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정부는 네가 한 일을 모두 알고 있다?
[이슈메이커] 정부는 네가 한 일을 모두 알고 있다?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1.02.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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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정부는 네가 한 일을 모두 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를 통제하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다양한 디지털 도구가 사용되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그만큼 인간이 디지털로부터 감시당하는 모순도 동시에 발생되고 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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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감시 속의 지구촌
지난해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감시 강화, 개인의 사생활 보호 수준은 곤두박질’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시민 추적 시스템이 디지털 감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내놓았는데, 정도의 차이가 컸다. 개인정보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국가도 있었고, 개인정보 침해를 우려해 최소한의 국가 개입을 추진한 사례도 있었다. 어떤 방법이 더 타당한 것인지 명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감시와 통제를 가볍게 생각했는지 아닌지 정도만 판단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K-방역모델’이라 명명한 Test-Trace-Treat(검사, 추적, 치료)으로 대표되는 3T 방역체계를 전 세계에 국제 표준으로 제안했었다. 확진자 및 접촉자의 통신 기록과 신용카드 사용내역, CCTV 기록, 스마트폰 위치 정보 등과 같은 과학기술 시스템을 활용해 이들의 동선을 빠르게 파악하고 ‘역학조사 지원시스템’, ‘자가진단 및 자가격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의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PASS 등이 QR 체크인 기능을 애플리케이션에 탑재해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을 지원하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블루투스를 활용해 반경 2m 내 확진자가 있을 경우 사용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트레이스 투게더’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정부 차원에서 시행했고, 폴란드는 ‘자가 격리’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불시에 확진자에게 ‘20분 이내에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셀카를 찍어 보내야 하는 시스템을 시행했다. 이스라엘은 대테러방지를 위해 사용하는 ‘위치추적시스템’을 사용해 시민들의 이동을 감시했으며,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도 개인의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통신사와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코로나19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도구가 얼마나 큰 효과를 거뒀는지에 대한 평가는 각기 다르다. 국내에서 시행된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으나, 세계적으로 사용됐던 ‘Contact-Tracing App’은 개인정보 침해 이슈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다만 이를 통해 확인된 사실은 시민들의 삶에 위축 효과를 발생시켰다는 점이고, 이로 인해 국가의 디지털 감시 체계를 강화시켰다는 것이다.
 
디지털 개인정보 관련 학자인 크리스 길리어드는 “(이 같은 행위는) 개인의 건강 상태를 갑자기 수천 명, 혹은 수백만 명에게 노출하는 행위”라며 “공중의 보건을 ‘안전’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자신을 ‘불안’에 빠뜨리는 행위다. 정말 이상한 일”이라는 비판을 뉴욕타임스를 통해 전한 바 있다. 독일의 한 국회의원은 “모든 시민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것은 감염으로부터 어느 누구도 보호하지 못한다. 그러나 전례 없는 대국민 감시는 가능하다”며 정부의 위치추적 시스템을 비난했다고 EU뉴스 전문매체 ‘EU옵저버’가 전했다.
 
소수 탄압할 메커니즘이 될 수도 있는 사회적 합의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디지털 감시에 대한 반발이 매우 거세다.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는 지난해 성명서를 통해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은 개인들의 신원정보와 시설 출입기록을 분리해서 보관하겠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가가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개인들을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언제든지 국가가 감시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방역을 명분으로 정부가 갈수록 보다 완벽한 감시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내용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민의 생명이 걸린 긴급상황이라면 개인정보 보호는 평소와 다른 차원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물론 기업과 공공기관이 협력할 수 있는 틀을 갖춰 공익적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부다.
 
장영철 前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은 사설을 통해 “최근 우리나라도 디지털 스마트 시티니 하며 디지털 보안시스템을 날로 확대시키고 있다. 중국처럼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여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도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며 “국가가 물리적 평등을 구현하겠다고 하면서 ‘네가 한 일을 모두 알고 있는 빅브라더’로 변신하여 국민을 감시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국민의 뜻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점차 온·오프라인의 통합이 가속될 가운데 정보주체의 자기정보 통제권 상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서의 정부와 온라인 플랫폼 간 주도권 경합 등으로 인해 디지털 감시에 대한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감시기술은 계속하여 발전해 나갈 것이며, 이를 이용한 정보 수집은 더욱더 강화될 것이다. 이행해야 될 디지털 감시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중요하다. 개인정보의 수집 및 관리, 이용에 대해 제도적으로 이를 체계화해야 하며, 아무리 국가가 주체가 된다 할지라도 함부로 이를 수집하거나 관리하지 못하도록 다양한 노력과 장치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방역 체계가 이미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범세계적 위기에 의한 사회적 감수성과 합의는 결국 모두를 위한 논리가 아닌 소수를 탄압하는 메커니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수행할 수 있고 누구나 감시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디지털 감시가 가져올 ‘자유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과 중요성 인식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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