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이 가장 유용합니다”
“아름다운 것이 가장 유용합니다”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1.05.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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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아름다운 것이 가장 유용합니다”

가구 산업이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대량생산체제 아래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전성기를 일궈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홈퍼니싱족의 증가와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시장의 성장과 맞물리며 외연의 성장과 시장의 성숙도가 함께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가형 가구에 대한 피로도 증가가 더해지며 브랜드 디자인 가구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져 디자인 브랜드 시장 역시 동반성장하는 모양새다. 이에 비스포크(Bespoke) 홈 스타일링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보블릭(vblk)의 약진이 돋보인다.

박래원 ㈜보블릭(vblk) 대표사진=김남근 기자
박래원 ㈜보블릭(vblk) 대표사진=김남근 기자

 

디자인 브랜드의 특별한 감동의 가치 전하다
지난 2014년 이케아(IKEA)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대한민국 가구 시장에는 커다란 변혁이 찾아왔다. 고가의 해외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에 견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대단히 저렴한 가격이 형성되어 국내 소비자들에게 커다란 반향(反響)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이 열풍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너도나도 이케아에 열광하며 가구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집 꾸미기’가 본격화된 것이다. 당시 국내 가구 업체들은 이케아 신드롬에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다. 하지만 약 7년이 지난 지금, 이케아가 만들어놓은 홈퍼니싱 트렌드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준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 저가형 가구 시장이 처음 열렸을 때만 해도 업계 생태계에 위기가 찾아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과론적으로 위기가 아닌 ‘인식의 개선’이 실현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공간에 자신이 원하는 가구를 들이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경험을 하게 됐고, 이 경험을 통해 형성된 ‘공간의 가치’는 디자인 브랜드의 인식 개선에 촉진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비스포크(Bespoke) 홈 스타일링 서비스를 통해 매년 3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박래원 ㈜보블릭(vblk/이하 보블릭) 대표의 주장이다. 그의 말처럼 최근 국내 디자인 브랜드 시장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이케아가 만들어놓은 홈퍼니싱에 대한 높아진 인식과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주거 공간, 혹은 사무 공간이 주는 감동의 가치 경험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사실 가구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기 어려운 카테고리 중 하나다. 아무리 작은 가구라 할지라도 한번 공간에 자리 잡게 되면 수년 이상을 채우고 있어서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시장의 변화와 카페 문화의 활성화 같은 높아진 삶의 수준은 대중들이 가구에 대해 보다 직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보블릭이 보수적이었던 프리미엄 가구 시장의 딜러십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전통 있는 디자인 브랜드를 보다 쉽고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금액과 빠른 배송을 통한 홈스타일링 서비스로 진출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박래원 대표는 “디자인 브랜드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은 높은 가격이라는 장벽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만약 디자인 브랜드가 그 값에 걸맞은 가치가 없었다면 냉정한 시장 경쟁에서 도태됐을 것입니다”라며 “하나의 디자인 브랜드가 50년, 100년 이상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시장에서 가치가 있고 사용자들에게 인정받았다는 것을 대변합니다. 때문에 보블릭은 이 부분에 집중해 전 세계에 숨어있는 디자인 브랜드들을 찾아 소개하고, 소비자들에게 가구가 주는 특별한 감동의 가치를 전하는 것을 저희의 사명이라 여기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보블릭(vblk)은 보블릭의 멤버십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이들에게 디자인 브랜드의 당위성(當爲性)과 가치를 전하고자 쇼룸의 확장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은 이전 전의 판교 쇼룸.ⓒ ㈜보블릭
㈜보블릭(vblk)은 보블릭의 멤버십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이들에게 디자인 브랜드의 당위성(當爲性)과 가치를 전하고자 쇼룸의 확장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은 이전 전의 판교 쇼룸.
ⓒ ㈜보블릭(vblk)

 

디자인 브랜드로의 진입장벽 낮출 것
현재 보블릭은 ‘좋은 가구가 좋은 공간을 만든다’라는 믿음 아래 갇히지 않은 젊고 새로운 시선으로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홈스타일링 서비스’를 안착시키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단순히 몇몇 브랜드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 브랜드를 소싱할 수 있는 유통 경로 확보를 통해 소비자들이 집을 꾸밀 때 다양한 브랜드를 고려해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구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더불어 보블릭의 가구 전문가들이 브랜드들의 장점과 브랜드가 가진 의미 등을 소비자들에게 큐레이션하기에 소비자들은 높은 기회비용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삶의 질 향상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아름다운 것이 가장 유용합니다’라는 보블릭의 모토를 대중들에게 전파해나가고 있다.

  박래원 대표는 “보블릭의 멤버십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이들에게 디자인 브랜드의 당위성(當爲性)과 가치를 전하고자 쇼룸의 확장 이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해왔지만, 앞으로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을 통해 소비자들이 디자인 브랜드를 직접 체험해 디자인 브랜드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라고 전했다.

  보블릭이 우선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는 디자인 브랜드 시장의 허들을 허무는 것이다. 기존 디자인 브랜드 유저들의 이탈 방지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20~30대가 가진 ‘디자인 브랜드는 특별한 사람들만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타개하고, 자신도 언제든 디자인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고 삶에서 향유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결국 시장의 외형 확장에도 도움이 되며, 업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창하는 박 대표다.

  끝으로 박래원 대표는 “보블릭은 올해 쇼룸 확장을 기점으로 디자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기 위한 중요한 시기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이 시기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또 어떤 이들과 성장해나갈지 저 역시 매우 설레고 궁금합니다. 이에 보블릭은 단순 편집샵을 넘어 밸류가 유지되는 디자인 가구의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플랫폼으로 도약함은 물론 시장의 특성에 맞게 온/오프라인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입니다”라며 “앞으로 좋은 크루들이 보블릭의 문을 두드려준다면 브랜드와 디자이너가 가구에 담은 스토리를 더욱 가치 있게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세상에 이로운 가치를 선사하고 싶은 많은 이들의 도전을 기대하겠습니다”라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보블릭(vblk)
ⓒ ㈜보블릭(vblk)

 

다음은 박래원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이력이 독특하다고 들었다. 창업 동기가 궁금하다.
  “20대 때 홍대에서 싱어송라이터로 인디밴드에서 10년 정도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지금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고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나 지금이나 ‘아름다운 것이 가장 유용하다’라는 신념은 다르지 않았다. 나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큰 아름다움은 음악이었기에, 내 음악으로 세상에 이로운 가치를 전달하고 싶었다. 하지만 뮤지션으로서의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내가 가장 사랑하던 음악이 ‘업’이 되자 여기에서 오는 괴리도 있었다. 그래서 비즈니스로 눈을 돌렸고, 단돈 50만 원을 들고 창업의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많은 고생을 했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고생 중이다. 많은 자본을 투입한 사업이 아니었기에 처음에는 큐레이션에 가장 중점을 뒀다. 그러면서 ‘니즈는 있지만, 한국에 없는 게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지속했고, 이 과정에서 고가의 브랜드 디자인 가구 시장을 발견하게 됐다. 소싱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고,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가구를 소개해주기 위해 항상 신경을 곤두세웠다. 브랜드 스토리를 탐닉했고, 브랜드의 가치를 쉽게 전달하고자 했다. 다행히 판매가 실제로 이뤄졌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다. 배송이었다. 한국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 해외 가구 시장의 특성에 적잖이 당황했다. 충분한 리드 타임을 확보했음에도, 이 시간은 길게만 느껴졌다. 지금은 다양한 솔루션을 적용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남아있다”

ⓒ ㈜보블릭(vblk
ⓒ ㈜보블릭(vblk)

​​​​​​​경영에 있어 어려움은 없었는가?
  “창업 당시 나의 배경이 경영을 전문적으로 공부했다거나 지식의 깊이가 있는 상태가 아니다 보니 회사의 성장과 나 자신의 성장을 동일시해가며 버텨왔던 것 같다. 끊임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며 조금씩 성장을 해왔고, 인사, 회계 등 다양한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다행히 큰 탈 없이 해결해오고 있다”

 

보블릭을 이끌며 보람된 순간은 언제인가?
  “가끔 ‘안목은 높으나 아직 취향이 발달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 가령 옷을 잘 알고 있어 다양한 브랜드도 경험해봐서 자신에게 잘 맞는 핏을 알고 있지만, 가구는 구매 경험이 부족하거나 경험이 있다고 해도 자신의 취향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분들이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최근에 있었던 일이다. 한 신축 아파트의 인테리어를 구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보통 인테리어 완료 후 가구를 정하고 입주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와 반대로 일이 진행됐었다. 원하는 가구를 먼저 고르고 그에 맞게 인테리어를 시공하는 형식으로 말이다. 당시 프로젝트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 ㈜보블릭(vblk)
ⓒ ㈜보블릭(vblk)

앞으로 충원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인재관이 궁금하다.
  “현재 보블릭은 다음 스텝의 비즈니스 영위를 위해 충원을 진행 중이다. 보블릭이 원하는 인재관의 키워드는 ‘협업’과 ‘소통’이다. 일에 대한 명확한 동기가 있고, 브랜드 디자인 가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애정이 있는 분들이라면 보블릭과 함께 새로운 여정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핏이 맞는 이들은 지속해서 보블릭의 문을 두드려주길 바란다”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피력해달라.
  “보블릭은 공간의 힘을 믿는 사람들을 위해 탄생한 브랜드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서로의 의견에 귀 기울인다면 새로운 시장을 열어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보블릭은 ‘중고시장’으로의 진출도 염두하고 있다. 시장에 존재하는 디자인 브랜드들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가치를 정하는 데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보블릭은 디자인 브랜드 가구의 유통 경로를 명확히 하고, 정품과 가품 선별, 가치 있는 가구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보다 투명한 중고시장 형성을 실현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공간의 힘은 가구가 결정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을 보블릭에 많은 이들이 함께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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