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Power Interview] 고정운 김포 FC 감독
[이슈메이커_ Power Interview] 고정운 김포 FC 감독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1.07.13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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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3부 리그 감독으로 돌아온 K리그 레전드 ‘적토마’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김포 FC, K리그의 레스터시티를 꿈꾸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 축구팬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최고의 리그 중 하나다. 축구 팬이 아니더라도 첼시, 맨시티, 맨유, 리버풀, 아스날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구단의 이름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지난 2015~2016시즌 동화 같은 일이 발생했다. 레스터 시티가 그 주인공이었다. 팀 창단 후 줄곧 하부 리그에 머물며 축구 팬들에게 조차 낯선 이들이 1부 리그 승격 후 2015~2016시즌 기적과도 같은 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축구계에서는 이를 흔히 ‘레스터 동화 시즌 1’이라 부른다. 레스터 시티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 2020~2021시즌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레스터 동화 시즌 2를 완성한 것은 물론 더는 동화나 기적이 아닌 명문 구단으로의 성장 중이다. K리그에도 제2의 레스터 동화를 꿈꾸는 팀이 있다. 모든 축구 팬이 K1 혹은 K2에 열광할 때 K3에서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는 김포 FC가 그 주인공이다. 비록 지금은 K3에 머물렀지만, K2 승격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K1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십 우승까지 꿈꾼다는 김포 FC의 청사진. 그 중심엔 K리그 레전드, 적토마 고정운 감독이 있었다. 

K리그 레전드가 3부리그 소속인 김포 FC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는
“작년 김포 FC 감독직을 수락하며 주변에서도 많이 놀라는 분위기였다. 김포 지역 내에서도 ‘고정운이 여기를 왜 오지?’라는 의문이 있었다고 한다. 비록 김포 FC가 속한 K3가 축구 팬의 관심에서 다소 멀게 느껴지지만 어떤 팀과 함께하는 것보다 어떤 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더욱이 김포시는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젊은 층의 인구유입이 급격히 늘어난 도시다. 그러나 지역민에게 우리 팀이라고 불릴 수 있는 프로구단의 역할이 미비했다. 따라서 정하영 김포시장님께서 제시한 청사진과 축구를 향한 애정이 진심으로 느껴졌기에 감독직을 수락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김포 시민축구단이었으나 올해부터 김포 FC로 변화하는 것은 물론 새롭게 완성된 김포 솔터구장에서 K3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완성하고자 한다.”

 

©김포 FC
©김포 FC

 

김포 FC의 지향점은
“현재 우리 팀은 K3 소속이다. K1, K2 리그 팀들은 프로축구 연맹에 가입된 정식 프로구단이며 K3는 대한축구협회 소속의 세미프로구단이다. 대한축구협회에서도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통합을 목표로 기존 K1, K2 리그의 승강제는 물론 K3 리그와의 승강제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포 FC 역시 이전까지 김포 시민축구단이라는 이름으로 7~8년간 시 예산으로 구단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김포 FC 법인을 발족하며 향후 K2, K1으로 승격 가능한 상황에서 정식 프로구단의 면모를 갖추고자 실력은 물론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K리그 레전드가 바라본 K3는 어떤 모습인지
“가장 큰 차이가 선수들의 자신감이었다. 김포 FC 소속 선수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K3 선수들이 1부리그와 2부리그 혹은 대학 무대에서 실패를 맛봤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K3 구단 대부분이 저예산으로 운영되며 연봉 및 처우도 열악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고 이는 자신감 하락과 경기력으로도 나타나는 것 같다. 따라서 김포 FC는 올해부터 법인 전환으로 예산도 확충되었고 1부리그 못지않은 시설을 갖추 새 구장에서 이곳 구성원들이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축구에 집중할 수 있길 바란다. 저는 감독이자 이들의 축구 선배로서 지금은 K3에 있지만 이들이 언젠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김포 FC
©김포 FC

 

한국 축구 발전에 있어 K3의 역할과 중요성
“현재 K1은 12개 구단, K2는 10개 구단이 존재한다. 이들 구단에서 매년 신인 선수를 영입한다지만 1년에 100명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평생 축구만 해온 나머지 선수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3부리그와 4부리그가 중요한 이유이다. 축구 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선수들 축구로 성공을 꿈꾸었던 이들에게 3부리그는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동아줄이자 가교이다.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만으로도 대한민국 축구계에 공헌하는 부분이 많으며 언젠가 이들 중 누군가는 레스터 시티의 제이미 바디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가 되지 않을까?”

적토마 고정운의 지도 철학은
“이 자리에서 특별한 전술이나 목표를 제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현역 시절에도 그렇고 지도자로서도 결국 진정한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열심히 하면 뭐든 할 수 있다. 따라서 제가 추구하는 축구는 많이 뛰는 축구다. 수비나 공격 모두 특정 포지션에 머무르기보다 수비 상황에는 모두가 수비, 공격 상황에는 모두가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올라운드 축구를 지향한다.”

 

©김포 FC
©김포 FC

 

적토마 고정운, 못다 한 축구 이야기
현역 시절 화려하진 않아도 그 누구보다 그라운드 위에서 우직하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최선의 퍼포먼스를 선보인 K리그 레전드, 적토마 고정운. 거침이 없어 보였던 그의 축구 인생은 돌이켜 보면 늘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적토마 고정운의 못다 한 축구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해 보자.

당시 최강 일화의 구성원이었다.
“당시 일화는 신생팀이었기에 선수들 대부분 절실함이 컸다. 나를 포함한 동기 대부분이 신생팀이지만 엔트리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했다. 더불어 당시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인 박종환 감독님의 카리스마와 지도력이 더해서 빠르게 강팀으로 성장했다. 당시 국가대표나 스타 플레이어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리체프라는 당대 최고 골키퍼의 등장, 저를 포함한 이상윤, 신태용 등 신진급 선수들이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하며 K리그 명문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처음 참가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어떤 의미였나
“사실 월드컵은 애증의 관계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 출전한 것은 대부분 축구 팬이 알고 있으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최종예선까지는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다만 여러 가지 이유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국가대표로 10년 이상 활약했으나 정작 월드컵에는 한 번밖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 늘 아쉽다. 그럼에도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할 정도로 제 축구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

 

©김포 FC
©김포 FC

 

당시 해외 진출의 기대도 높았다
“1994년 월드컵 이후 독일 분데리스가 레버쿠젠에서 차범근 감독님을 통해 직접 울 구단으로 오퍼가 왔다. 저를 포함한 구단 실무진이 협상에 들어갔고 구체적인 이적료와 연봉까지 제시됐으나 결국 1년만 더 뛰길 바라는 구단의 만류로 성사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축구 인생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다. 당시 독일 진출이 이뤄졌다면 고정운의 축구 인생, 혹은 한국 축구사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웃음)”

K리그 레전드였지만 지난 축구 인생이 늘 순탄하지는 않았다
“저 역시도 지난 삶을 돌아보면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느낀다. 모교인 건국대 축구부 역시 제가 입학하며 조금씩 축구 명문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지금은 K리그 명문 구단으로 기억되는 일화 역시 제가 신생팀 첫 멤버였다. 독일 진출에 실패하고 K리그 출신 중 처음으로 일본 J리그에 진출하며 많은 비난도 얻었으나 이후 후배들에게 좋은 길을 제시할 수 있었기에 후회는 없다. 지도자로서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K3라는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의 팀을 맡고 있지만 영국의 레스터 시티, K리그의 수원 FC처럼 김포 FC에서도 해피엔딩을 이루고자 한다. 늘 힘든 순간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원하는 것은 이뤄지더라.”

 

©김포 FC
©김포 FC

 

어떤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은지
“지금도 많은 축구 팬이 고정운=적토마로 기억해준다. 저 역시도 적토마라는 닉네임이 가장 마음에 든다. 더불어 앞으로도 축구 팬분들이 고정운을 떠올리면 축구를 잘했던 선수로 기억해주는 것도 좋지만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이는 선수 때도 마찬가지고 지도자로서도 마찬가지다. 언제 어느 자리에서도 늘 열심히 하는 고정운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으며 그렇게 되기 위해 지금까지처럼 늘 노력할 것이다.”

인터뷰 당시 한국의 레스터 시티를 꿈꾼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강조했던 김포 FC 고정운 감독. 이슈메이커와의 인터뷰 이후 거짓말처럼 김포 FC는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였고 비록 최근 경기에서 패하긴 했으나 이전까지 7연승을 내달리며 K3 선두에 올랐다. 어쩌며 다소 헛된 바람이라 생각했던 그의 꿈이 조금씩 현실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와 함께 김포 FC가 만들어갈 새로운 동화를 축구 팬 모두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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