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송가연 종합격투기선수
[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송가연 종합격투기선수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1.05.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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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격투가 아닌 새로운 삶으로의 챌린지
 

운동이 좋아 운동선수의 꿈을 키웠고,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에 희열을 느끼며 끊임없이 성장을 갈망했던 한 소녀가 있다. 만화책 주인공이 훈련하는 모습에 영감을 얻고 만화책에 나오는 훈련법을 따라 할 정도로 순수한 열정이 가득했던 소녀. 무작정 강해지기 위해 경호고등학교에 지원을 할 정도였다. 방송에 출연하며 유명해지고, 프로 종합격투기 무대에 데뷔하며 꿈을 향한 꽃길이 펼쳐지는 듯했다. 꿈을 좇아 쉼 없이 달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펼쳐질 길이 탄탄대로처럼 보였지만, 그 길은 포장된 도로가 아니었다. 사고도 났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멀지만 돌아가는 길도 택해봤다. 그러나 결국 그 길이 만나는 지점은 같았다. 이제 선택할 때가 됐다. 계속 걸어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다른 행선지로 목적지를 바꿀 것인가. 그녀의 선택을 들어보았다.

 

사진=김남근 기자
사진=김남근 기자

 

약 3년 만에 언론에 얼굴을 보였습니다. 팬들과 독자들에게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인터뷰를 하게 돼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찾아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송가연입니다”

지난 2017년, 싱가포르 이볼브 MMA(Evolve MMA/이하 이볼브)로 거취를 옮기며 훈련을 이어간 것으로 들었습니다. 
  “정말 우연히 이볼브 측에서 먼저 오퍼가 왔습니다. 저는 처음에 싱가포르가 어디 있는지도 잘 몰랐고, 이볼브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가 없었죠. 하지만 이볼브에서는 선수로서 최상의 훈련 환경을 제공해주기로 약속했고, 선수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욕심 하나로 싱가포르 행을 선택했습니다. 후회 없이 훈련했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저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의 생활이나 훈련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도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었습니다. 그곳에서의 생활이 좋다, 좋지 않다를 넘어 저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상황이었기에 힘듦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며 매사에 감사하며 지냈습니다. 
  운동선수의 길을 선택했다면 훈련 자체가 축복을 받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지난 몇 년간 MMA 시합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송가연 선수는 싱가포르 이볼브 MMA로 거취를 옮긴 후 지난 몇 년간 MMA 시합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전한다.ⓒ 송가연
송가연 선수는 싱가포르 이볼브 MMA로 거취를 옮긴 후 지난 몇 년간 MMA 시합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전한다.ⓒ 송가연

 

시합에 나가는 선수들과 동일한 훈련을 받았나요?
  “실제 시합을 뛰는 선수들과 동일하게 훈련했기에 운동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선수로서의 몸도 더 빨리 올라오는 것 같았습니다. 기술도 많이 습득했기에 행복했습니다”

지난해 복귀를 암시하기도 했는데, 계획이 달라진 건가요?
  “당초 계획은 2021년도에 복귀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문제들이 생기게 되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잠시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2021년만 바라보고 기다려왔었기에 저에게는 정말 힘든 결정이었지만, 여러 분쟁을 겪는 것보다 제 삶에 있어서 발생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제 삶의 다음 스텝을 밟아나가는 것이 맞지 않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시합과 복귀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확답을 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고, 다른 분야로 도전을 시작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팬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인 것 같습니다.
  “네. 저도 팬분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이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도 많았습니다. 저 역시도 불과 얼마 전까지 그동안 준비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꿈을 꾸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앞으로 MMA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저 자신이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시합을 뛸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기에, MMA 무대에 다시 오르는 것이 저에게는 욕심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 송가연
ⓒ 송가연

 

그동안 운동선수 생활을 해오며 운동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나요?
  “저에게 운동은 힘든 과정이 아니라 행복 그 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훈련을 통해 성장하는 데 엄청난 행복감을 느꼈으니까요. 훈련을 함에 있어 주변 상황이 힘든 적은 있었지만, 운동 자체의 힘듦은 제가 감당할 수 있는 힘듦이었기에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제 상황으로 인한 힘들었던 시간들은, 격투기 이외의 삶에서 배운 부분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대중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저에게 관심을 보여주셔서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선수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감사함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본업에 충실하며 그 외적인 부분들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순서가 바뀌었던 것 같습니다. 격투가 본분에 맞게 성과를 보인 후 대중들에게 다가갔어야 했는데, 뒤바뀐 순서로 자극적인 내용으로만 부각된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있습니다”

싱가포르로 거취를 옮긴 뒤에도 많은 팬으로부터 응원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팬분들의 과분한 관심과 사랑에 저는 정말 축복받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한 게 없습니다. 그저 제 할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이렇게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건 축복이라는 단어 말고는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어떠한 다른 면을 보고 저를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시간이 지나며 제가 알게 된 것은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은 저를 계속 응원해주시는구나’였습니다. 한번은 ‘송가연 선수를 잘못 봤었어요.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시는 분인지 몰랐네요’라는 장문의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럴 때 선수로서 시합을 뛰지 못해도, 이 모습 자체를 바라봐주시는 분들도 계신다는 사실에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 송가연
ⓒ 송가연

 

국내외에서 다양한 일들을 겪으며 마음가짐도 단단해졌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든 싱가포르에서든 저는 그저 열심히 하는 것밖에 몰랐습니다. 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열심히 했었지만, 심적으로는 방황도 많았죠. 저 자신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모호했던 것 같아요. 시합도 나가지 못하는데 과분한 관심을 가져주시고, 시합을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은 시합을 허락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무엇이 옳은 길인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이 시간을 겪으며 신앙적으로 어떠한 기준이 잡혀가는 듯했습니다. 옳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에 제가 이 시간을 견디고 성숙해갈 수 있는 옳은 길이라 생각했고, 조금은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제 마음의 기준이 생기며 주변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보다 더 힘든 일을 겪고 계신 분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계기가 생기게 됐죠. 삶의 시각이 넓어졌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희망과 꿈을 꿀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2021년 이전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지금의 결정을 내리기까지 지난 몇 개월간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후회는 없어요. 이 상황까지 오게 된 모든 과정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했어요. 
  저 자신을 뒤돌아보면 저는 운동이 정말 하고 싶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운동할 수 있었고, 제 한계를 밀어붙여 봤고, 해외에서 강한 선수들과 부딪히며 자신을 성장 시켜 왔습니다. 팬분들에게 이러한 저 자신을 보여주는 게 유일한 보답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상하리만큼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자체로도 그들에게 제 진심이 전해진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앞으로도 격투기에 도전했듯이 무엇을 하든 똑같이 열심히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몇 년간 복귀를 통해 팬분들과 만나는 날을 상상하며 기다려왔는데, 이에 대해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고, 저를 믿고 기다려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사진=김남근 기자
“지난 몇 년간 복귀를 통해 팬분들과 만나는 날을 상상하며 기다려왔는데, 이에 대해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고, 저를 믿고 기다려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사진=김남근 기자

 

위로를 받고 싶었던 적도 있으셨나요?
  “사실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다른 선수들의 시합을 보는 것조차 견디기 어려웠죠. 심지어 축구 중계 시합을 볼 때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만 봐도 눈물이 나곤 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어요. 그래서 속으로는 포기하고 싶기도 했고, 위로를 받고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 역시 저를 아껴주시는 팬분들로 인해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제는 격투가로서가 아니라 제 삶에 있어서 새로운 챌린지가 시작됐습니다. 그 도전의 시작은 타인을 돕는 일부터 시작될 것 같습니다. 저에게 운동이라는 재능 외에도 다른 재능들이 있으리라 생각해요. 이 재능을 살려 굳이 격투기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끝으로 못다 한 말씀이나 강조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몇 년간 복귀를 통해 팬분들과 만나는 날을 상상하며 기다려왔는데, 이에 대해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고, 저를 믿고 기다려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격투기가 아니더라도 사회에 긍정의 힘을 줄 수 있는 활동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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