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성숙한 정치문화 완성의 첫걸음
[이슈메이커] 성숙한 정치문화 완성의 첫걸음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4.14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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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성숙한 정치문화 완성의 첫걸음
 

좋은 정책과 법을 만들기 위한 정치활동을 위해 정치자금은 필수다. 그리고 여기에 시민들의 주체적인 ‘정치후원금’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막상 ‘정치자금’이라는 단어에 색안경을 끼는 사람들이 많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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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후원금, 왜 필요할까?
국회의원은 후원금 외에 세비로 연봉과 의원실 지원비를 받는다. 하지만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를 모두 충당하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있다. 쓰일 곳은 많은데 그에 상응하는 정치자금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돈을 확보하는데 사용하는 폐단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후원금이다. 연말 ‘기부 시즌’만 되면 정치인들은 저마다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인 후원금 모금 운동을 펼친다. 현행법에 따라 국회의원들은 해마다 1억 5,000만원까지 후원금 모금이 가능하고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러한 후원금은 정책 간담회와 세미나, 지역구 사무소 운영 등 의원의 의정활동 다방면에 사용된다. 사용 내역은 중앙선관위로부터 철저한 감시를 받고 있어 ‘깨끗한 돈’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정치후원금 제도는 2002년 대선 불법자금 비리사건을 계기로 개정된 정치자금법을 근간으로 하는데, 대기업의 정경유착 통로를 차단하고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사사로운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며 깨끗한 정치로 나아가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현재 법적으로 후원이 가능한 주체와 금액 한도, 세금혜택이 모두 명시되어 있다. 법인과 단체, 공무원, 교원, 외국인은 후원 주체에서 제외되며, 개인만이 후원금을 낼 수 있고 연간 2,000만원까지 가능하다. 하나의 후원회에는 금액은 500만 원까지 후원 가능하다. 다만 개인이라도 당원이 될 수 없는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서만 기탁금을 기탁해야 한다. 연말정산시 후원금 영수증을 제출하면 10만 원 이하는 전액 환급, 10만 원 초과일 경우 일정 비율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후원금 1위는 심상정 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월25일 발표한 ‘2020년도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회의원 300명의 후원회 모금액은 538억 2,452만원으로 집계됐다. 후원금 1위는 350억 7,579만원을 모금한 더불어민주당(174석)이다. 국민의힘(102석)이 156억 3,762만원으로 2위, 정의당(6석) 11억 130만원, 열린민주당(3석) 3억 7,434만원, 국민의당(3석) 1억 9,001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정당별 국회의원 평균 모금액에서도 민주당은 2억 158만원으로 1위다. 뒤이어 정의당(1억 8,355만원), 국민의힘(1억 5,331만원), 열린민주당(1억 2,478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후원금 상위 20명 명단에서도 민주당 의원이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하위 20명 명단에는 국민의힘 12명이 이름을 올렸고 민주당은 3명이었다. 전체 1위는 3억 1,887만원을 모금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다. 민주당 안호영 의원(3억 1,795만원), 민주당 전재수 의원(3억 1,83만원), 민주당 이재정 의원(3억 1,63만원),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3억 1,057만원)도 3억 원을 넘겼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억 4,995만원을, 김태년 원내대표는 2억 9,348만원을 모금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3억 647만원으로 당내 2위였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는 1억 5,306만원,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1억 4,795만원,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9302만원을 모금했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개인은 연간 2,000만원까지 정치후원금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튜브 채널 갈무리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개인은 연간 2,000만원까지 정치후원금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튜브 채널 갈무리

 

정치 불신 인해 여전한 색안경 존재
유명인들의 후원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올해 중앙선관위가 공개한 ‘2020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배우 이영애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같은 당 한기호·신원식 의원, 민주당 김병주 의원 등 4명에게 500만원씩 총 2,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삼촌인 정 의원을 뺀 나머지 3명 모두 장성 출신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 남편 정호영 씨가 과거 방위산업체를 운영해 사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이영애 측은 “정호영 회장은 군납업자도 아니고 무기중개업자도 아니다”며 “이영애 부친과 시아버지는 6.25 전쟁 참전 용사라 군 출신 의원들에게 계속 후원을 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와 같은 해프닝이 발생하는 이유는 정치후원금에 대해 여전히 색안경을 낀 사람들이 많아서다. 실제 뿌리 깊은 정치 불신으로 인해 국민들은 정치자금 후원에는 큰 관심이 없는 편이다. 실제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정치후원금 중 정당의 당원이 아닌 일반국민이 주로 기부하며 정당에 배분되는 기탁금 모금액이 2015년에 비해 최근 4년간 17%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한 정치후원문화 형성으로 다수의 소액 기부 증가를 기대했지만, 여전히 ‘낼 사람만 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차지금 공개를 강화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매년 1회 회계보고를 하고, 후보자 후원회는 선거후 1회, 국회의원 후원회는 매년 2회 보고하도록 돼 있는데 해외와 비교해 여전히 투명성이 낮은 편이다. 이와 함께 성숙한 정치 문화를 만들기 위한 유권자들의 전향적 자세도 필요하다.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 힘든 환경 속에서는 정치후원금 기부를 쉬쉬하는 문화도 사라지기 힘들다. 정치후원금이 유권자의 일상에 더욱 가까이 들어와 정치인들이 좋은 정치로 보답하면 성숙한 정치문화의 완성도 한걸음 더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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