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일거수일투족 주목, 한동훈 신드롬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일거수일투족 주목, 한동훈 신드롬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6.13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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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논란에 침묵 대신 ‘직언’으로 정면 돌파

인사 검증 권한까지 거머쥐며 우려 목소리도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일거수일투족 주목, 한동훈 신드롬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의 이름이 연일 뉴스 1면을 장식하고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검찰 인사권을 손에 쥔 한 장관의 존재감이 커진 가운데,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뜨겁다. 한 장관의 취임식 영상 조회수는 150만 회를 넘어섰고, 패션이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정치권에선 ‘한동훈 신드롬’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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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기점으로 ‘팬덤’ 형성

한동훈 장관 이전 법무부 장관이었던 추미애 전 장관과 박범계 전 장관처럼 이미 이름을 알린 중진 국회의원이 아닌 이상 검사나 판사 출신의 법무부 장관들의 인지도가 높았던 경우는 드물다. 대중과의 접점이 적기 때문이다. 법조인 출신 법무부 장관이 뉴스에 등장하는 경우는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에 휩싸일 때뿐이었다.

 

하지만 한 장관은 임명 전부터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간 굵직한 수사를 전면에서 이끌면서다. 2003년 SK그룹의 최태원 회장 구속과 2005년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 구속, 2017년 삼성그룹의 이재용 회장 구속을 이끌며 ‘재벌 저격수’라는 별칭도 얻었다. 물론 최근 국민에게 이름을 알린 건 ‘좋은 계기’는 아니었다. ‘조국 수사’에서 시작해 ‘검언유착’, ‘독직폭행’ 등 논란에 휘말리며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어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 영상 조회수가 150만 회를 넘어서고 패션이 화제를 모으는 등 이른바 ‘한동훈 신드롬’이 불고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 영상 조회수가 150만 회를 넘어서고 패션이 화제를 모으는 등 이른바 ‘한동훈 신드롬’이 불고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한 장관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법원 판결 이후 조금씩 뒤집히기 시작했다. 전 채널A 기자와 공모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당시 여권 인사들에 대한 의혹을 제보하도록 강요했다는 ‘검언유착’ 의혹의 경우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법 1심에서 관련된 전 채널A 기자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한 꺼풀 벗었다. 한 장관 역시 최근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을 받았던 ‘조국 수사’의 경우, 지난 1월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당시 한 장관은 “정의·상식에 맞는 결과”라는 짧은 입장을 전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새 정부 첫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한 장관을 지명했을 당시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일부 보수 언론은 사설 등을 통해 ‘논란이 많은 인사’라고 지적했고,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한 장관 지명을 두고 “충격적”이라 평했다. 이 상임고문은 “집권 초 첫 내각의 법무부 장관에 자기 사람을 앉힌다는 것은 법무부, 검찰, 사법체계를 대통령 휘하에 두겠다는 이야기밖에 안된다”며 “같은 편이 볼 때도 인사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한동훈 장관의 언변이 주목받으며 그에 대한 여론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한동훈 장관의 언변이 주목받으며 그에 대한 여론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언변에 패션까지 연일 화제

그를 둘러싼 부정적 기류는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변화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에서 ‘한국3M’, ‘이모 논란’ 등 무리하게 한 장관을 몰아붙이다가 자충수를 쏟아냈다. 여기에 한 장관의 언변도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한 장관은 “(검수완박으로) 부패한 정치인과 공직자의 처벌을 어렵게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보게 될 피해는 너무나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장관 취임사에서는 “제대로 일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힘 빼기’에 들어간 민주당을 공격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지난 1월 본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는 “유씨나 지금의 권력자들은 마치 무슨 짓을 해도 자기들은 수사하면 안 되는 초헌법적인 특권 계급인 양 행동했다”고 비판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취임 이후 한동훈 장관은 ‘친윤(親尹) 검사’를 대거 요직에 앉히는 등 거침없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고 있다. ⓒ법무부
취임 이후 한동훈 장관은 ‘친윤(親尹) 검사’를 대거 요직에 앉히는 등 거침없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고 있다. ⓒ법무부

 

이후 한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은 연일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 유튜브에 게재된 한 장관 청문회와 취임식 등 그와 관련된 영상 조회수가 급증하고 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도 아닌 장관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건 이례적이다. 안경테부터 가방, 스카프, 마스크, 넥타이까지 한 장관이 쓰는 제품들도 화제를 모았다. 법무부 청사엔 응원 꽃바구니가 쇄도했다. 그에 대한 긍정적 관심은 법무부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세계인의 날’ 행사에 참석한 한 장관의 사진이 게시된 법무부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에는 “내가 살다 살다 법무부 인스타그램 구독에 ‘좋아요’를 누른다”, “장관님 사진 많이 올려달라”는 긍정적 댓글이 쏟아졌다. 이를 두고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한동훈 장관 취임식 유튜브 누적 조회수가 100만이 넘었다”며 “우리가 언제 장관 취임식을 뉴스로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라며 놀라워했다. 윤 실장은 한 장관 인기의 이유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들었다. 이는 용모와 언변, 문필, 판단력 등의 인재 등용 기준을 의미한다. 윤 실장은 “여야가 한동훈이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현시점에선 중간층의 반응이 좋은 쪽이다”며 “외모나 언변, 자기 업무에 대한 전문성, 깔끔함 그런 부분에 대해 말로만 듣던 한동훈인데 직접 보니 뛰어나네 하는 평가가 있다)”고 했다.

 

 

한동훈 장관의 행보를 두고 ‘소통령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한동훈 장관의 행보를 두고 ‘소통령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막강 권한 속 ‘소통령’ 비판 목소리도

민심을 자기 편으로 가져온 한 장관은 취임 후 거침없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고 있다. 그는 취임 이튿날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통해 이른바 ‘친윤(親尹) 검사’를 대거 요직에 앉혔다. 고검장급부터 법무부 주요 간부들까지 상당수가 윤 대통령이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함께 근무했거나 참모로 데리고 있던 이들이다.

 

이어 ‘1호 지시’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폐지했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재출범했고, 옛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대신해 장관 직속 공직자 인사 검증 조직 신설까지 속행했다. 해당 조직의 장은 인사 정보관리단장으로 법무부 장관 ‘밑’이다. 이에 따라 한 장관은 검찰 인사권과 함께 옛 민정수석의 권한과 역할까지 맡아 양손에 칼을 쥐게 되었다. 검찰을 통제하는 수사지휘권과 인사권, 감찰권에 더해 모든 공직자를 검증하는 정보 권한까지 집중된 것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직보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게 된다. 또한 한 장관은 직권으로 상설특검을 발동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한 장관의 행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특정인에게 권한이 지나치게 편중되어 ‘소통령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검찰공화국’을 향한 계획이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 정점에 최측근 한동훈 장관이 있다. 한 장관은 법무부 장관이자 민정수석이며 인사수석이자 검찰총장”이라며 “정말 소통령 한동훈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5월 26일 세종정부청사에서 한동훈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KTV국민방송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은 5월 26일 세종정부청사에서 한동훈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KTV국민방송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법무부는 이에 대해 일문일답식 설명자료를 통해 인사정보관리단 신설은 “대통령실에 집중됐던 인사 추천, 인사 검증, 검증 결과 최종 판단 기능을 대통령실, 인사혁신처, 법무부 등 다수 기관에 분산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음지에 있던 인사검증 업무를 양지로 끌어내 투명성을 높이고, 그동안 ‘질문할 수 없었던 영역’이었던 인사검증 업무를 ‘질문할 수 있는 영역’으로 재배치하는 조치”라고 해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인사 검증 기능의 법무부 이관에 대한 정치권 비판에 “대통령 비서실은 정책을 중심으로 해야지, 사람에 대한 비위나 정보 캐는 건 안 하는 게 맞다”며 “그래서 내가 민정수석실을 없앤 것”이라고 말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혁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편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일각에선 강력한 ‘팬덤’과 ‘안티’를 동시에 보유하게 된 한 장관의 향후 정치권 데뷔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다만 이는 한 장관이 정치권에 가했던 ‘공정’에 대한 비판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청문회에서 제기됐던 자녀의 ‘스펙 부풀리기’ 논란과 로펌 변호사인 부인과의 ‘이해충돌’ 논란, 검찰의 정치개입 논란 등이 언제든 재발화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처럼 ‘내로남불’ 논란으로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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