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Bboy&여행 유튜버 '브루스리'
[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Bboy&여행 유튜버 '브루스리'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0.12.09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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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비보이의 세계 일주, 인생의 의미를 찾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세계적 비보이가 세계여행을 떠난 이유는

2020년도 어느새 막바지에 이르렀다. 예년 같으면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희망을 품을 연말·연초 여행 계획에 설렘이 가득한 시기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도 마스크에 몸을 맡긴 채 어디론가 의미 없는 발걸음을 내디딜 뿐이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지만 그중 여행의 자유를 뺏긴 것에 진한 아쉬움이 더하는 이유는 뭘까?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과거와 미래를 잊고 오롯이 현재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삶이 힘겨울 때 더 큰 세상으로 나가 살아갈 이유와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여행이며 이는 인생의 선물이다.

 

어느덧 여행, 특히 해외여행은 딴 세상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지난 여행의 아쉬움보다 영원히 여행을 떠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앞서는 2020년. 우리가 여행 유튜버들의 콘텐츠로 대리만족하는 이유이다. 비록 이들 역시 지금은 발이 묶여 방구석 여행가가 되었지만 수많은 여행 유튜버들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가 없었다면 아마도 우리에게 ‘여행’의 설렘조차 어느덧 잊히지 않았을까? 2020년을 마무리하며 이슈메이커에서 세계적 비보이이자 2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브루스리(본명 신규상)를 만난 이유이다.

 

세계적 비보이의 유튜브, 그 시작이 궁금하다

”사실 유튜브 채널을 만든 지는 오래됐다. 큰 뜻이나 계획이 있어서가 아닌 겜블러 크루 소속의 비보이로서 저와 멤버들의 연습 영상을 업로드하는 용도였다. 그렇게 방치된 유튜브 채널이 세계 일주를 준비하며 되살아났다. 여행 유튜브가 되고자 한 것은 아니며 여행 당시 느낀 감정과 추억을 기록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세계 일주, 모두가 꿈꾸지만 누구나 실천에 옮기긴 어렵다

”세계 일주를 결심한 것은 우선 여행을 좋아하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 비보이로 활동하며 지금껏 4~50개국 정도를 방문했지만 이는 여행이 아닌 일이었다. 물론 대회에서 우승하며 트로피도 늘어나고 명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이 생활이 반복되니 무엇을 위해 춤을 추는지 혼란스러웠다. 단순히 트로피 하나가 더해지는 것은 인생에서 의미가 없어졌다. 목적을 잃으니 춤도 재미없었다. 댄싱 나인에 참가한 것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픈 마음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지난 23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춤을 췄는데 딱 1년만 춤을 추지 말자는 결심이 섰다. 물론 3일만 춤을 추지 않아도 감이 떨어지고 비보이로서 경쟁력을 잃는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럼에도 남은 인생의 목표를 찾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했고 이를 여행에서 찾고자 했다.“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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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세계 일주를 마치며 그 답을 찾았나

”정확히는 2018년 12월 13일에 출발해서 2020년 3월에 귀국했으니 476일 동안 세계 일주를 한 셈이다. 가장 달라진 점은 어떤 일에서든 감사함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누구나 그렇지만 한국에만 있으면 사실 감사함을 잘 못 느끼지 않나? 개인적으로도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높은 페이의 행사 요청이 들어온 것이 아니면 감사함을 잊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웃음). 그러나 배낭여행은 다르다. 사소한 것에도 절로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숙소에 들어섰는데 침구가 잘 정리되고 침대에 누워 손을 뻗을 위치에 콘센트가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아름다운 자연을 보아도 절로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한국에 오니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모든 것이 감사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해도 이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움직인다는 생각만으로도 항상 감사함을 품고 살게 됐다.“

 

언젠가 세계 일주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음식과 잠자리 등 기본적인 의식주가 걱정될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여행을 하다 보면 한국에서 느끼지 못하는 외로움이 엄습한다. 이 넓은 세상에 나를 아는 사람 하나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다. 일주일 넘게 한국 사람을 만나기는커녕 한국말도 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극한 외로움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픈 마음도 생겼다. 저는 그나마 유튜브가 있어서 이겨낼 수 있었다. 카메라가 친구였고 구독자분들의 댓글에 힘이 났다. 그러나 평범한 배낭 여행객이라면 이러한 외로움을 잘 견딜 수 있어야 계획했던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지 않을까?“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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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튜버 브루스리, 여전히 난 비보이다

기자가 처음 브루스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을 당시 그는 오랜만에 공연을 준비 중이라 밝혔다. 평소에도 그의 유튜브를 자주 시청하는 구독자였기에 국내 일주와 제주도 1달 살기 등 여행 유튜버로서의 근황만 확인했었다. 이날 공연 이후에도 그는 꾸준히 비보이로서의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2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로서 콘텐츠 제작 하나만으로도 바쁜 상황에서 브루스리가 여전히 춤을 추며 춤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보이 브루스리의 이야기가 궁금해 질문을 이어갔다.

 

언제부터 춤과 함께했나

”초등학교 5학년쯤부터 인기 가수들의 춤을 따라 했고 본격적으로는 중학교 1학년부터 23년째 비보이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 춤을 추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그냥 춤추는 모습이 멋있었다. 주위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이 인기도 많았다. 춤을 추면 나도 멋있고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브루스리’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나

”개인적으로 겜블러 크루의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2002년 겜블러크루가 만들어진 후 해외 공연도 많이 다녔다. 사실 한국은 힙합 문화가 늦게 전파됐기에 당시에는 한국의 비보이 기술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저의 춤에 외국인들이 환호하며 이름을 불러주려 했지만 ‘신규상’이라는 이름이 너무 어려웠다. 어느 순간 브루스 리를 닮았다며 조금씩 브루스리로 불렸고 이제는 나만의 닉네임이 되었다.“

 

비보이의 매력은 무엇인가

”가끔 춤을 추다 보면 인간의 한계를 시험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기술 하나를 마스터하기 위해 짧으면 6개월, 길게는 1~2년을 노력한다. 그 오랜 시간 연습해도 되지 않던 기술이 어느 순간 될 때가 있다. 그때의 쾌감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기술이 하나, 둘 쌓이면 그 기술을 가지고 놀 수 있고 스스로도 성장했다는 기분이 든다.“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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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도전하는 삶을 살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

”제 성격상 재미없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러나 도전은 늘 재미있었다. 인생의 즐거움을 찾고자 항상 새로움에 도전한다. 그럼에도 긍정적 마인드가 없었다면 도전하는 삶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예전에는 저보다 높은 곳에 있는 이들을 부러워하는 경우도 많았다. 세계 일주 중 다양한 사건 사고를 겪으며 화도 났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이 쌓이며 모든 것에 감사하며 긍정적인 삶을 살게 됐고 이는 또다른 도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삶의 방향이 설정되면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인생이 쉬워진다. 어쩌면 그때부터 정답은 찾은 셈이다. 목표나 경쟁에 휘둘리기보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했으면 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본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크게 관심 없다. 힘든 순간, 나쁜 생각이 들 때면 크게 호흡 한 번 하고 스스로 괜찮다며 다독이길 바란다. 살아보니 그렇게 툭툭 털어내면 아무리 힘든 일도 별것 아니게 되더라.“

 

향후 비보이 혹은 여행 유튜버로서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사실 세계 일주를 마치며 느낀 바도 많고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로 모든 계획이 틀어졌고 지금껏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물론 아직 코로나가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언제까지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당장 지금부터 브루스리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잘하는 방법으로 국내의 많은 예술가를 도우며 알리고 싶다. 사실 전 세계를 다녀도 대한민국 사람들처럼 무엇이든 잘하는 민족은 없는 것 같다. 알려지지 않는 숨은 고수와 훌륭한 아티스트가 너무도 많다. 이들과 함께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 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476일 동안의 세계 일주를 마쳤고 2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여행 유튜버로서 브루스리가 생각하는 여행의 정의가 궁금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담담하게 여행은 친구라 말했다. 덧붙여 부르스리는 “좀 더 상세히 언급하면 여행은 친구가 아닌 친구를 만나러 가는 과정입니다. 여행하기 이전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사람인 것 같아요. 늘 소외되고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했던 나를 여행이 바꿔줬습니다. 여행 중 수많은 외로움의 순간에 스스로와 대화했고 이해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나를 사랑하게 됐습니다. 부정적인 내가 어느새 긍정적으로 사람으로 변했어요. 나를 가장 잘 아는 친구는 다름 아닌 자신이었습니다. 이처럼 여행은 내 안의 새로운 친구를 만나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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