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심영순요리연구원 심영순 원장
[단독 인터뷰] 심영순요리연구원 심영순 원장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6.01.31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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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향신 양념의 대가이자 국내의 대표 전통 한식요리 연구가

“한식의 중요성을 알리고 한식을 세계에 전파 하겠습니다”   


 

 

 

최근 케이블TV의 ‘한식대첩’과 등의 요리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는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는 한식 요리연구가가 있다. ‘옥수동 요리선생’으로도 알려져 있는 심영순요리연구원의 심영순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심 원장은 지난 1980년대부터 옥수동에서 요리강습을 시작하며 한식 요리 비법을 전수했고, 특유의 비법이 담긴 만능 향신 양념을 개발해 모두가 쉽게 한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하며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전통 한식의 명맥을 이으며 한식의 중요성을 몸소 전파하고 있는 그를 심영순요리연구원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케이블 TV 프로그램 ‘한식대첩’ 등에서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하고 계신데, 요즘의 한식문화에 대해 평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한식에 대해 현재의 우리 민족은 너무 무관심한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을 사는 젊은이들은 한식보다는 외국 음식에 관심이 많아서 뜻 깊은 중요한 날이 되면 무조건 양식 레스토랑만 찾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양식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한식에 대해서는 그저 ‘저렴한 음식’으로 치부하는 것이 요즘의 대한민국입니다. 한식은 집에서 밥과 김치, 된장찌개와  간단하게 먹는 흔한 음식이라고 생각들을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식 자체에 대한 명맥이 희미하게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음식에 들어가는 식재료는 모두 우리 몸에 귀중한 식품이었고, 심지어는 잡초라도 우리 몸에 약이 되는 귀중한 풀이 됩니다. 그래서 의학이 발달되지 않은 옛날에도 한식을 이용해 체질을 개선하고 몸을 치료해 왔는데, 요즘은 우리 체질에 맞지 않는 양식을 주로 먹다보니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상황입니다. 첫째는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 모두가 한식에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음식에 대한 깊이, 맛, 이게 대단한 것을 우리 젊은이들이 아직 못 느끼고 사는 것 같습니다. 한식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한지 깨달으면 좋을텐데 외국음식만을 찾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 그렇다면 우리 한식만이 갖는 우수성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모든 인류의 식문화는 거주하는 인구의 체질과 토질에 맞게 만들어지고, 몸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도록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우리 땅이 아닌 먼 곳에서 나는 음식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유통과정에서 음식이 변질되기도 하고 신선하지 않아 병의 원인이 됩니다. 또 우리음식은 기름에 튀기지도 않고 굽지도 않고 무쳐서, 생채해서, 염장해서, 쪄서 요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우리 한식은 계절을 따라 다르게 먹는 계절음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매 월과 절기에 맞는 음식을 섭취해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요즘 유행하는 컬러푸드를 아주 오래전부터 오방색이란 이름으로 추구해 왔다는 점입니다 선조들은 우리 몸의 장과 관계있는 다양한 색을 섭취하면서 몸과 장을 건강하게 지켜왔습니다. 우리 음식은 철학적인 의미도 있지만 색의 의미가 존재하는 천연 ‘컬러푸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요리전문가들이 한식을 잘 연구하면 전 세계를 상대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영국사람은 영국음식을 요리하고, 프랑스 사람을 프랑스 음식을 요리하듯 우리도 한식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다른 나라에 내놓으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사람이 정성들여 연구해 소개하는 우리 한식이야말로 자랑스러운 세계적 컨텐츠가 될 것입니다.

 

- 한식의 고급화와 세계화에 대해 생각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어느 모임이든 음식이 주가 되지 않으면 그 모임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음식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음식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우리 음식을 제대로 해서 다른 손님에게 대접할 수 있는 가정이 얼마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한식에 대해 그저 ‘양 많고 저렴한’ 음식으로 인식하는 행태가 팽배하게 우리 사회에 깔려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한식이 나아가야 할 길은 고급화화 세계화에 있다고 봅니다. 단, 비빔밥을 전세계 길거리에 내놓고 아무나 와서 먹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진정한 세계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는 한식의 가치가 떨어질 뿐입니다. 정부가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매우 고급화 된 한정식집에서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한식을 내놓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젊은 우리나라의 요리사들이 해외에 나가 정기적으로 한식 행사를 벌이는 것도 우리 음식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식은 이제 고급화를 기반으로 ‘가격이 비싸서 아무 때나 먹을 수 없지만 매우 맛있는 고급요리’로서 누구나 먹고 싶어하는 음식이 되어야 합니다. 전 세계와 다음 세대에 우리 식문화가 전달 될 것을 고려하여, 제대로 된 한식 조리법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진 우리 한식을 잘 전달하는 것에 조금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 원장님께서 한식 요리연구에 뛰어들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한국전쟁이 끝나면서 외국음식이 많이 들어왔는데, 인스턴트 식품을 먹어야 부유한 집이라고 인식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유통기한이 6개월은 물론이고 1년도 넘더군요. 반대로 우리 음식은 신선하게 금방 무치고 데쳐서 바로 만들어 먹기 때문에 한식이야말로 우리 몸에 가장 적합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우리 음식을 제대로 연구해보겠다는 생각에 어머니교실을 통해서 강습을 하게 됐습니다. 저의 딸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소풍을 갈 때면 제가 준비한 도시락은 늘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차지하곤 했습니다. 당시 선생님들이 저에게 어머니교실에서 다른 학부모들에게 요리강습을 해 주기를 부탁했고, 그렇게 요리 강습을 시작한지 벌써 40년도 넘었습니다. 특히 제가 외국 귀빈에게 소개했던 한식이 그들로부터 굉장한 반응을 얻으면서 한식은 외국인들에게도 통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음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옛날 우리 조상들이 했던 것을 바탕으로 우리 음식을 깊이 연구해 왔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 그렇다면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지요.

현재는 우리의 생활기반이 아파트이기 때문에 우리 음식 맛을 각 가정에서 내기가 힘듭니다.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한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양념이나 젓갈을 만들기 힘들죠. 한식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양념이 70%인데 이제는 부모세대들도 자식들이 고생한다며 양념에 대해 잘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한식의 맥이 끊기는 상황인데, 이 상황 속에서 한식대첩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나가면서 가슴이 뛰었습니다. 맥이 끊겨 사라진 우리 음식을 다시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굉장히 흥분해서 심사를 했었습니다. 자기 지역에 생산되는 식품을 가지고 지역에서 옛날부터 조상부터 내려온 음식들을 경합을 하는데 얼마나 신이 났던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맥이 끊어져가는 한식을 연구하고 모두가 쉼게 접할 수 있도록  무와 양파, 마늘 등의 식재료를 이용한 저의 비법이 담긴 만능 향신 양념을 개발한 것이 저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주부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장과 김치를 담그는 법에 대해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아파트에서도 충분히 장을 담글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식의 기초가 되는 장과 양념을 꾸준하게 보급했던 것이 한식연구가로서 저의 보람입니다.  

 

- 이렇듯 한식 강의를 하시면서 특별히 강조하시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진 환경, 즉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 그리고 우리 가족들을 만난 것이 복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요리를 대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주부가 요리를 한다는 것은 희생이 아니라 자신의 사명이자 기쁨이고 사랑의 표현이리고 생각합니다. 좋은 요리를 통해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면 병에 노출되지 않으니 주부 스스로도 행복할 수 있을 겁니다. 가족이 건강하다는 것은 행복의 기본입니다. 가족과 가정에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밥상입니다. 그리고 이 밥상은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리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기본이기도 하고, 음식은 삶의 기본이고 삶의 활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심영순 원장님이 운영하시는 심영순요리연구원에 대해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현재 이 자리까지 오고 ‘옥수동 요리선생’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요리연구원에서 주부들에게 요리를 가르쳤던 것에 있습니다. 옛날에는 제가 직접 집집마다 찾아 다니면서 요리를 가르쳤어요. 주부들에게 요리를 교육하면서 요리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방법과 지혜와 대해서도 함께 조언을 하곤 했습니다. 이를테면 부모를 섬기는 방법과 며느리로서 해야할 행동과 생각들입니다. 또한 저는 요리 강습을 할 때 한 번에 딱 6명만 가르칩니다. 이 때 제가 기본적으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안전입니다. 음식은 늘 불과 칼을 사용하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쓰고 긴장해야 합니다. 그 다음 제가 신경을 쓰는 것은 ‘양념’입니다. 양념을 절대 많이 넣지 못하게 하는 편입니다. 양념을 적게 넣는 것은 음식의 풍미와 맛을 살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많이 들어가게 되면 그 음식은 먹지 못하는 음식이 됩니다. 양념이 ‘약’ 으로 느껴질 정도로 적게 넣어야 합니다. 양념 맛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40년 이상을 이어온 저의 음식은 조선시대 왕가의 음식인 궁중음식과 사대부가의 양반음식인 반가음식, 그리고 지역향토음식과 같이 우리 전통음식에 기반을 둔 최고의 가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리하는 사람과 음식을 받는 사람이 서로 교감할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저는 음식을 통해 상대방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조리 순서와 시간을 무척 중요시 하고 있습니다. 정성이 많이 들어가기에 음식에서 깊은 맛이 있는 법입니다. 

 

- 끝으로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바람이 있으시다면 무엇입니까.

얼마전에 방송프로그램에서 제게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흥미로운 통계자료를 보여주었습니다. 요즘 젊은 요리사, 요리연구가, 요리교육자들이 저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자료였습니다. 이처럼 저의 인생을 지금껏 ‘멋지게’ 살아왔다는 것에 요즘 제 스스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멋진 삶을 살 수 있었다는 것에 모두에게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제자들이 제게 자랑스럽다고 전해 올 때마다 정말 매번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이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언제나 즐거움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평생을 음식만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제가 힘이 닿는데 까지 사랑하는 이 일을 놓지 않고 건강하게 이어가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또 한 가지 계획이 있다면 제가 현재 꾸준히 돕고있는 대안학교와 양념 사업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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