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백신 Ⅰ] 개발부터 확보, 접종까지 유례없이 이뤄진 속도전
[이슈메이커_ 백신 Ⅰ] 개발부터 확보, 접종까지 유례없이 이뤄진 속도전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2.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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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개발부터 확보, 접종까지 유례없이 이뤄진 속도전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누적 인구가 지난 1월26일(한국시간) 기준으로 1억 명을 넘어섰다. 중국 우한에서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불과 1년 1개월 만이다. 지난해 세계은행(WB)이 추계한 세계 인구가 76억 7,353만여 명인 것에 비춰보면 지구촌 인구의 1.3%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 셈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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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체인저’의 등장

바이러스 종식을 위한 해법은 결국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 보급이다. 지난해 전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들이 관련 연구에 뛰어들었고, 그 결과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이뤄졌다. 통상 10년가량 소요되던 개발 기간이 대폭 단축된 것이다. 승인과정도 속전속결이었다. 그 결과 지난해 연말부터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영국에 이어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프랑스 등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들이 차츰 늘어났다.

 

하지만 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다르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안전성 등을 검증하기 위해 거쳐야 할 각종 절차가 생략된 만큼, 많은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사실상 전 인류를 대상으로 접종이 진행될 것이기에 어떤 변수가 생겨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주요 국가들의 설문조사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겠다는 응답자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 이상으로 나타났다. 실제 알레르기 증상과 같은 부작용이나 접종 후 사망사례가 등장하면서 불신을 더욱 증폭됐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 위험 대비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훨씬 크다고 전한다. 또한 사망자와 백신의 직접적 연관성도 찾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들에 대해 “이런 증상 대부분은 24시간 내 혹은 최장 48시간 안에 사라진다”며 “신체가 잘 반응하고 있다는, 당신이 필요로 하는 반응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 초고속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이스라엘에서는 유의미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인구 100명 당 44.5명으로 인구 수 대비 접종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스라엘은 정부 차원에서 백신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불식시키는데 전력을 기울였고, 의료관리기관 마카비의 조사결과 2차 접종 뒤 일주일이 지난 12만 8,000명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20명으로 감염률은 0.0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일란대의 시릴 코헨 교수는 “백신의 효능이 높다는 화이자 측의 임상시험 자료를 실제 접종을 통해 확인한 아주 흥미로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앞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맞은 사람의 98%가 면역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12월 영국을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 세계적으로 일제히 시작됐다. ⓒKBS 뉴스화면 갈무리
지난해 12월 영국을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 세계적으로 일제히 시작됐다. ⓒKBS 뉴스화면 갈무리

 

공급대란 속 ‘백신 민족주의’ 팽배

‘백신 불신론’이 다소 잠잠해지자 최근에는 오히려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14일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일부 지역에서 수만 명의 1회 차 접종이 취소될 정도로 극심한 백신 부족을 겪고 있다. 유럽도 백신 공장 증축에 의한 생산 부족으로 접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탈리아와 폴란드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가 약속한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게 됐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공급량 감축은 심각한 계약 위반으로, 이탈리아와 다른 유럽 국가 시민들의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모든 법적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로 인해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백신 물량을 ‘사재기’하는 현상은 물론 유럽에선 자국 내에서 생산된 백신의 수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일부 백신의 유럽 생산 물량을 외부로 수출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다만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다국적 협력의 모범 사례”라며 “개인보호장비, 의약품, 백신 등이 수출 제한 대상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했다.

 

‘백신 민족주의(Vaccinationalism)’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국가 간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1월26일 기준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1·2차 포함)는 57개국 7,130만 명으로 이 중 미국이 2,450만 명으로 가장 많다. 유럽연합(EU)은 973만 명, 영국은 732만 명이 접종했다. 반면 아프리카 대륙에선 아직 한 회분도 접종을 시작하지 못 한 나라가 대부분이다.

 

선진국들의 자국 우선주의가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WHO 이사회 연설에서 “일부 국가와 제조사들의 ‘나부터(me-first) 접근법’에 세계가 파국적인 도덕적 실패 직전에 있다”며 “실패의 대가는 세계 최빈국 국민의 생계로 지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토니오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자멸적인 백신 민족주의가 글로벌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진국 국민들이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 면역을 이뤄내더라도, 가난한 나라들의 전염병이 잡히지 않으면 결국 다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사태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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