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대선 판세 좌우할 세력은 누구?
[이슈메이커] 대선 판세 좌우할 세력은 누구?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11.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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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대선 판세 좌우할 세력은 누구?

20대 대선의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당락을 가를 ‘캐스팅보터’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여당 지지세가 강한 40대와 야당 강세인 60대 이상을 제외한 2030세대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그리고 여야 후보의 높은 비호감도 속 여성 유권자의 표심, 전통적인 ‘스윙보터’ 지역인 충청권의 선택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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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투표율 자랑하는 MZ세대
흔히 ‘스윙보터’는 마음이 흔들리는 투표자를 의미한다. 통상 선거 때마다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 않아 상황에 따라 바뀌는 ‘부동층’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유권자들은 주로 정치 환경이나 주요 이슈, 선거 캠페인이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당락을 가르는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게 되어 각 정당과 후보자는 이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과거 대선에서 캐스팅보터는 주로 40대가 맡았다. 진보 성향의 2030세대와 보수 성향의 5060세대로 양분된 세대별 정치 지형도에서 중간에 낀 40대들의 선택이 판세를 결정지은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20대 대선은 그동안의 양상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 정치 무관심층으로 분류되던 MZ세대가 캐스팅보터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엔 우선 2030세대의 정치 참여 증가가 있다. 물론 이들의 유권자 비중 자체가 큰 건 아니다. 통계청의 인구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35.9%에서 지난해 26.7%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청년층의 투표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19세와 20대의 투표율은 76.2%로 18대 대선(69.0%)보다 무려 7.2%나 상승했다. 30대 투표율(74.2%) 역시 18대 대선의 70%에 비해 4.2% 증가했다. 다른 연령층의 투표율이 모두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경향이다.
 
MZ세대는 보통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 출생한 30대와 1990년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20대를 지칭한다. 이들 세대는 SNS를 기반으로 모바일 사용과 최신 트렌드에 대한 높은 관심,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지역주의와 이념대립 등 구시대 질서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 전국 순회를 통해 청년들과 토론을 벌였고, 맞춤형 공약도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 전국 순회를 통해 청년들과 토론을 벌였고, 맞춤형 공약도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당에 등 돌린 2030, 국민의힘 지지도 주저
2030세대는 표심의 방향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캐스팅보터로 주목받는다. ‘역대급’ 세대 간 대결이 예상되는 내년 대선은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더라도 40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60대 이상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가 뚜렷하다. 하지만 2030세대의 표심은 오리무중이다.
 
과거 이들 세대는 주로 진보 세력인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다. 하지만 조국 사태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이 겹치며 민주당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변화가 가시화된 건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였는데, 당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의 55.3%, 30대의 56.5%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했다.
 
그렇다고 해서 청년층이 국민의힘에 무작정 힘을 실어주는 것도 아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월 2~4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 ‘의견 유보’ 답변 비율은 평균 23%였는데 18~29세의 경우 그 비율이 41%에 달했다. 30대도 27%로 평균보다 높았다. 무당층 비율이 2030세대에서 특히 높다는 의미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2030세대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이준석 대표와 연대해 표심을 결집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2030세대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이준석 대표와 연대해 표심을 결집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그렇다 보니 주요 대선 후보들은 이들에 대한 공략법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 전국 순회를 통해 청년들과 토론을 벌였고, 맞춤형 공약도 쏟아내고 있다. 연간 200만 원의 청년 기본소득 지급과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 방안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전 국민 일상회복 방역지원금 지급’도 청년세대의 표심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청년의 정치 참여 확대를 강조하며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하향 조정을 약속한 데 이어 지난 11월 14일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을 관람하며 젊은 세대와 접촉면을 넓히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2030세대가 현 정부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낸 원인으로 ‘공정’ 이슈 등을 꼽으며 대책을 제시하며 접근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후보도 2030세대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이준석 대표와 연대해 표심을 결집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윤 후보는 원가 주택과 역세권 첫 집 등 부동산 정책에서도 청년세대에 혜택을 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대거 제3의 후보를 택하며 양당 체제를 거부한 20대 여성들도 이번 대선에의 캐스팅보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18~29세 여성들의 20%가 부동층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의 결과 역시 제3지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15.1%는 제3후보에게 투표한 바 있다.
 
 
MZ세대는 지역주의와 이념대립 등 구시대 질서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는 부분이다. ⓒPixabay
MZ세대는 지역주의와 이념대립 등 구시대 질서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는 부분이다. ⓒPixabay

 

민심 쟁탈전 치열하게 전개될 충청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 지역으로 불리는 충청권 역시 역대 대선 때마다 당락을 결정짓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충청을 얻는 자가 승리한다’는 것이 법칙으로 통한다. 실제 최근 20년간 치러진 네 번의 대선에서 충청권은 최종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표심을 보여줬다. 영·호남이 보수와 진보로 대치하는 정치 구도에서 충청권은 매번 절묘한 표심을 드러내며 새 정권에 손길을 내줬다.
 
16대 대선의 경우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48.91%를 얻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46.58%)에 2.33%포인트 차 신승을 거뒀는데, 노 후보는 대전에서 55.09%, 충남 52.15%, 충북에서 50.41%를 득표했고 이 후보는 대전에서 39.82%, 충남에서 41.22%, 충북에서 42.89%를 각각 얻었다. 노 후보가 광주에서 95.17%, 이 후보가 대구에서 77.75%의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호남과 영남이 극명하게 양분된 상황에서 노 후보의 세종시 행정수도 건설 공약이 충청권을 휩쓸면서 노 후보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양상이 됐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도 전국적으로 3.53%의 격차로 승패가 갈린 것에 비해 충남은 박근혜 후보 56.66%로 42.79%의 문재인 후보와 꽤 큰 격차를 보이며 캐스팅보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거대 양당 후보를 동시 공격하며 몸값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거대 양당 후보를 동시 공격하며 몸값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현재의 충청 민심은 이재명 후보가 다소 앞선 가운데 ‘충청 대망론’을 안은 윤석열 후보가 추격하는 모양새다. 뉴스1이 실시한 지난 11월 7~8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전·세종·충청 지역의 다자 가상대결에서 이 후보는 32.6%를 기록하며 23.7%의 윤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인 8.9% 앞섰다. 하지만 양자 대결에서는 이 후보 38.6%, 윤 후보 34.5%로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4.1%로 나타났다. 윤 후보는 서울 출생이지만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이 충남 공주이다 보니 충청권에서는 윤 후보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한편 연일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를 동시 공격하며 몸값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현재 지지율이 5%에 머물러 있지만, 선두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된다면 해당 수치도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지율이 1%만 옮겨가더라도 안 후보가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래서 안 후보는 “청년세대에 버림받은 후보들이 포퓰리즘 경쟁을 하고 있다”고 이 후보와 윤 후보를 향해 계속해서 날을 세우고 있다. ‘양당 체제 극복’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새로운 물결’ 김동연 후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다. 양당 후보와의 단일화 또는 공동정부 구성, 각자 완주, 제3지대 단일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향후 전개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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