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나노 물리’ 세계
‘원자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나노 물리’ 세계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2.07.0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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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원자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나노 물리’ 세계

 

나노스케일의 2차원 물질, 3D 프린팅 연구
최근 나노 워터 관련 연구 논문 주목

 

안상민 교수는 기계공학적인 마찰력 문제를 물리학적인 나노 워터로 설명하며,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사진=임성희 기자)
안상민 교수는 기계공학적인 마찰력 문제를 물리학적인 나노 워터로 설명하며,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사진=임성희 기자)

 

호기심은 연구자들의 가장 큰 연구동력이다. 원자힘 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e, AFM)은 광학현미경으로 관찰 불가한 나노 세계에 대한 호기심에 불을 지폈고, 많은 연구자가 원자힘 현미경으로 나노 세계를 관찰하고 있다. 

 

 

‘두 번째’ 기회로 들어선 연구자의 길
“전자통신공학과를 졸업하고 평범하게 회사생활을 할 것 같았던 저에게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어요” 안상민 교수는 2년 동안 회사생활을 하다, 대학원에 들어간 이야기를 하며, 다른 연구자들과는 조금은 달랐던 시작을 소개했다. 공학도 출신이었던 그는 기초과학인 물리학을 공부하며, 공학을 기반으로 한 물리학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그는 원자힘 현미경과의 만남이 운명과도 같았다고 소개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제원호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며 만난 원자힘 현미경은 그의 공학자적인 잠재력을 일깨웠고, 원자힘 현미경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직접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실험물리학자로 성장시켰다. “정말 물 만난 물고기 같았죠” 만약 그가 두 번째 기회를 잡지 않았다면, 그와 원자힘 현미경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안 교수는 박사 졸업 후 미국표준과학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냈고, 한국에 돌아와 서울대에서 연구교수를 거쳐 전북대 물리학과에 2020년 9월에 부임했다. 40이 넘은 다소 늦은 나이에 전임 교수가 됐지만, 그의 연구력은 이미 신진연구자를 넘어섰다. 다양한 정부 지원 과제는 물론, 활발한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있고, 원자힘 현미경 제조 관련 다수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안상민 교수는 이를 토대로 현재 교수창업도 준비하고 있다. 

‘원자힘 현미경’ 만드는 물리학자
물리학자는 이론물리학자와 실험물리학자로 나뉠 수 있는데, 안상민 교수는 실험물리학자로 공학과 물리학을 융합한 그만의 연구컨셉을 만들었다. ‘현미경 기반 나노 물리연구실’은 원자힘 현미경으로 나노 세계를 관찰하기도 하지만, 직접 원자힘 현미경을 만들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우리나라에 세계 1위 원자힘 현미경 제작 회사가 있습니다. 그 회사와 협업하며 연구개발을 계속해나가고 있습니다” 물리학적인 연구로는 원자힘 현미경을 활용해 나노스케일의 액체 연구와 그래핀과 같은 2차원 물질 연구, 나노스케일 3D 프린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스틱 슬립’ 현상 ‘나노 워터(물)’로 설명하며 주목
스틱 슬립(stick-slip)은 원활하지 못하고 어딘가 무엇이 걸린 듯한 진동을 동반하는 마찰 현상으로 기계공학용어로 많이 쓰이며, 일반적으로 가공 정도(精度)나 기계 수명 및 생산성을 나쁘게 하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안상민 교수는 기계공학적인 마찰력 문제를 물리학적인 나노 워터로 설명하며,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나노 워터는 그의 연구주제인 나노 물리 중의 한 줄기로 그동안 연구자들이 암암리에 존재한다고 믿었던 나노 워터의 미시세계에서의 역할을 논문으로 증명해 낸 것이다. “공기 중 기체상태의 물이 두 개의 면이 나노 크기까지 가까워졌을 때, 그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모여들다가 갑자기 ‘뿅’하고 액체 상태의 나노 워터가 만들어집니다. 나노 워터는 제가 말한 조건이 되면 자연 상태에서 언제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모래성을 쌓을 수 있는 것도, 구름이 만들어지는 것도 모두 나노 워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나노 워터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주 연구대상이라기보다는 연구를 방해하는 불편한 물질로만 생각했죠”라며 안상민 교수는 “저는 역발상으로 나노 워터에 집중하고, 생성된 나노 워터를 관찰해 사이즈를 계산해서 힘을 측정하고, 그 힘이 일반적인 사이즈의 물과 얼마나 다르며, 또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내고자 합니다”라고 최근 발표한 ‘스틱 슬립’ 현상 논문에 대해 덧붙였다. “이제까지는 나노 워터 관련 데이터가 부족해서 마찰이 생길 때 나노 워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몰랐는데, 제가 논문으로 밝혀냈기에, 이후에는 밝혀낸 조건으로 나노 워터를 조절해 마찰력을 줄이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산업계에서 기계 수명 연장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안상민 교수는 학생들이 행복의 근원에 대해 좀 더 고민하길 바랐다. 행복에 대한 마음가짐이 다르면 연구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다르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가 배출할 원자힘 현미경 분야 인재양성이 기대된다.(사진=임성희 기자)
안상민 교수는 학생들이 행복의 근원에 대해 좀 더 고민하길 바랐다. 행복에 대한 마음가짐이 다르면 연구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다르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가 배출할 원자힘 현미경 분야 인재양성이 기대된다.(사진=임성희 기자)

 

“전북대 물리학과 하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안상민 교수도 늦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통해 현재에 이르렀기에, 도전의 가치와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는 속도보다는 올바른 방향성을 강조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조금 낫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조금 더 나은 그래서 서서히 성장해 나가면서 행복을 찾았으면 합니다. 성장을 하려면 내가 잘하는 걸 찾아야 하는데,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선 많이 도전해 봐야 합니다. 실패하기가 걱정되어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그러나, 딱 한 걸음만 내딛는 용기를 내어주면 좋겠어요” 그가 학생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조언은 정말 따뜻했다. 공부든, 연구든, 취업이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앞장서서 하고 싶다는 안 교수는 전북대 물리학과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을 밝혔다. 그래서 자연대 부학장으로서 열심히 뛰고 있기도 하다. “제 연구와 활동이 전북대 물리학과의 성장과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학과의 인지도 상승은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안 교수는 전주에 맛집이 많다며 기자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했다. 기자는 그와 밥 한 끼를 먹으며 그가 교수로서 더 나아가 기성세대로서 후배세대들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연구로서도 제자들에게 길을 터주고 싶고, 인생 선배로서도 제자들에게 더 넓고 행복한 세상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그의 마음이 이 글을 통해 학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길 바란다. 원자힘 현미경을 만드는 나노 물리학자로서 안상민 교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의 도전과 행보가 또 어떤 연구 스토리를 만들어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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