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Power Interview] 김현욱 몸편한 야구 감독
[이슈메이커_ Power Interview] 김현욱 몸편한 야구 감독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1.09.14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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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KBO 투수 3관왕, 간절함으로 만든 불펜 투수의 성공 신화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제2의 김현욱이 완성되는 공간, ‘몸편한 야구’

최근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만남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과거와 달리 은퇴 선수들은 물론 현역 선수들 역시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낸다. 이는 해당 스포츠의 관심 및 유입을 이끌어낼 뿐 아니라 콘텐츠 산업에서도 ‘스포테인먼트’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성장했다. 팬들 역시 유니폼을 벗은 스포츠 스타들의 새로운 모습과 그동안 알지 못했던 치열한 승부의 뒷이야기를 함께하며 신선한 재미를 찾는다. 특히 최근 야구팬 사이에서는 ‘스토킹’이 가장 핫한 콘텐츠 중 하나다. 현역 시절 꽃미남 선수로 많은 사랑을 받은 심수창 해설위원과 정용검 아나운서가 매회 팬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야구인 게스트를 섭외해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웃음과 감동이 가득한 야구 이야기를 함께 나누기 때문이다. 전무후무한 불펜투수 3관왕을 달성하며 중간계투의 전설로 불린 몸편한 야구 김현욱 감독 역시 최근 스토킹하며 은퇴 이후 가장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에서 혹독한 ‘독사’ 코치로 이제는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유소년 선수들을 위한 지도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의 이야기를 이슈메이커가 함께한 이유였다.

 

최근 ‘스토킹’ 출연 후 반응이 어땠나

“LG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던 심수창 해설위원의 섭외로 출연하게 됐다. 처음 섭외를 받았을 당시 부담도 있었으나 오랜만에 팬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 제작진 역시 저에 대한 많은 자료를 준비했고 저 역시도 선수시절 하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와 고마움을 전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출연 이후 댓글과 커뮤니티 등에서 팬들의 반응 역시 나쁘지 않았다. 지인들에게도 오랜만에 연락을 많이 받았다. 특히 최근 시작한 유소년 야구센터로도 문의 전화가 이어져 몸편한 야구를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됐다. (웃음)”

 

‘몸편한 야구’를 설립한 계기가 있다면

“은퇴 후 프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때는 특별한 준비과정 없이 바로 시작했던 부분이라 여러 가지 부분에서 부족한 면이 많았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을 가르치며 이제는 스스로도 공부도 많이 하고 경험도 쌓아왔다. 프로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대한민국 야구의 희망인 유소년 선수들에게 이를 전달할 수 있다면 더욱 의미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 2년 전부터 마음속으로 준비해왔다. 이곳의 네이밍에서처럼 몸이 재산인 선수들에게 기본기를 다지며 늘어지는 편안함이 아닌 좋은 기술과 부상 없이 편안한 몸으로 선수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했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아마추어 선수들을 가르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프로는 대부분 완성형 선수라면 유소년 선수들은 확실히 원석에 가깝다. 그렇기에 각자의 특화된 부분을 발견하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큰 숙제였다. 특히 기초공사 즉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기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더욱이 기초를 다지는 훈련은 선수들에게도 재미가 없다. 그러나 간절함이 있는 선수들이기에 습득력 역시 뛰어나다. 반면 저 역시도 오랫동안 프로에만 있었기에 가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도 이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짐을 깨닫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항상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더 낮은 자세로 다가가는 것이 필요했고 저도 선수들도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 이곳이다.”

 

확고한 본인만의 지도 철학이 있다면

“간절함이다. 특히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에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간절함이 우선이다. 이후에는 야구팬과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물론 스스로에 대한 간절함으로 실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 속에 간절함을 키우며 동기부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지도자로서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몸편한 야구와 함께 이루고픈 바는 무엇인지

“올해 첫 시작을 알린 이곳 공간이기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여전히 트레이닝 파트에서 미흡한 적이 많기에 해당 분야 코치진의 추가 합류도 필요하고 시스템도 더 다듬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으로 몸과 기술이 모두 만들 수 있는 센터를 만들고자 한다. 더 나아가 지금은 이곳에 제 유니폼이 대부분 전시되어 있지만 향후에는 몸편한 야구선수 출신들이 프로야구나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좋은 성적을 거둬 이곳에 그들의 유니폼을 전시할 수 있다면 더욱 의미 있지 않을까?”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혹사의 중심에서 혹사를 논하다

몸편한 야구 김현욱 감독은 마흔 살을 맞이한 한국 프로야구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겨온 레전드였다. 특히 1997년 전 세계 야구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불펜 투수 최초 20승을 거둔 것은 물론 투수 3관왕을 차지하며 중간계투의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갔다. 이후에도 그는 불펜 투수 최초 연봉 2억 원 돌파 등 이전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불펜 투수의 중요성을 확실히 각인시켜준 선구자였다. 그런 그의 야구 인생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논란이 ‘혹사’이다. KBO 투수 3관왕이 생각하는 혹사의 기준과 못다 한 그의 야구 이야기가 궁금해 질문을 이어갔다.

 

투수 3관왕을 차지한 1997년 시즌을 돌아보자면

“고향 팀과도 같던 삼성라이온즈를 떠나 쌍방울 레이더스로 트레이드됐으나 허리 부상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1995년 김성근 감독님께서 우리 팀으로 부임하면서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다. 저도 당시를 돌아보면 무슨 용기였는지 모르겠으나 감독님 손을 잡고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기회를 얻게 되었고 1997년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이어졌다. 혹사는 기록을 만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하는데 이는 만들어 준다고 만들어지는 기록도 아니었다. 당시에 제 공도 좋았지만 운도 좋았던 것 같다. 거의 매일 인터뷰를 하며 가장 많이 했던 이야기가 ‘던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였다. 주변에서는 당시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고도 MVP 수상을 하지 못했던 부분의 아쉬움을 물어보기도 하는데 단연코 아쉽지 않다. 물론 당시 이승엽 선수가 더 훌륭한 기록을 만들어내 MVP 욕심은 없었지만 밀어주기 논란 등으로 기록이 평가절하되며 연말 투수 관련 시상식에서 하나의 상도 받지 못한 부분은 조금 아쉬운 마음이었다.”

 

본인의 성공적 커리어 이후 불펜 투수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사실 이전까지 불펜 투수의 중요성은 공감을 얻지 못했다. 좋은 투수라면 선발 혹은 마무리로 주로 등판하기 때문이다. 저는 프로선수로서 500경기 넘게 출전하며 단 2경기만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1997년 투수 3관왕도 불펜 투수로서 만들어낸 부분이며 연봉 2억 돌파 역시 불펜 투수 최초다. 어쩌면 저의 활약 이후 불펜 투수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점과 이후에도 좋은 안지만, 정현욱, 권혁 등 우수한 불펜 투수들이 많이 배출됐다는 점에 자부심이 있다.”

 

김성근 감독과의 조우가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였을까

“물론이다. 당시 감독님께서 우리 팀에 오지 않았다면 저는 선수가 아닌 프런트로 삼성에 복귀했을 것이다. 감독님의 야구 스타일을 두고 야구팬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지만, 정작 감독님과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대부분은 감독님에게 감사함을 표현할 것이다. 감독님께서는 야구의 간절함을 깨닫게 해주신 분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혹사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아마도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이지 않을까? (웃음) 물론 1997년과 1998년 상당히 많은 투구를 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철저한 분업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감독님뿐 아니라 모든 팀에서 필승조의 의존도가 높았다. 저 역시도 거의 매일 경기에 나서면서도 혹사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팀을 위한 승리가 우선이었고 경기를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기였다. 그렇기에 저를 두고 혹사 논란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혹사의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혹사라는 단어조차 좋아하지 않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던지기 싫은 혹은 던질 수 없는 상황에서 계속 출전시키는 것이 혹사라고 생각한다. 나는 던지고 싶고 기회가 필요한데 단순히 이러한 기회의 양이 많아졌다고 혹사라고 단정 짓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물론 혹사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마다 능력이 다르고 팀마다 사정이 다르기에 융통성이 필요할 것 같다.”

 

선수로서 건강한 몸과 성공적 커리어 중 하나를 택하자면

“작년에 LG에서 차우찬 선수와 이러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야구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던질 기회가 없다면 그것만큼 슬픈 것이 없다고. 출전하지 못하면 우리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을까? 실제로 부상이 아닌 건강한 몸으로도 2군에서만 머물다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다. 이들 역시 야구를 시작하며 2군에서 건강한 몸으로 은퇴하는 모습을 그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건강한 몸으로 오랫동안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며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만약 둘 중 하나를 선택하자면 저는 커리어를 선택할 것이다.”

 

김현욱 감독과 그 어느 때보다 속 깊은 야구 이야기를 나누며 문득 야구에 정답이 있겠냐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는 “당연히 야구에 정답은 없습니다. 정답이 있다면 누구나 최고의 선수가 되지 않을까요? 다만 야구를 대하는 자세에 있어 정답은 있다고 봅니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야구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나를 단련시킬 수 있겠냐는 고민은 항상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간절하고 진심이 가득한 자신의 야구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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