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막 오른 ‘대선 전초전’ 향방은?
[이슈메이커] 막 오른 ‘대선 전초전’ 향방은?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0.12.2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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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막 오른 ‘대선 전초전’ 향방은?

 

여야의 시선이 대한민국 제1·2 도시의 새로운 시장을 선출하는 4·7 보궐선거에 맞춰지고 있다. 유권자만 1,142만 여명에 이르는 대형 선거인데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막바지 치러지는 만큼 차기 대선의 결과를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여겨져 잠룡들의 사활을 건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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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헌 개정으로 공천 여부 확정한 민주당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의 성추문 의혹으로 떠난 자리를 채우는 선거라 당초 민주당 공천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헌 개정으로 후보 공천 여부를 묻는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해 공천 결정을 확정했다.

 

민주당 당헌 제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15년 당 혁신위원회가 신설한 조항으로, 규정대로라면 민주당은 후보를 낼 수 없었다. 하지만 당원 투표에 따라 민주당은 해당 당헌 규정에 ‘전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넣어 후보 공천을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기들끼리 선거니 미리 예견된 상황이고, 그 자체가 국민에 대한 약속을 당원들 투표만 갖고 뒤집는 게 온당한 건지 우리 모두 납득이 가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은 아니며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저희 당 소속 시장의 잘못으로 시정의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데 대해 서울·부산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린다. 특히 피해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보궐선거 후보를 낼지 당원 여러분께 여쭙게 된 데 대해서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민주당 스스로 부족함을 깊게 성찰해 책임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보궐선거 공천 방침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보궐선거 공천 방침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3파전 구도 속 추미애 장관 움직임 ‘주목’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내년 재·보궐선거를 120일 앞둔 12월 8일부터 예비후보 등록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출사표를 던진 우상호 의원을 제외하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없다. 대표적인 86운동권 그룹 정치인인 우상호 의원은 오래 전부터 시장 출마 의사를 굳히고 조직을 다져온 만큼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에도 서울시장 선거를 위한 당내 경선에 도전했지만 1위를 차지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여성 후보 가점을 받은 박영선 후보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우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는 저의 마지막 정치적 도전”이라고 선언하며 공공주택 16만호 확충과 코로나19 백신 무료공급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출마 여부를 놓고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지역구 4선의 박 장관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정됐지만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졌고, 2018년 선거에서도 박원순 후보와 경선에서 패한 전력이 있다. 박 장관은 내년 초 개각 시점에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친문’계 지지세가 견고한 재선의 박주민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해 8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세대교체’를 외친 만큼 민주당의 혁신 깃발을 들 기수라는 평가를 받지만 중도 표심 공략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선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여권의 강경 지지층의 마음을 얻은 게 큰 정치적 자산이 된 만큼 출마 결심을 굳힐 경우 현재의 3파전 구도를 흔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월 8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에서는 박 장관이 25.1%로 1위를, 박 의원이 13.0%, 우 의원이 7.4%로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꾸준히 독자 행보를 강조해 온 정의당에서는 권수정 시의원과 정재민 서울시당 위원장, 이동영 전 관악구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끝까지 독자적으로 완주해서 시민 선택을 받겠다”면서 “부정부패·성비위 문제 때문에 보궐 선거가 치러지는데 민주당은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는 당헌 당규를 어기고 (후보를) 내는 것 아니냐.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선거 연대를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며 보궐선거 후보를 내기로 한 여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며 보궐선거 후보를 내기로 한 여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심판론’ 내세우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경선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인재 영입에 돌입한 상태다. 경선룰은 예비경선 국민여론조사 100%, 본경선 국민 80%, 당원 20%로 결정하며 경선 흥행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선거이다 보니 ‘심판론’을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여성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인데,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49세의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재선의 구청장을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주목받아 온 박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의 무책임과 태만으로 빚어진 코로나 사태의 책임을 시민에게 전가하지 않고, 비용의 많고 적음을 떠나 모두 서울시에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자타공인 ‘경제전문가’로 불리는 3선의 이혜원 전 의원도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제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시민들이 경제 위기에 대한 해법을 갈구할수록 이 전 의원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다소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출마를 선언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사상 첫 여성 정무부시장으로 시정을 경험한 바 있는 조 구청장은 “청년에게 미래를 주는 희망 시장,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플러스 시장이 되도록 한걸음씩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김선동 전 사무총장, 이종구 전 의원도 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정치 재개의 시동을 걸고 있는 4선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대선주자급 인사들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야권 빅텐트’의 주도권 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야권 빅텐트’의 주도권 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YTN 뉴스화면 갈무리

 

 

이러한 흐름 속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전격적으로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안 대표는 12월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만은 제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철수가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고 말해 야권후보 단일화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안 대표로서는 세 번째 서울시장 도전이다.

 

쟁점은 ‘야권 빅텐트’의 주도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단일화 협상이나 결선투표에 무게를 둘 것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입당을 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속적으로 안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려면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행으로 낙마하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민심 달래기’에 힘쓰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행으로 낙마하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민심 달래기’에 힘쓰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야당 우세 점쳐지는 부산 판세

부산은 여당 입장에서는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었던 교두보이자 야당으로선 1995년 민선 지방선거 이후 지난 2018년 처음 패배를 당한 만큼 탈환이 절실한 요충지로 꼽힌다. 여론의 흐름은 국민의힘에 유리한 상황이다. 오랜 도전 끝에 민주당 소속 첫 부산시장에 취임한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행으로 낙마한 것이 큰 실망감을 줬기 때문이다.

 

야권에서 공식적으로는 지난해 11월 9일 박민식 전 의원이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고, 이진복, 유재중, 박민식, 이언주 전 의원과 전성하 LF에너지 대표, 오승철 대한인성학회 이사장,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현재 추세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이언주 전 의원이 우세한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2월 6일부터 양일간 실시한 차기 부산시장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박 교수는 18.6%로 1위를 차지했고, 이 전 의원(13.6%)이 뒤를 이었다.

 

여당은 당헌까지 개정하며 후보 공천을 추진하는 만큼 부산 시민의 숙원으로 꼽히던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앞세워 ‘민심 달래기’에 힘쓰는 모양새다. 해양수산부 장관과 3선 의원을 지낸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여당 후보군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 중인 김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처리한다고 약속을 확실하게 해주면 저는 무조건 출마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 밖에 최인호, 전재수 의원과 박인영 시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거대 도시의 시장을 뽑는 의미를 넘어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자 레임덕 여부도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 전초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요한 투표가 될 만큼, 유권자들은 어느 정당이 기대에 부합하는 후보와 공약을 내세우며 주목받을지 신축년(辛丑年) 정가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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