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선 넘는 유튜버들, 자영업자 두 번 울린다
[이슈메이커] 선 넘는 유튜버들, 자영업자 두 번 울린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3.16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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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선 넘는 유튜버들, 자영업자 두 번 울린다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 콘텐츠를 즐기는 시대가 오며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도 기존 미디어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커졌다. 하지만 그에 부합하는 윤리의식이 부족한 일부 유튜버들이 허위 정보를 남발하며 피해를 입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관련된 콘텐츠를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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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막대한 피해 야기하는 ‘조작 방송’

논란에 불을 지핀 건 70만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하얀트리의 ‘간장게장집 저격 영상’이다. 식당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콘텐츠로 인기를 모았던 하얀트리는 대구의 한 무한리필 간장게장집에서 음식을 재사용한 것으로 오해한 영상을 섣불리 올려 해당 식당에 막대한 영업 손실을 야기했다. 사실관계가 확인된 후 “어떠한 정확한 팩트를 갖고 영상을 풀어나가고 이야기를 해야 했는데 제 파급력을 생각하지 못한 무지함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식당 주인은 유튜버의 허위방송으로 자영업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규제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업주는 “어느 날 갑자기 방문한 맛집 유튜버가 ‘음식을 재사용하는 무한리필 식당’이라는 제목으로 매장 영상을 올려 순식간에 조회 수가 100만 뷰에 도달했다”며 “저희 매장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식당으로 낙인이 찍혀버렸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장에는 수많은 욕설, 항의, 조롱 등 입에 담지 못할 내용의 전화가 빗발쳤고, 유명 포털사이트 및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무차별적인 악플들이 난무했다. 결국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영업을 중단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허위 폭로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본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유튜버 송대익은 지난해 6월 주문한 피자와 치킨을 배달원이 먹었다는 허위 영상을 올렸다가 해당 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그는 영상에서 누군가 베어 먹은 흔적이 있는 치킨 조각을 보여주는가 하면, 정량보다 모자란 양의 피자가 배달됐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조작 방송으로 밝혀졌다. 논란이 커지자 송대익은 “앞서 올린 영상은 전적으로 연출된 영상이다. 변명 여지없이 제 욕심으로 인해서 일어났다”며 사과했다.

 

 

‘간장게장집 저격 영상’으로 피해를 입은 식당 주인은 유튜버의 허위방송으로 자영업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규제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화면 갈무리
‘간장게장집 저격 영상’으로 피해를 입은 식당 주인은 유튜버의 허위방송으로 자영업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규제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화면 갈무리

 

수익 몰두한 일부 유튜버들 허위사실까지 유포

유튜버들이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광고 수익과 연관이 있다. 채널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구독자 1000명 이상, 누적 영상 시청 시간 4000시간’ 등 특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 조건을 갖추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 광고를 삽입할 수 있어 유튜버는 수익을 얻게 된다. 영상 분량이나 구독자 등에 따라 수익률은 다르지만, 조회 수 1,000회당 1달러 정도의 수익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일부 유튜버들이 수익에만 몰두해 자극적인 내용을 전하거나 아예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는 데 있다. 1인 미디어의 콘텐츠 생산력 한계로 인해 소재를 억지로 끄집어내기 위해 조작도 불사하는 것이다. 여기에 다소 접근하기 쉬운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은 유튜버들의 ‘먹잇감’이 된다.

 

일각에선 계속된 논란에도 조작 방송이 이어지는 건 유튜버들을 제대로 엄벌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유튜브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커뮤니티 가이드’에 따르면 유튜브는 스팸 및 현혹 행위나 민감한 콘텐츠,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콘텐츠, 규제 상품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삭제한다. 하지만 조작 방송 등은 직관적으로 유해성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재가 어렵다.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일부 식당들은 아예 매장 내 개인방송을 금지하는 등의 안내문까지 내걸고 있다. ⓒPixabay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일부 식당들은 아예 매장 내 개인방송을 금지하는 등의 안내문까지 내걸고 있다. ⓒPixabay

 

‘안티 인플루언서’ 운동 전개되기도

이와 같은 영상들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일부 식당들은 아예 매장 내 개인방송을 금지하고 동의를 구하지 않은 촬영물을 게시하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안내문까지 내걸고 있다. 이른바 ‘NO 유튜버’, ‘NO SNS’존이다.

 

이러한 흐름은 해외 역시 마찬가지다. 인플루언서들을 공개적으로 거부하는 뜻의 해시태그 ‘#InfluencersAreGross(인플루언서는 역겹다)’를 걸고 게시물을 올리는 ‘안티 인플루언서 운동’까지 전개되고 있다. 이는 201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아이스크림 트럭을 운영하는 조이 니치라는 자영업자에 의해 시작됐다.

 

니치는 SNS에 가게 홍보를 해줄 테니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달라는 등 자칭 인플루언서들의 지속적인 ‘갑질’ 행태에 질려 ‘인플루언서는 2배 값을 내라’는 푯말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반감을 드러냈다. 니치는 “우리는 안티 인플루언서 운동을 하는 인플루언서들”이라며 “이상하지만 재밌기도 하다. 작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자존심을 지키고 그런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가버리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물론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유튜버들이 훨씬 많다. 하지만 크리에이터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생계수단을 위협하는 영향력을 가진 시대가 된 것도 맞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속담처럼 유튜버들 스스로가 자신의 욕심이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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