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포용할 수 있는 ‘지식 확장’의 터
‘다름’을 포용할 수 있는 ‘지식 확장’의 터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2.01.18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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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다름’을 포용할 수 있는 ‘지식 확장’의 터

 

백우열 팩타고라(주) 대표사진=김남근 기자
백우열 팩타고라(주) 대표
사진=김남근 기자

 - 데이터 간 논리적인 인과관계의 저장 가능한 방법 개발
 - 끊임없이 사실을 탐구하는 그룹

20세기의 위대한 천재 철학자이자 현대 영미분석철학 선구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태생의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일반성을 갈망해 점점 일그러져 가는 지성계에 ‘언어 사용의 다양성과 차이’를 강조했던 그는 몇 권의 난해한 저작을 내놓으며 현대 철학을 거세게 뒤흔든 인물이다. 철학의 문제를 재해석하고, 앞으로 극복할 과제를 남겼다. 비트겐슈타인이 남긴 이러한 과제들 중 하나를 풀어내 실생활에 접목시키고자 세상의 모든 사실을 연결하고 믿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슈메이커가 그들을 찾아가 보았다.

 

반갑습니다. 신뢰 기반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과관계 사실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팩타고라(주)(이하 팩타고라)의 대표 백우열입니다. 팩타고라는 온라인 환경에 널려진 수많은 사실을 요약하고, 검증하여 연결하는 데이터 플랫폼으로서 ‘연결’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사실데이터 뿐만 아니라 데이터 간의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저장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죠. 자연어처리와 블록체인 기술이 바탕되었기에 사용자가 사실 그 자체뿐만 아니라 사실의 출처와 맥락을 탐색할 수 있어 더욱 신뢰도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다소 생소한 개념으로 다가옵니다. 어떠한 형태로 구현되는 플랫폼인가요?
  “쉽게 말해 명제의 타당성을 증명해주는 일련의 과정을 IT라는 언어로 접근해 대중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행위라고 생각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현재의 모델을 정립하기 이전에 언론, 정치, 법, 금융 등과 관련된 분야의 문제의식을 해결하고자 했었는데, 팩타고라의 비즈니스 모델이 광고 기반의 모델이 아니다 보니 여러 어려움에 부딪히게 됐습니다. 이 과정을 겪으며 흥미 있는 데이터는 만들어지지만 중요한 것은 구독 모델을 제외하면 단기적으로 매출을 만들 수 있는 사업모델을 찾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그러던 중 데이터 간의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리뷰’ 분야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상품 및 식당 관련 리뷰의 신뢰도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러한 현상이 안타까웠고,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리뷰를 어떻게 선별하고 리스트업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팩타고라 플랫폼에 적용시켜봤고, 실험을 거듭한 결과 대중들이 리뷰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다양한 변수를 ‘사실 데이터화’하는 데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됐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다양한 형태의 리뷰에 집중해 명제의 타당성을 증명하는 과정을 고도화시켜나가고 있습니다”

 

고도화 과정을 통해 어떠한 형태로 구현되게 될지 궁금합니다.
  “위의 내용에 덧붙여 설명해 드릴게요. 앞서 말씀드렸듯 현재 새롭게 실험하고 있는 분야가 ‘제품 리뷰’입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호텔, 식당, 이커머스 채널의 리뷰의 10개 중 4개는 가짜이거나 믿을 수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리뷰가 활용되는 분야는 다양한데 그 피해가 크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죠. 지금 저희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팩타고라의 사실기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팩타고라 API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상품 리뷰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말이죠.

  현재는 인과관계로 이어져 있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단계까지 개발이 완료됐고, 이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웹페이지도 개발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신뢰를 나타내는 다양한 요소에 정량적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토대로 순서를 정해 노출 순서가 정해지게 됩니다. 마치 구글의 ‘페이지 랭크 알고리즘’과 같은 형태로 팩타고라 자체의 알고리즘 필터링 통해 유저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게 됩니다. 현재 이 알고리즘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대중에게 공개할 것입니다”

 

팩타고라의 플랫폼이 사용자와 관련 업계에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바라시나요?
  “팩타고라의 목표는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하여 사용자의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돕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팩타고라는 매일 수많은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는 온라인 환경에서 사용자들이 더 이상 클릭유도성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광고를 통해 상위에 랭크되는 정보에 의존하지 않으며, 믿을만한 정보를 바탕으로 주체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아울러 팩타고라의 서비스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상호운용이 가능한 API를 구축해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모든 비즈니스 모델에서 활용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산업과 분야를 넘어서서 올바른 정보를 소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이 사용자와 업계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처음 신뢰 기반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만들고자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14년 정도를 생활하며 주로 금융, 의료, 소셜미디어 분야의 자연어 처리와 빅데이터 관련 일에 종사했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삼성전자에서 빅데이터 분석, 광고플랫폼, 그리고 수요예측과 관련된 업무를 맡아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머신러닝이나 AI를 활용하는 일들을 주로 했었고요.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말에 퇴사와 함께 본격적으로 팩타고라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팩타고라의 역사는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신뢰 기반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만들고자 마음먹고 준비해온 기간은 그렇게 짧지 않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사실을 가장한 상업적인 거짓들이 아무렇지 않게 공급되고 소비되며 이로부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제 아이디어에 대한 구체화를 본격화하기 시작했고, 코로나-19와 관련되어서도 ‘인포데믹’(infodemic)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가짜뉴스에 대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에 ‘구체화된 아이디어를 구현해내야만 한다’라는 사명(使命)이 생기게 됐죠. 이는 미국의 카네기멜론대학교에 재학 당시 교양수업에서 접했던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저서 [논리 철학 논고]의 영향이 매우 컸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제가 살아오며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팩타고라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왔기에 한국에서의 창업이 더욱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비즈니스 문화 차이로 인한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창업하며 모두 받아들이고 길을 찾아내리라 다짐했었기 때문이죠. 정작 가장 어려웠던 것은 팩타고라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었습니다. ‘취지는 좋은데,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지?’라는 질문들이 바로 그것이었죠. 애초에 저는 큰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으로 팩타고라를 창업한 것이 아니었기에, 가시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하는 게 가장 큰 난제로 다가왔습니다. ‘가짜 뉴스’, ‘필터 버블’과 같은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사회가 가진 큰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은 의심이 없으나, 이를 통해 꾸준한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추천 알고리즘의 기본이 광고수익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이를 받아들여야 했지만, 저는 무조건 적인 광고수익을 내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죠.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팩타고라를 소개하고, 다양한 분야로의 실험을 통해 우리에게 맞는 수익구조를 찾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어요. 다행히 현재는 다양한 기관과 기업 등에서 팩타고라의 취지에 공감해주고 아낌없는 지지도 보내주었지만, 아직도 어떤 방법으로 팩타고라를 소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그리고 어떠한 부분에 흥미를 갖고 궁금증을 갖는지 등을 시험해 보며 사업 모델을 고쳐나가고 있습니다”

팩타고라(주)는 ‘빠르게’ 보다는 ‘올바르게’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나가고자 한다. (좌측부터 서비스 기획자 황수경, 데이터 엔지니어 안지영, QA 엔지니어 황해수, 사업지원 주예림, CEO 백우열, 프로덕트 매니저 유민규, 클라우드 엔지니어 강성규, UX 디자이너 김성경, 프론트 엔지니어 신선아, 백엔드 엔지니어 하연호)사진=김남근 기자
팩타고라(주)는 ‘빠르게’ 보다는 ‘올바르게’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나가고자 한다. (좌측부터 서비스 기획자 황수경, 데이터 엔지니어 안지영, QA 엔지니어 황해수, 사업지원 주예림, CEO 백우열, 프로덕트 매니저 유민규, 클라우드 엔지니어 강성규, UX 디자이너 김성경, 프론트 엔지니어 신선아, 백엔드 엔지니어 하연호)
사진=김남근 기자

 

팩타고라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어떠한 사실에 대해 이것이 ‘100% 진실이다’, ‘100% 거짓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팩타고라는 이를 ‘논리’라는 철학적 사전 안에서 정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고요. 사실과 거짓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주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행위를 누구보다 먼저 행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더불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빅데이터를 다루는 많은 기업이 있지만, 데이터셋 안에 사실 간의 논리적인 관계를 저장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없습니다. 사실과 사실 간의 연결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기업이 팩타고라라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자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중·장기적 비전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먼저 사업과 팀의 성장을 최우선의 목표로 설정하고 정진해나갈 것입니다. 창업 이후 단 한 건의 투자 없이 성장해왔습니다. 그동안 제가 Head of engineering으로 ‘Sturdy Exchange’(미국 할리우드의 다양한 아티스트의 디지털 아트들을 NFT로 만들어서 거래할 수 있는 NFT 거래 플랫폼)라는 기업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쌓은 실제적인 NFT 역량과 경험을 아트세계가 아닌 데이터의 세계에서 발휘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체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어 운영이 충분한 상황이지만, 이 같은 상황과 반대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일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때문에 2022년을 기점으로 투자와 인재 채용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기술적으로는 NFT와 데이터 기술을 결합한 시너지를 통해 남들은 하지 못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자 합니다. 상품리뷰를 비롯한 온라인상에 범람하는 데이터 신뢰성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입니다. ‘빠르게’ 보다는 ‘올바르게’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못다 하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첨언 바랍니다.
  “미래의 인터넷에서 돈보다 중요한 가치는 신뢰가 될 것입니다. 팩타고라는 새로운 web 3.0 세상에서 신뢰할 수 있고 독창적인 사실 데이터가 계속 사용되도록 만드는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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