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방향성 전환
[이슈메이커]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방향성 전환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12.08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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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방향성 전환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이 회사 이름을 ‘메타(Meta)’로 변경했다. 마크 저커버그 창업자가 하버드에 재학 중이던 2004년 대학 기숙사에서 설립해 SNS 산업을 선도했던 페이스북이 17년 만에 이름을 바꾼 것이다.

 

 

ⓒ메타
ⓒ메타

 

‘간판’ 변경 통해 혁신의 상징 자리 탈환 도모

저커버그 CEO는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간) 연례 컨퍼런스 ‘커넥트(Connect) 2021’에서 페이스북의 명칭을 메타로 변경한다고 공개했다. 페이스북의 머릿글자인 ‘F’를 앞세웠던 회사 로고도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 기호 ‘∞’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꿨다. 저커버그는 이 자리에서 “현재 우리 사명은 페이스북이라는 하나의 제품만 나타내고 있어 미래는 고사하고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다양한 일을 대표할 수 없다”면서 새 이름을 메타라고 지은 것은 메타버스에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다만 전반적인 회사 구조는 변하지 않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간판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메타 아래로 들어가게 된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온라인 공간의 3차원 입체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 구현된 개인들이 소통하거나 소비하고, 놀이와 업무까지 하는 등 현실의 활동을 그대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가 비슷한 개념으로 표현되었지만, 최근 들어 진보된 개념의 용어로서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도대체 메타버스가 뭐냐’고 묻는다”며 “이는 인터넷 클릭처럼 쉽게 시공간을 초월해 멀리있는 사람과 만나고 새로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인터넷 다음 단계”라고 했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며 머릿글자인 ‘F’를 앞세웠던 회사 로고도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 기호 ‘∞’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꿨다. ⓒ메타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며 머릿글자인 ‘F’를 앞세웠던 회사 로고도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 기호 ‘∞’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꿨다. ⓒ메타

 

페이스북이 사명을 바꾼 것은 앞으로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페이스북은 AR과 VR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8년간 메타버스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에 3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메타는 향후 1년간 최소 120억 달러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저커버그는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을 위한 다른 제작자와 개발자의 동참도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10년 안에 10억명의 인구가 메타버스를 사용하고, 수조 달러의 디지털 커머스 생태계가 구축되며, 수 백 만개의 크리에이터와 개발자 일자리가 생기는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AR과 VR 기기가 발달하고, 관련 콘텐츠도 증가하면서 메타버스 관련 시장 역시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에서 사용자들은 플랫폼 내 전용 화폐인 ‘로벅스’를 쓰는데, 올해 2분기 사용자들이 로블록스를 사들인 금액만 6억7000만 달러에 이른다. 기업들 역시 메타버스 안에서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거나 발표 및 전시회를 하는 등 메타버스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는 2025년까지 메타버스 관련 시장 규모가 최소 82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가상공간으로 확장하려는 메타의 시도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메타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가상공간으로 확장하려는 메타의 시도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메타

 

내부고발 이후 맞은 위기 돌파구 찾나

메타버스 분야에 대한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두었다는 저커버그 CEO의 설명과 달리 현지 언론들은 최근 불거진 내부고발로 인한 페이스북의 위기를 사명 변경과 연관 짓는 분위기다. 페이스북의 최고 제품매니저로 근무했던 프랜시스 하우건은 페이스북이 증오 발언과 허위 정보를 방치하고, 인스타그램이 10대들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며 관련 내부 문건을 미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와 의회, 언론에 폭로했다. 이에 미 연방 상원은 하우건을 증인으로 불러 페이스북의 문제점을 성토한 데 이어 저커버그 CEO의 의회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이 이러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롭게 사업을 일구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

 

하지만 하우건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크 저커버그 CEO가 회사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안전에 초점을 맞춘 사람이 페이스북을 이끈다면 회사가 더욱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명을 메타로 바꾼 것에 대해서도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그는 “기본적인 안전 구조에 최소한의 투자라도 절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비디오 게임을 만들 수 천 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늘 그래왔듯이 기존의 문제를 제쳐두고 새로운 확장으로 이를 덮는 것은 비양심적인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전문가들의 메타버스의 미래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도 악재다. 카네기멜론대 테퍼경영대학원 팀 더뎅거 교수는 “메타가 본격적인 메타버스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5~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더뎅거는 메타가 개발 중인 서비스는 2000년대 초반 잠시 유행한 컴퓨터 게임 ‘세컨드 라이프’와 같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당시와 비교해 몰입감은 다소 높아지겠지만, 아마 ‘세컨드 라이프의 제2탄’에 그칠 것이다. VR용 단말기 ‘오큘러스 퀘스트2’는 일정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VR은 여전히 취미 수준의 일부를 위한 틈새시장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또한 에릭 슈미트 구글 전 CEO도 “메타버스에서 탁월한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를 제대로 구축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페이스북의 메타로의 변신이 ‘페이스북 페이퍼’ 이후 세간의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에 그칠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담대한 도전의 출발점이 될지 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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