가구와 패션, 뷰티 제품 등 다양한 분야의 DIY 상품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본인의 개성을 드러낸다.

1인 가구는 제품의 편리성을 중시하고 저가를 지향하는 특성을 띠기도 한다. 이는 1인 가구에서 저렴하고 간편한 인스턴트 식품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점에서 확인 가능하다. 1인 가구 소비자들은 인스턴트 식품들을 믹스한 자신만의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CU의 자체브랜드 음료인 델라페를 소주에 섞어 마시는 것과 플레인 요거트에 과일과 견과류 등을 넣어 먹는 경우를 꼽을 수 있다.
 

모디슈머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확산되는 모디슈머 열풍으로 소비자의 영향력 확대와 대량생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더 특색 있는 제품을 재창조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 될 수도 있는 만큼, 모디슈머를 활용하는 업계와 모디슈머 족들은 만족감 대비 투자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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