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품격 바꾼 젊은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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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6.01.31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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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와 정치, 모두 완벽한 스타 총리의 행보
[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Cover Story] 캐나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

 

나라 품격 바꾼 젊은 정치인

외모와 정치, 모두 완벽한 스타 총리의 행보


▲ ⓒ캐나다총리실

 

 

지난 2015년 11월, 저스틴 트뤼도가 캐나다에서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 캐나다의 제23대 총리인 그는 내각의 50%를 여성으로 지명하고, 미국 등 많은 나라가 시리아 난민에 대해 경계심을 가질 때 공항에서 직접 난민가족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그의 행동은 캐나다 국민을 비롯해 타 국가 대중에게도 높은 귀감을 사고 있다.



10년 만에 정권 교체 이룬 저스틴 트뤼도

2015년 캐나다 총선의 주인공은 중도 진보 성향의 자유당을 이끄는 저스틴 트뤼도였다. 총선에서 자유당은 득표율 39.5%를 기록하며 전체 의석 338석 가운데 184석을 얻으며 압승했다. 정치 신예가 집권 보수당을 누르고 10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셈이다. 이 날, 제23대 총리로 취임한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젊은 시절 다양한 사회 경험과 훤칠한 외모, 아버지의 대를 잇는 스타 총리의 탄생 등으로 조명 받았다. 그는 ‘현대 캐나다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의 장남이다. 아버지 트뤼도 총리는 1968~1979년과 1980~1984년, 무려 15년 동안 캐나다 총리를 지낸 인물이다. 피에리 트뤼도 전 총리는 중도우파지만 ‘우파 같지 않은 우파’의 행보를 보여 좌우로부터 모두 지지를 받거나 때로는 협공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뤼도 전 총리는 캐나다에 정착한 이민자들을 위해 자유주의적 포용정책을 시행하며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그의 자유분방한 행보는 케네디 미국 대통령을 연상케 했고, 중도적 노선은 온건한 중도우파였던 프랑스의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시각도 있다. 
 

피에리 트뤼도의 장남인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젊은 시절 정치에 뜻을 두지 않고 바텐더와 번지점프 강사, 연기자 등으로 활동했다. 자유분방한 삶을 추구했던 그가 정계에 결심한 시기로는 1998년 막내 동생이 눈사태로 숨지고, 2000년 아버지가 사망한 후로 전해진다. 그는 막내 동생이 숨을 거뒀을 때 눈사태 안전 홍보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대중 앞에 섰다. 또한, 그가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읽은 추도사는 대다수 캐나다인을 감동시켰다. 자유당은 그때부터 트뤼도 총리에게 정계 진출을 끈질기게 구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뤼도 총리는 2008년 몬트리올 파피노 선거구에 처음 출마해 하원 의원으로 당선됐다. 2011년 재선한 그는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부친의 후광과 진보적 신념 등에 힘입어 2013년 자유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시 그의 나이 41세였다. 이후 43세의 젊은 나이에 총리로 취임한 트뤼도는 선서식에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많다”면서 “자유당이 변화와 야심찬 계획을 실천할 것을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를 정확히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모와 실력으로 빛나는 총리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현재 헐리우드 스타 이상 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트뤼도 총리가 내놓은 부자증세, 마리화나 합법화, 난민 수용 확대 등의 진보적 공약보다 ‘섹시한’ 외모에 더욱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다고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키 188cm의 훤칠한 근육질 몸매에 잘생긴 외모를 갖춰 평소 캐나다 정치에 관심이 없던 해외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 신문인 데일리메일은 기사 제목에서부터 ‘이 세상의 다른 어떤 지도자도 그만큼 섹시하지 않다’는 트위터 글을 인용해 ’매우 뛰어난 외모 덕분에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할 정도였다. 호주 뉴스닷컴은 ’캐나다는 이번 투표로 매우 섹시한(super hot) 새 리더를 탄생시켰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뤼도 총리의 인기는 비단 외모로 국한되어 있지 않고, 공약을 지키려는 행동과 결단력, 소통 방식에 있다.
 

트뤼도 총리는 취임 후 남녀 각 15명으로 구성된 내각을 공개했다. 캐나다에서 남녀 동수 내각이 구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각의 50%를 여성으로 지명한 이유를 기자가 묻자 그는 “지금은 2015년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군더더기 없이 짧고 명쾌한 이 답변에 전 세계 언론은 순식간에 매료됐다. 이 한 마디는 트뤼도 총리와 더불어 캐나다 전체의 주가가 수직 상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그는 내각을 구성할 때 법무장관으로 조디 윌슨 레이볼드를 선임했다. 레이볼드는 브르티시 컬럼비아주 원주민 출신이다. 원주민을 처음으로 법무장관직으로 앉힌 이유는 실종되거나 살해된 원주민 여성 1,000여명에 대한 진상 조사를 약속한 자유당의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트뤼도 총리는 취임 후 캐나다 최초로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했다. ⓒ캐나다총리실

 

 

시리아 난민수용에 적극 개입


시리아 난민수용은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인기를 배가시키는데 성공했다. 트뤼도 총리는 시리아 난민 2만 5천 명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했으며, 1진 입국자들이 캐나다에 입국하자 공항까지 나가 그들을 환대했다. 미국 등 많은 나라들이 증가하는 난민들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배척할 때, 그는 직접 공항으로 나가 캐나다로 망명온 시리아 난민 가족을 맞아주었다. 또한, 그는 따뜻한 날씨인 중동에서 추운 캐나다로 입국하는 난민 가족에게 겨울 파카를 골라주기까지 했다. 이 모습은 전 세계의 언론 매체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돼 또 한 번 캐나다의 매력지수를 높여줬다. 망명을 희망하는 중동 소녀의 애절한 요청을 단호히 거절하는 차가운 메르켈 총리의 모습이 전 세계 매체를 통해 공개돼 곤욕을 치른 독일의 경우와도 비교됐다.


시리아 난민에 대해서 전 세계는 반대 의견이 상당수다.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난민의 미국 유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미시간과 앨라배마 주 등 모두 28개 주가 난민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난민 수용 반대에 대한 의견은 캐나다에도 존재한다. 지난 1월 8일, 캐나다무슬림협회 센터에서 열린 시리아 난민 입국을 기념하는 '환영의 밤' 행사에서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한 남성이 난민에게 공격을 가했다. 자전거를 타고 온 남성은 난민과 행사 요원들을 포함한 30여명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분사하며 공격을 가했다. 피해자 중에는 2살배기를 포함한 아동이 상당수로 알려졌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크게 분노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는 그동안 이들을 따뜻하게 반겨왔다. (이 같은 공격은) 캐나다인들을 대변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적었다. 캐나다 경찰은 이날 공격에 대해 ‘증오 범죄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며 가해자 체포를 위한 수사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타 국가의 지도자와 달리 난민 수용에 적극적인 행동을 취한 저스틴 총리의 행동은 그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상승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캐나다를 알게 모르게 업신여겼던 미국에서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매년 ‘가장 두드러진 공공외교 뉴스’를 선정하는 미국 남가주 대학 공공외교센터는 2015년에 저스틴 트뤼도 총리를 선정했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트뤼도 총리의 장문의 인터뷰 기사를 소개했고, 최대 패션지 보그는 트뤼도와 그의 부인을 패션 모델처럼 다뤘다. 캐나다 언론은 국민들이 트뤼도 총리의 인기를 조금은 황당하게 느끼면서도 미국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캐나다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자국의 문화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소프트 파워

저스틴 트뤼도는 총리로 선정된 후 총리직 업무 외 청소년 및 정부 간 업무를 담당한다고 밝혔다. 자유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 교사출신답게 청소년 및 교육, 다문화 및 이민, 생활체육 등 ‘소프트(Soft) 이슈“에 집중해 온 점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트뤼도 총리는 그동안 소프트 파워를 지속해왔다. 소프트 파워란 군사력이나 경제력과 같은 하드파워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상대를 강제로 순응시키는 것과 달리, 설득을 통해 자발적 순응을 유도하는 힘을 말한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세계가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하드파워에서 소프트파워를 중심으로 한 연성국가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조셉 나이‘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현재 트뤼도 총리를 통해 축적된 캐나다의 소프트 파워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트뤼도 총리가 젊고 미남인데다 아버지의 후광효과, 명문가 출신 등 여러 이유로 언론의 조명과 부각을 받은 점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취임 초 언론과의 ’허니문 기간‘이 지나면 인기가 시들고 부정적인 면모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그가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리기 위해서는 내각의 50%를 여성으로 임명한 것처럼, 시리아 난민 수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처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게 반갑지 않은 이웃사촌, 북아메리카의 한 나라로 이해됐던 캐나다가 트뤼도 총리로 인해 소프트 파워 강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소프트 파워는 전 세계에서 그 힘을 키우고 활용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분야이다. 소프트 파워라는 용어를 처음 소개한 조셉 나이 교수는 소프트파워는 대중문화의 전파, 특정 표준의 국제적 채택, 도덕적 우위의 확산 등을 통해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소프트 파워가 효과적이려면 ’좋은 문화, 좋은 가치, 좋은 외교정책‘ 최소한 세 가지의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이는 한국도 세계적인 소프트 파워를 갖춘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재 한국은 한류를 포함해 우수한 문화가 있다. 또한, 젊지만 역동적인 민주주의 가치가 있고, 유엔 평화유지군이나 해외봉사단 등 이타적인 외교정책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잠재력을 가시적인 소프트 파워로 어떻게 바꾸느냐이다. 여기에는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와 세계 언론의 의견이다.  자국의 자랑거리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수단은 결국 리더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소프트 파워를 키워 한국의 문화를 해외에 가장 효과적으로 소개하기 위해서는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와 같은 리더의 역랑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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