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브랜드들의 필요에 의해 회사가 된 기업, ‘히즈’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브랜드들의 필요에 의해 회사가 된 기업, ‘히즈’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1.05.04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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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브랜드들의 필요에 의해 회사가 된 기업, ‘히즈’

마케터란 무엇일까? 포괄적인 의미를 담은 마케터에 대한 정의를 알아보고자 검색창에 ‘마케터’를 검색하면 다양한 종류의, 그리고 다양한 정의의 마케터의 모습이 나온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고, 마케터에 대한 정의도 수시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 역시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이들이 모여 집단 지성을 이루며 마케팅, 브랜딩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브랜딩 스튜디오 ㈜히즈(hiz)를 이슈메이커가 만나보았다.

권윤정 ㈜히즈(hiz) 대표사진=김남근 기자
권윤정 ㈜히즈(hiz) 대표
사진=김남근 기자

 

“세상의 이야기가 모여야 세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마케팅 시장은 대형 종합광고대행사(이하 종대사)가 주름잡고 있었다. TV 마케팅 시장을 중심으로 종대사의 포지션이 상당했었지만, 디지털화가 급격히 진행되며 마케팅의 디지털화가 실현됐고,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분야는 현재 가장 주요한 채널로 자리잡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이었다. 사실 2014~2015년경만 하더라도 아직 국내에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대한 기업의 마케팅 수요가 많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단순히 개인의 사진과 일상 등을 게시하는 수준이었으며, 인스타그램은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들었던 상태였다. 업계에서는 SNS가 분명 산업계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용도가 되리라 전망했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은 방법일지 정의를 내릴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었다. 기존 마케팅 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해오던 대형 종대사나 전문가들 역시 당시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기에 온라인이나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 큰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지만, 이미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흐름이 시작된 상태였다. 바로 이때부터 ㈜히즈(hiz/대표 권윤정/이하 히즈)가 시작됐다.

  히즈는 조금 특별한 이들이 모인 그룹이다. 전문 마케팅 회사로 시작된 회사도 아니었다. 스토리 마케터이자 해외공연기획에 특화돼있던 권윤정 대표와 그의 친구 김설 팀장이 프리랜서 팀으로 시작된 케이스다. 그저 친구와 함께 먹고살 정도의 일이 필요했고,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해나갔다. 처음 팀 결성 당시에도 권 대표는 프리랜서로서 외교부, 한식재단 등과의 프로젝트에서 콘텐츠 기획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창업은 그녀에게 크게 와닿지 않았다.

  “사실 저는 창업이나 사업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던 사람이었어요. 가족 중에도 사업가가 단 한 분도 안 계시죠. 그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제가 즐거워하고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일을 찾아 달려왔을 뿐이었어요. 그러다 일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저 혼자 감당하기가 힘들어지다 보니 친구의 도움이 필요해 김설 팀장이 합류하게 된 것입니다. 일이 많아지다 보니 일의 규모도 커져 나갔고, 더 이상 개인 프리랜서가 감당할만한 사이즈가 아닌 시점까지 오게 됐죠. 도움을 요청한 클라이언트의 일을 하기 위해서 사업자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사업자를 냈는데, 그게 창업이 되어버렸습니다”

  필요에 의해 창업을 하게 된 권 대표는 개인사업자에서 머물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머물지 못했던 것이다. 그들이 펼쳐나가는 브랜딩의 가치를 알아본 클라이언트들이 그들에게 더 많은 일감을 몰아주기 시작했고, 수천만 원 단위의 프로젝트가 이제는 수억 단위의 프로젝트로 점프업하게 됐다. 이때 브랜드 담당자들의 권유와 부탁이 있었다. 예산이 커지면 개인사업자가 일을 수주하는 데 제약이 많이 따르기에, 법인화를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말이다. 그렇게 법인기업 ㈜히즈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히즈(hiz)가 진행했던 맥스봉 프로젝트에는 ‘소중한 인연’이 자리 잡고 있었고, 앞으로의 인연의 징검다리가 되었다.ⓒ ㈜히즈(hiz)
㈜히즈(hiz)가 진행했던 맥스봉 프로젝트에는 ‘소중한 인연’이 자리 잡고 있었고, 앞으로의 인연의 징검다리가 되었다.
ⓒ ㈜히즈(hiz)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길
마케터 권윤정 대표의 이력은 꽤나 특이하다. 그는 음대생 출신에 피아노를 전공했다. 경영, 마케팅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클라이언트가 먼저 찾아주는 검증된 브랜딩 스튜디오를 당당히 이끌어나가고 있다. 평범하지 않은 이력을 가진 그녀가 정글과 같은 마케팅 업계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권 대표가 히즈의 성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프로젝트가 있다고 한다. 바로 브랜드 ‘맥스봉’ 프로젝트다. 현재 국민소시지로 등극한 맥스봉과의 인연을 권 대표가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소중한 인연’이 그 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고, 인연의 징검다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약 6년 전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마케팅이 생소했던 시기에 맥스봉의 브랜딩을 맡게 된 권 대표는 많은 고민에 빠졌었다.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분병 SNS가 부상하고는 있는데,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정답이 없는 상태였고, 소위 빅브랜드들은 TV광고와 오프라인 팝업행사와 같은 대규모 마케팅에 집중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SNS 마케팅을 대수롭지 않게 보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권 대표는 틀에 박힌 캠페인으로 맥스봉을 포장하고 싶지 않아 새로운 시도를 펼쳐보고자 했다. 그래서 찾게 된 것이 인스타그램이었고, 당시 브랜드들이 집중하지 않았던 SNS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맥스봉이라는 브랜드가 ‘생활 속 간식’이라는 제품의 핵심을 간파하고 365일 날마다 맥스봉 해시태그에 답글을 달아나가기 시작했다. 맥스봉 캐릭터에 인격을 부여했고, 1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브랜드의 소식을 전하고 소비자들을 찾아서 소통했다. 소비자들에게 친구처럼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결국 소비자들도 진정성 있게 반응을 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라는 반응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댓글에 대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고, 이러한 모습을 캡처해 다시 글을 게시하는 형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주고자 한 권 대표의 의도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이다.

  “맥스봉 프로젝트 이후 몇 년이 지나 올해 초에는 ‘택진이 형네’로 잘 알려진 엔씨소프트의 신규캐릭터 소셜미디어 전략 제안 자리를 가지게 됐습니다. 소비자와의 소통 사례로 그동안의 프로젝트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당시 자리에 함께 있었던 임원진 중 한 분이 맥스봉 SNS의 소비자였던 것입니다. 과거 자신이 업무 중 쉬는 시간에 맥스봉을 먹으며 사진을 게시했는데,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맥스봉지기가 응원의 댓글을 달아 많이 놀랐고, 그 기억이 아직도 많이 남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됐죠”

  작은 인연도 소중히 여기는 권 대표는 화려하고 특별한, 센세이션한 마케팅보다는 진정성 있고 꾸준하게, 그래서 어느 순간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를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주는 마케팅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들과 결을 함께 했던 클라이언트나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해 진심으로 다가가고, 머리보다 가슴에 오래도록 남긴다. 

㈜히즈(hiz)는 최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IP를 기반으로 한 ‘도둑너구리 도구리 doguri’ 캐릭터를 활용해 ‘직장인 생존 유형 테스트는 MBTI 검사’를 선보이며 오픈 2주 만에 5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히즈(hiz)는 최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IP를 기반으로 한 ‘도둑너구리 도구리 doguri’ 캐릭터를 활용해 ‘직장인 생존 유형 테스트는 MBTI 검사’를 선보이며 오픈 2주 만에 5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 엔씨소프트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맥스봉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SNS 마케팅의 구조를 조금씩 알아나가기 시작한 히즈는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게 된다. 여기서의 성과를 다른 기업들도 눈여겨보았는지 이후 대기업에서의 프로젝트 의뢰가 쇄도하기 시작한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어느새 히즈는 ‘디지털 마케팅사’가 되어있었다. 

  사실 히즈는 공연 및 페스티벌, 행사 프로그램, 전시회 및 세미나의 기획 및 진행은 물론 유튜브 채널 운영, 인터뷰 및 홍보 영상, 굿즈 디자인을 포함한 다양한 디자인 작업, SNS 기획 제작 및 운영, 도서 제작 및 콘텐츠 홍보, 캐리커처 개발, 캐릭터 스토리 구축, 장기 브랜드 프로젝트 수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오고 있다. 그들을 찾았던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는 CJ제일제당의 디저트 브랜드 맥스봉, 쁘띠첼과 프리미엄 밀키트 브랜드인 CJ쿡킷과 CJ제일제당 기업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 ㈜노랑푸드(노랑통닭), ㈜에이블씨앤씨(미샤), 대한민국 국회(국회 개방행사 2018),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젠자임코리아,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셀 수 없이 많고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자사 브랜드인 선물 편집샵 ‘땡스데이즈’ 론칭은 물론 유튜브 채널 ‘땡큐채널’도 운영하며 자체 경쟁력도 높여가고 있다.

  최근에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IP를 기반으로 한 도둑너구리 캐릭터인 '도구리'(doguri) 캐릭터를 활용해 ‘직장인 생존 유형 테스트는 MBTI 검사’를 선보이며 오픈 2주 만에 5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테스트를 선보인 후 권 대표 자신도 테스트에 참여했는데, 여기서 나온 자신의 직장인 유형이 ‘덕업일치’(덕業一致: 자기가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음)라며 웃음을 보이는 권윤정 대표다.

  권 대표는 “히즈에서는 기본적으로 기업이 소비자한테 ‘어떤 사랑을 어떻게 받길 원하느냐’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기에 다양한 콘텐츠 포맷을 제안할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히즈도 다양하게 프로젝트를 진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며 “재미있는 사실은 클라이언트분들도 저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어떤 분은 우리를 ‘공연기획사’라고 생각해주시고, 또 어떤 그룹은 ‘디지털 마케터 그룹’이라고 바라봐주시기도 합니다. ‘캠페인 회사’ 또 ‘작가 집단’이라고 생각해주시는 분들도 있죠. 이렇듯 히즈에 다양한 정의가 붙는다는 것은 히즈가 그만큼 폭넓은 비즈니스 영역을 갖췄다는 이야기이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더라도 철저한 준비로 클라이언트의 만족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입니다”라고 피력했다.

  ‘혼자 꿈을 꾸면 꿈에 그치지만, 함께 꿈꾸면 그것이 비전이 되고 현실이 된다’라는 신념을 가슴에 새기고, 자신과 같은 비전과 가능성을 믿는 이들과 그 꿈의 실현을 증명해나가고자 하는 권윤정 대표.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이들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마케팅 에이전시 그룹으로 거듭날 당찬 도전기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본다.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원하는, 때로는 진부해 보일 수도 있지만, 공감에 기반한 ‘로코’물을 만들어가고 있는 ㈜히즈(hiz)의 히즈피플들. ⓒ ㈜히즈(hiz)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원하는, 때로는 진부해 보일 수도 있지만, 공감에 기반한 ‘로코’물을 만들어가고 있는 ㈜히즈(hiz)의 히즈피플들.
ⓒ ㈜히즈(hiz)

히즈에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고 했는데, 히즈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다면?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워요. 홈페이지를 구축할 때도 제일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입니다. 일단 사업 영역에서 히즈는 ‘브랜드의 가능성을 소비자에게 증명하는 것을 설계하고 돕는 기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대단히 포괄적인 문구죠. 쉽게 말하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사랑받기 위한 일련의 과정에 솔루션을 마련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집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이러한 행위가 ‘마케팅’ 혹은 ‘브랜딩’이라는 단어로 정의됐을 뿐이고요. 다만, 히즈는 단순한 마케팅의 기술보다는 더욱 창의적으로 사랑받는 과정을 탐닉하는 집단이라 부연할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만큼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마케팅이라는 분야 자체가 ‘종합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항상 수많은 변수에 대응하고 해결책을 마련해나가야 하는 작업의 연속이죠. 때문에 클라이언트들과의 위기가 아주 없다면 말이 안 되겠지만, 저는 단연코 클라이언트와의 마찰과 위기가 없었다고 자부합니다. 히즈는 크리에이티브 뿐만 아니라 협업의 완성도, 즉 매니지먼트 능력이 뛰어난 조직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강점으로 대기업들과의 프로젝트를 원만히 풀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소한 리스크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집단이 대기업이기에 그들은 모든 과정 속에서도 안정성을 상당히 추구합니다. 그 안에서도 자신들의 브랜드를 얼마나 유니크하게, 진정성 있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고요. 이를 풀어가는 스타일은 각자 개성이 있는데, 히즈는 이 스타일을 장르로 말하자면 ‘로코’(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워요.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원하는, 때로는 진부해 보일 수도 있지만, 공감에 기반한 로코물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히즈의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능력이라 확신합니다. 처음 수립한 전략에 맞춰 프로젝트를 끝까지 수행해내는 능력이 히즈가 성장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더불어 사람에 대한 공감 능력도 강점이라 말할 수 있겠네요. 클라이언트와의 공감과 소비자들과의 공감, 그리고 히즈 구성원들과의 공감을 지향하기에 소위 ‘짜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허점이 보이는 순간 공감의 탑은 무너지기 때문이죠. 나 자신이 받고 싶은 대우, 나 자신이 경험하고 싶은 브랜드의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합니다”

 

대외적으로는 대표가 아닌 실장 직함을 사용하시는데, 이유가 있으신가요?
  “히즈 내에서는 제가 대표이고 사장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제 업을 사랑하는 실무자에요. 물론 이 과정에서 오는 정체성의 혼란도 있습니다. 어떠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경영자로서는 ‘Go!’를 외쳐야 하지만, 실무자로서는 ‘Why?’를 던져야 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때문에 항상 중간자의 입장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려 노력하죠. 여기에서 오는 압박감에서 탈피해야만 한다는 강박도 생겼었고요. 지금은 이를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부캐 놀이’를 하면서 말이죠”

권윤정 대표는 마케터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신에 대해 객관화를 하는 일련의 준비를 해나갔으면 한다고 전한다.사진=김남근 기자
권윤정 대표는 마케터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신에 대해 객관화를 하는 일련의 준비를 해나갔으면 한다고 전한다.
사진=김남근 기자

​​​​​​​창업 초기부터 대기업들과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합니다.
  “대기업들과의 일을 진행하게 된 것은 사실 제가 기존에 몸담았던 스토리 회사에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담당자들과의 연결고리에서 시작됐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제가 한 기업의 사원에서 임원으로, 그리고 창업 후 대표라는 직함을 달며 성장해갔듯이 저와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담당자들 역시 사원에서 임원으로 자신의 역량을 넓혀나갔습니다. 함께 성장해나가며 클라이언트에서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로 관계를 쌓아나갔죠. 중요한 점은 수행한 프로젝트에 높은 만족도를 주었기에 비즈니스 퀄리티가 곧 연결고리가 됐고, 그 연결고리가 점점 확장되며 남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틈새시장에 히즈의 아이덴티티를 입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기억에 남는 클라이언트가 있을까요?
  “저에게는 한 분 한 분 모두가 소중한 분들이기에 누구를 콕 집어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조금 특별한 인연이 되신 분들은 있죠. 그 전에 히즈는 정말 축복받은 기업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작은 스튜디오이지만 큰일을 해내는 것에 클라이언트분들이 간접적 성취를 맛보신 것 같아요. 그래서 히즈를 사랑해주시고 있고, 심지어 리크루팅에도 서로 발 벗고 나서주십니다. 아르바이트 친구들도 히즈를 졸업할 때 꼭 다른 친구를 소개해주더라고요. 참, 히즈는 히즈와 연이 닿고, 각자의 길을 가게 될 때 ‘졸업’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한번은 맥스봉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의 담당자분이 얼마 전 CJ제일제당의 최연소 상무로 승진하게 됐습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히즈와 같은 협력사에서 먼저 인사를 드리게 되는데, 승진 후 먼저 히즈에 감사 인사를 건네셨어요. 팀원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감사 편지와 선물을 함께요. 너무나 큰 감동이었고, 클라이언트와의 인연이 비즈니스 관계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됐습니다. 히즈가 클라이언트들에게 사랑받는, 축복받는 기업이라는 것이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동안 히즈를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사실 그동안 저희는 히즈를 숨기기 바빴습니다. 이유는 실무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필드에서 당당히 실력만으로 승부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죠. 마케팅 업계의 담당자들은 누가 정말 ‘찐’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거든요. 수많은 브랜드 마케팅 기업을 경험해왔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본능적으로 ‘찐은 찐을 알아본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전략적으로 히즈를 숨기기 바빴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부분이 히즈가 업계에서 살아남은 원동력이 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제는 히즈가 표면으로 올라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사업자로 활동할 때를 ‘히즈 1.0’이라 본다면 법인으로 전환한 시기를 ‘히즈 2.0’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히즈의 멤버들이 자신이 속한 기업과 ‘조금 더 장기의 삶을 영위하게 하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고자 ‘히즈 3.0’을 선언했습니다. 히즈가 추구하는 가치의 삶을 지속해서 영위하고, 우리만의 브랜드를 론칭해 자생력을 높임은 물론 대표자가 없어도 기업이 선순환하는 시스템을 정립하고자 합니다. 현재 자사 브랜드로 준비중인 웰니스 스파 브랜드 론칭을 통해 헬스케어 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갈 최적의 시점이 지금이라고 생각했기에 당당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습니다”

 

마케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얼마 전 히즈의 팀원 중 한 분이 퇴근 후 배달음식을 시켰습니다. 요즘 배달 시장의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점주분들께서도 마케팅에 많은 신경을 쓰신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후기들을 보시면 음식 포장 위에 작은 메모나 편지를 붙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이날 배달음식을 시킨 히즈 팀원도 음식 위에 쓰여 있는 편지를 보았고, ‘이 한 끼가 당신에게 행복한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쓰여진 문구를 읽었는데요.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스쳐 지나간 문장이었지만, 그 팀원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쏟았다고 합니다. 

  저는 바로 이것이 마케팅이자 브랜딩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는 포인트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 브랜딩의 규모가 크든 작던, 그 내면에 있는 진정성이 소비자의 언어로 전달된다면 이보다 훌륭한 브랜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음대 출신이고, 히즈의 팀원은 사회복지사, 방송 PD, 패션디자이너 출신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모였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마케팅’에 대한 배경이 상당히 부족하다고도 볼 수 있죠. 하지만 실제 필드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세상 모두가 마케터가 될 수 있는 기질을 타고났다고 생각합니다. 정도의 차이지만 누구나 사랑받기를 원하고, 칭찬받기를 원합니다. 이 기질이 마케터의 기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마케터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신에 대해 객관화를 하는 일련의 준비를 해나갔으면 합니다. 세상의 이야기가 모여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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