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엔데믹에 되살아나는 극장가
[이슈메이커] 엔데믹에 되살아나는 극장가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6.30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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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 찾는 관객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 하반기 개봉작 줄줄이 대기, 흥행 여부 주목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엔데믹에 되살아나는 극장가
 
코로나19 이후 쑥대밭이 되며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극장가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칸영화제 후광 효과에 ‘엔데믹’ 전환 이후 극장가를 찾는 관람객들이 늘어나고 있을뿐더러,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묵혀있던 대작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을 앞두면서 올 여름 극장가 흥행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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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첫 ‘천만 영화’ 이름 올린 ‘범죄도시2’
‘다시 극장으로 열풍’의 예열을 다진 작품은 ‘범죄도시2’다. 영화는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서울 금천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이 베트남에서 악행을 벌이는 범죄자 강해상(손석구)과 그 일당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렸다. 적당한 코믹 요소와 함께 1편에 이은 마동석의 맨몸 액션이 주는 쾌감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범죄도시2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천만 관객 돌파 영화이자 ‘기생충’ 이후 3년 만의 천만 돌파라는 기록을 썼다. 역대 28번째이자 한국 영화로서는 역대 20번째다. 범죄도시2는 6월 21일 오전 11시 기준 누적 관객 수 1,156만 명을 넘어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5위에 올라있다. 이에 대해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관객들은 극장으로 간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고, 이를 방증해 준 작품”이라며 “‘범죄도시 2’는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와 대사, 상황 설정이 있다. 코로나 이후 티켓값이 많이 올랐는데, 그 정도 돈을 내고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게 거부감 없을 정도로 오락성을 가진 작품”이라고 분석했다.
 
 
범죄도시2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천만 관객 돌파 영화이자 ‘기생충’ 이후 3년 만의 천만 돌파라는 기록을 썼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2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천만 관객 돌파 영화이자 ‘기생충’ 이후 3년 만의 천만 돌파라는 기록을 썼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극장가 역시 범죄도시2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이번 천만 돌파 소식에 기뻐하는 분위기다. 단순히 한국 영화의 흥행이라는 지표 외에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로 이탈했던 관객들이 다시금 극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극장의 위기는 한국 영화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2011년 이후 10년 연속 한국 영화가 관객 점유율에서 외국영화를 앞섰으나, 한국 영화 기대작의 개봉 부족으로 지난해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11년 만에 50% 아래로 떨어진 30.1%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엔데믹 시대 첫 한국 상업영화 타자로 나선 범죄도시2를 필두로 관객들이 다시 극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5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거리두기 해제 조치와 극장 내 취식 허용 조치, 기대작 개봉이 맞물리며 매출액과 관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5월 전체 매출액은 1,508억 원으로 전월 대비 395.6% 증가했다. 5월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월 및 2020년 동월 대비 1,000억 원 이상 증가했으며, 2019년 동월과 비교해도 2.5% 감소에 불과했다. 5월 한 달 극장을 찾은 관객은 1,455만 4,000명으로 지난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최동훈 감독의 7년 만의 신작 ‘외계+인’(감독 최동훈) 1부는 여름 개봉을 앞두며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CJ ENM/케이퍼필름
최동훈 감독의 7년 만의 신작 ‘외계+인’(감독 최동훈) 1부는 여름 개봉을 앞두며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CJ ENM/케이퍼필름

 

3년 만에 찾아온 여름 성수기 기대감
극장에 활기가 돋기 시작하며 개봉을 앞둔 대작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7월 말 개봉 예정으로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외계+인’(감독 최동훈) 1부가 가장 주목받는다. 영화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갇힌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타짜’와 ‘도둑들’, ‘암살’ 등을 연출하며 자타공인 충무로 흥행메이커로 불리는 최동훈 감독의 7년 만의 신작이자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등의 연기 앙상블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역시 7월 말 개봉을 앞둔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도 주목할 만하다.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 해전’을 그린 영화다. 지난 2014년 개봉해 1,761만 명이라는 역대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수립한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기획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중 두 번째 작품이다. 또한 지난해 제74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작품으로 당시 상당한 호평을 받았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봉이 연기됐던 ‘비상선언’(감독 한재림)도 8월 개봉을 확정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재난 영화다. 비상선언 역시 송강호를 비롯해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출연 배우진이 화려하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도 올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75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서 처음 공개된 ‘헌트’는 조직에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직원들이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특히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6년 만에 선보인 장편 한국 영화인 ‘헤어질 결심’을 통해 제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CJ ENM/모호필름
박찬욱 감독은 6년 만에 선보인 장편 한국 영화인 ‘헤어질 결심’을 통해 제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CJ ENM/모호필름

 

칸영화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수상한 한국 영화
제75회 칸영화제에서는 한국 영화 2편이 경쟁 부문에서 동시에 수상하며 K-무비가 가진 힘을 보여줬다. 한국 영화 사상 처음이다. 송강호는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박찬욱은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로 감독상을 받았다. 특히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한국 배우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한국 배우가 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에 이어 두 번째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송강호는 불어로 “너무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송강호는 “(함께 출연한)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씨에게 깊은 감사와 영광을 나누고 싶다”며 “같이 온 사랑하는 가족에게 큰 선물이 된 것 같다. 이 트로피의 영광을,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고 했다.
 
한편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은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이자 자신의 첫 번째 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박 감독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네 번째로 앞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아가씨’는 경쟁 부문 상을 받는 데는 실패했으나 류성희 미술감독이 촬영, 편집, 미술, 음향 등을 통틀어 뛰어난 성취를 보인 기술 아티스트에게 주는 상인 벌칸상을 가져갔다.
 
 
한국 배우가 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에 이어 송강호가 두 번째다. ⓒCJ ENM/영화사 집
한국 배우가 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에 이어 송강호가 두 번째다. ⓒCJ ENM/영화사 집

 

박찬욱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인 장편 한국 영화인 ‘헤어질 결심’은 변사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스릴러로, 촘촘한 심리 묘사를 통해 독특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준다. 칸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에서 경쟁 부문 작품 가운데 최고점인 3.2점을 받으며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박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며 “영화와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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