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메타버스 Ⅰ] 비대면 시대가 부른 가상의 우주
[이슈메이커_ 메타버스 Ⅰ] 비대면 시대가 부른 가상의 우주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1.19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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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비대면 시대가 부른 가상의 우주
 
세계 그래픽카드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지난해 10월 “이제 가상현실의 주역은 인터넷이 아니라 메타버스다. 지난 20년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면 앞으로 20년은 현실과 공상과학영화(SF)가 다르지 않다는 걸 보게 될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작금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개념인 ‘메타버스’가 ‘SNS 시대’를 넘어 새로운 흐름을 이끌 준비를 하고 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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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보여준 메타버스의 가능성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온라인 공간의 3차원 입체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 구현된 개인들이 소통하거나 소비하고, 놀이와 업무까지 하는 등 현실의 활동을 그대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가 비슷한 개념으로 표현되었지만, 최근 들어 진보된 개념의 용어로서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메타버스 시대는 더욱 빠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놀이의 영역에 있었던 게임이 기술 발전과 함께 소통의 주요 창구 역할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HMD 등 관련 하드웨어의 계산 속도가 높아졌고, 5G 도입으로 콘텐츠 전송 속도도 빨라지며 가상현실을 구현한 인터페이스가 더 좋아졌다. 연세대 산업공학과 박희준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관련 기술이 과거보다 발전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생긴 여러 불편과 소외감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가상공간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쉽게 엿볼 수 있었던 건 지난해 3월 출시된 닌텐도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열풍이다. 해당 게임은 이용자가 무인도에서 집을 짓고 낚시를 하며 동물 주민들과 함께 마을을 가꾼다는 단순한 설정이지만 아바타들은 그 속에서 취미를 즐기거나 생일파티, 가상결혼식도 올릴 수 있는 등 실제 사회생활도 유사하게 체험할 수 있다. 장소와 시간의 제한 없이 온라인으로 전 세계 이용자와 연결돼 있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다. 현실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는 특징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운동을 벌였고, 조슈아 웡과 지지자들은 ‘동물의 숲’을 통해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어갔다. 트위터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게임 관련 트윗은 동기간 기준 역대 최고치인 10억 건 이상을 기록했는데, 그 중 ‘동물의 숲’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게임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국 게임 회사 로블록스는 어린이 테마파크인 ‘라이언 월드(Ryan’s World)’를 개장해 주목받았는데, 이는 다름 아닌 온라인 공간에서만 존재하는 ‘메타버스 놀이공원’이다. 이 테마파크에서 사용자들은 각자의 아바타를 생성해 활동할 수 있다.
 
이제 많은 기업들은 메타버스에서 경제영토를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관련 시장규모는 2025년 2,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0년 콘텐츠산업을 관통한 주요 키워드와 2021년을 전망하는 8대 키워드에 메타버스를 포함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했음을 가장 쉽게 엿볼 수 있었던 건 지난해 3월 출시된 닌텐도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열풍이다. ⓒ닌텐도 홈페이지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했음을 가장 쉽게 엿볼 수 있었던 건 지난해 3월 출시된 닌텐도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열풍이다. ⓒ닌텐도 홈페이지

 

현실 경제로 연결되며 시장 폭발적 성장
메타버스의 개념을 활용해 현실 경제와 직접 연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일상화되자 메타버스에서 업무를 보는 경우도 생겼다. 실제 미국 IT 기업 스페이셜은 사람의 사진을 갖고 15초 만에 3D 아바타를 만들어내고, AR 기기로 이 아바타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이들은 가상 사무실에서 회의나 협업도 할 수 있다. 업무에 필요한 자료도 물론 가상으로 구현된다. 또한 현대·기아차 디자인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메타버스 회의를 도입하기도 했다. 언제 어디서나 모일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공간의 제약이 사라져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메타버스의 경제적 가치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래퍼 트래비스 스콧은 지난해 4월 게임 ‘포트나이트’의 ‘파티 로열’에서 자신의 아바타로 공연을 펼쳤다. 무려 1,230만 명이 모이며 스콧은 기존 공연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렸다. 포트나이트는 방탄소년단이 신곡 ‘Dynamite’를 내놓자 아바타가 파티 로열에서 이들의 춤을 따라 추는 능력을 갖게 해주는 아이템도 판매했다. 네이버는 얼굴 인식과 증강현실 등을 이용해 아바타와 가상 세계를 만드는 플랫폼 ‘제페토’를 출시해 2년 만에 가입자 1억 8천만 명을 돌패했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제페토에서 사인회를 열었는데 무려 4,600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와 같은 메타버스의 부상은 기술 성장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위축된 현실 세계를 가상 세계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맞물리며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준비할 점도 많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부분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네이버 제페토는 가입자 수가 1억 9,000만 명에 달하지만 해외 이용자가 90%, 10대 이용자가 80%를 차지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달리 기성세대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개념이다. 중앙대 경영학부 위정현 교수는 “미래 메타버스가 성공하기 위해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쉽고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훗날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메타버스가 본격적으로 도약한 해로 평가받을 것이다. 젠슨 황 CEO는 “메타버스가 오고 있다(Metaverse is coming)”고 말했지만, 어쩌면 메타버스 시대는 이미 도래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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