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세계 호령하는 ‘K-스토리’
[이슈메이커] 세계 호령하는 ‘K-스토리’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6.15 13: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세계 호령하는 ‘K-스토리’
 

웹툰과 웹소설을 중심으로 하는 ‘K-스토리’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신(新) 한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유럽과 동남아까지 지역은 물론 영화와 게임, 캐릭터 사업으로 무한 확장이 가능한 가능성을 지닌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웹툰의 판타지 작품 ‘신의 탑’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해 세계 각지에서 방영되며 IP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네이버웹툰
ⓒPixabay

 

포털과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폭발적 성장
웹툰은 1990년대 말 아마추어 작가들이 자신의 홈페이지나 인터넷 커뮤니티 공간에 만화 작품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전통적인 출판 만화의 형식에서 벗어나 위에서 아래로 내리면서 읽는 작화 양식을 적용했는데, 2000년대 초 인터넷 포털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플랫폼화가 이뤄졌다. 야후코리아를 시작으로 다음과 네이버가 줄줄이 합류하며 스타 작가가 탄생하고 생태계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웹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기존의 세로 감상 방식이 직사각형 화면을 가진 스마트폰과 잘 맞아떨어졌고, 언제 어디서나 감상이 가능하다는 부분도 강점이었다. 이는 속도감 있는 내용 전개로 이어지며 탄탄한 콘텐츠 경쟁력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서서히 수익모델도 구축되었다. 과거에는 포털의 트래픽을 올릴 용도로 쓰이며 주요 수익원이 광고에 그쳤지만 2012년부턴 유료 결제 시스템이 도입됐다. 특히 후발 주자인 카카오페이지의 ‘기다리면 무료’ 과금 시스템은 2010년대 후반 들어 한국 웹툰·웹소설 산업의 대표적인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는 작품의 초반 몇 화를 다 본 이용자들이 일정 시간을 기다리면 다음 회차를 무료로 볼 수 있고, 즉각적으로 보길 원하는 독자에게는 결제를 유도하는 부분 유료화 모델이다. 다음 화 내용을 바로 보고 싶어 하는 많은 독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기 시작하며 ‘기다리면 무료’ 모델은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 웹툰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넷플릭스’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어 해외에서 큰 각광을 받으며 원작 웹툰의 인기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스위트홈’이다. 지난해 12월 넷플릭스 드라마로 공개된 스위트홈은 공개 직후 8개 국가에서 1위에 올랐다. 드라마의 인기가 치솟자 원작 웹툰에 대한 관심도 커져 네이버웹툰의 미국서비스에는 “넷플릭스 영상 보고 왔다”, “원작 웹툰이 있는 줄 몰랐다”는 댓글이 달렸다.

 
  케이블 방송사와 넷플릭스에 동시 공개된 ‘경이로운 소문’ 역시 마찬가지로 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웹툰 원작의 영화 ‘승리호’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어 웹툰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었다. 총 누적 조회 수 1억 회 이상을 기록한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올해 5월 웹툰이 만들어진 뒤 웹소설 매출이 크게 늘기도 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매출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했다고 답한 업체는 60.5%, 해외 매출이 늘었다고 답한 업체는 71.9%에 달했다.

 

네이버웹툰의 판타지 작품 ‘신의 탑’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해 세계 각지에서 방영되며 IP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의 판타지 작품 ‘신의 탑’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해 세계 각지에서 방영되며 IP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네이버웹툰

 

‘총성 없는 전쟁’ 펼치는 빅테크 기업
K-스토리 산업의 글로벌 진출과 성장을 견인하는 곳은 네이버와 카카오다. 2013년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네이버는 이후 ‘웹툰스닷컴’을 영어권 서비스 도메인으로 사용하면서 ‘웹툰=네이버웹툰’이라는 등식을 심고 있다. 구글플레이 어플리케이션 마켓 만화 분야 수익 기준 100개 이상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8,000억 원의 거래액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미국을 본진으로 삼아 IP(지식재산)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울 구상이다.

 
  최근에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세계 웹소설 1위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해 명실상부 웹툰과 웹소설 1위 플랫폼을 모두 거느리게 됐다. 국내 1위 웹소설 업체로 불리는 문피아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웹툰과 왓패드 간 시너지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Z세대가 열광하는 스토리텔링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플레이어로 성장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역시 자회사 카카오페이지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전체 매출은 2016년 640억 원에서 지난해 2571억 원으로 늘어날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또한 일본에 진출한 웹툰·웹소설 플랫폼 ‘픽코마’는 2020년 일본 어플리케이션 비게임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고, 최근 북미 최초의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와 모바일 영문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 ‘래디쉬’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웹소설의 IP를 기반으로 웹툰을 만들고, 웹툰을 기반으로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을 제작해 또 다른 저작물로 만들어져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콘텐츠는 IT 기업의 효자 노릇이 되고 있다. 투자가 계속되며 작가들 역시 저작권료는 물론 광고, 2차 판권과 같은 수익모델이 증가해 충분한 수입을 보장받고 있다. ‘배고픈 직업’이라는 단어는 옛말이 된 셈이다. 웹툰 작가는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 직업 상위권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퇴근 후 다양한 창구를 통해 소설을 연재하는 일도 큰 인기다. 네이버의 지난해 웹툰·웹소설 아마추어 창작자는 70만 명에 달할 정도였다. 이처럼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다양한 고품질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장점 속에 다방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K-스토리가 세계 콘텐츠 시장의 역동성을 더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김광성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