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적폐 청산’의 주역에서 ‘정권교체’ 선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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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11.22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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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적폐 청산’의 주역에서 ‘정권교체’ 선봉으로

 

정치 ‘신예’가 산전수전 다 겪은 경쟁자들을 꺾고 제1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야기다. 그가 본격적으로 정치 선언을 한 지난 6월 말, 국민의힘 입당은 7월 말이었다. 그리고 불과 반년도 되지 않아 윤 후보는 검찰총장 출신 첫 대통령 후보가 되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국민의힘
ⓒ국민의힘

 

“정권교체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 것”

국민의힘은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본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윤 후보는 선거인단에서 21만 34표를 얻었고 여론조사 지지율 37.94%를 얻어 여론조사 환산 득표수 13만 7,929표를 얻었다. 선거인단 득표율 50%와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최종 득표수는 34만 7,963표로 득표율 47.85%를 기록해 1위를 확정했다.

 

홍준표 후보는 선거인단 12만 6,519표를 얻었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8.21% 기록해 환산 득표수 17만 5,267표로 최종 합산 득표율 41.50%를 얻어 2위에 올랐다. 이어 유승민 후보는 최종 합산 득표율 7.47%를 기록했고, 원희룡 후보는 최종 합산 득표율은 3.17%를 얻었다. 경선 결과를 두고 홍 후보를 비롯한 유승민, 원희룡 후보는 깨끗하게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경선에서 끝까지 함께 한 세 후보의 꿈과 비전을 받들겠다”고 밝히며 “대선배님이신 홍준표 후보의 경륜과 ‘G7 선진국 달성의 비전’을 배우고, 경제전문가 유승민 후보의 ‘디지털 인재 100만 양성’, 원희룡 후보의 ‘국가 찬스’ 공약을 허락해 주신다면 제가 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를 향해 “집요할 정도로 저를 주저앉히고자 했다”며 “저 하나만 무너뜨리면 정권이 자동 연장된다고 생각하고 2년 전부터 탈탈 털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데 어떠한 정치공작도 저를 무너뜨릴 수 없다. 국민께서 지켜주실 것”이라고 현 정부를 향해 강한 경고를 했다.

 

또한 윤 후보는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고 국민 통합과 불필요한 규제 혁파, 사회적 취약계층 복지 강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 문화강국, 강한 안보 체제 구축”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이번 대선은 상식의 윤석열과 비상식의 이재명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하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분열과 분노의 정치, 부패와 약탈의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치 입문 선언 후 불과 반년도 되지 않아 윤석열 후보는 제1야당 대선 후보가 되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검찰 생활 내내 ‘특수부 검사’ 생활을 하며 권력 중심부를 타격하는 대형 수사를 맡아 능력을 발휘해왔다. ⓒ윤석열 국민캠프

 

보수의 ‘원흉’에서 ‘희망’이 되다

윤석열 후보는 1960년생으로 서울 출생이다.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난 그는 유년 시절 경제학자의 꿈을 꾸기도 했으나, ‘더 구체적인 학문을 하라’는 부친의 권유로 충암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부친은 한국 사회의 소득 불평등에 대해 오랜 시간 연구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다. 대학 4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으나 2차에서 떨어진 후 9수 끝에 1991년 만 31세의 나이로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23기 수료 후 1994년 검사로 임용된 윤 후보는 8년 만에 사표를 내고 대형 법무법인에 들어갔지만 1년 뒤 다시 검찰로 돌아왔다. 검찰청에 방문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짜장면’ 냄새가 검사 시절 밤샘 수사하던 향수를 자극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검찰 생활 내내 ‘특수부 검사’ 생활을 하며 권력 중심부를 타격하는 대형 수사를 맡아 능력을 발휘해왔다. 노무현 정부 당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강금원 창신섬유 대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고위직 인사들을 구속 수사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BBK 의혹을 수사한 특검팀에 파견됐고, 부산저축은행 수사도 담당했다.

 

윤 후보는 2013년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근무하던 중 ‘국정원 여론 조작 사건’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활동하며 상부의 외압을 폭로해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그는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강골 검사’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이 발언은 현재까지 대선주자 윤석열을 상징하는 하나의 문구가 되었다. 이 사건으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윤 후보는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에서 대구고등검찰청 평검사로 좌천됐다.

 

그러나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특검에서 활약하며 윤 후보는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었고, ‘적폐 청산’ 수사의 성과를 거둬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열렬한 지지와 신임을 받았다.

 

 

정치 입문 선언 후 불과 반년도 되지 않아 윤석열 후보는 제1야당 대선 후보가 되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국민의힘
정치 입문 선언 후 불과 반년도 되지 않아 윤석열 후보는 제1야당 대선 후보가 되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국민의힘

 

2019년 7월 문 대통령은 윤석열 후보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전임 총장에서 다섯 기수를 뛰어넘은 파격 인사였다. 이를 통해 문재인 정부는 윤석열이 ‘검찰 개혁’의 주역이 돼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와 달리 검찰 개혁 상징의 또 다른 축이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정부와 윤 후보의 ‘밀월’은 한순간에 깨졌다. 윤 후보는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사모펀드 불법 투자 논란과 자녀 입시 관련 비리를 집중적으로 수사했고, 결국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윤 후보는 문재인 정권과 완전히 갈라섰다. 조 전 장관에 이어 법무부 수장에 임명된 추미애 전 장관은 윤 총장을 거세게 압박했다. 두 사람은 총장이 장관 부하냐 아니냐 다투는 등 극한 대립했다. 그 과정에서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 정지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윤 전 총장의 정치적 몸집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검찰총장이었으나, 문재인 정부와 정면으로 맞선 ‘반문’의 상징이 됐다.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양대 진영의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경험한 셈이다.

 

결국 윤 후보는 임기 4개월을 앞두고 총장직에서 사퇴했다. 3월 4일 그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현 정부에 선전포고를 던졌다.

 

 

2019년 7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던 윤석열 후보는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정부와 등을 돌리게 되었다. ⓒ청와대
2019년 7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던 윤석열 후보는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정부와 등을 돌리게 되었다. ⓒ청와대

 

자질 논란과 리스크 관리가 과제

반문의 ‘기수’를 찾던 야권은 윤석열이라는 ‘신인’의 등장에 열광했다. 자연스레 야권 대선주자로 부상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네 번이나 연달아 패배하며 맥을 못 추던 보수 진영은 윤 후보를 향해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대권 도전을 공언하기까지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과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등 각계 전문가들과 접촉하며 ‘스터디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지난 6월 ‘정권교체’를 강조하며 정치 도전과 동시에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고 7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하지만 정치인이 되고 나서 윤 후보의 초창기 적응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정치 문법에 익숙하지 않았지 ‘1일 1실언’에 휩싸였고, 캠프에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9월 13일 경북 안동대를 찾아서는 “손발 노동은 인도도 안 하고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해서 물의를 빚었고 10월 19일에는 부산을 방문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을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논란이 커지면서 고개를 숙여야 했지만,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건네는 사진을 인스타에 게재했다가 국민 조롱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토론회 때 손바닥에 보였던 ‘王(왕)’자는 ‘천공 스승’이라는 인물과 맞물려서 무속에 의지한다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윤석열 후보에게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의 반사이익을 넘어선 실력과 확장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의 반사이익을 넘어선 실력과 확장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국민의힘

 

이로 인해 입당 초반 안정적 ‘대세론’을 이어오던 윤 후보는 논란이 반복되며 경선 막판엔 홍준표 후보에게 바짝 추격당하는 분위기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또한 고발 사주 의혹이나 검찰 후배 관련 뇌물수수 무마 의혹처럼 검찰 권력을 남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고, 요양병원 설립 및 운영 과정 때문에 징역형을 선고받은 장모와 주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아내 문제도 명쾌하게 해결된 상황이 아니라 여러 리스크가 남아 있다.

 

하지만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정치 베테랑들로 불리던 경쟁 주자들로부터 파상 공세를 받으면서도 탄탄한 지지율을 유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윤 후보와 같이 현 정부 사정기관 수장 출신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한때 낮은 인지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경선에서 중도 탈락한 것과는 다른 면모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제 제1야당 대선 후보에 오른 윤 후보에게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의 반사이익을 넘어선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정치 초보가 아닌 대선후보 윤석열을 향한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가치관과 비전을 어떻게 제시해 확장성을 도모할지, 그리고 이를 통해 정권교체라는 여망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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