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코로나19 대유행 II] 개발의 방법보다 보급의 방법이 중요
[이슈메이커_ 코로나19 대유행 II] 개발의 방법보다 보급의 방법이 중요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0.12.08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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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개발의 방법보다 보급의 방법이 중요
 
코로나 팬데믹의 초미의 관심은 백신의 개발과 공급에 쏠려있다. 1년이 넘게 코로나와 맞서 싸워온 지구촌은 이제는 ‘코로나 탈출’, ‘코로나 종식’을 주창하고 있다. 각국은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기업들 역시 위기를 반등의 기회로 만들고자 유례 없는 백신 개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코로나-19의 탈출과 종식, 지구촌은 어디까지 다가왔을까?
 
 
ⓒ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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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공급 초읽기
지난달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테크가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며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우구어 자힌바이오엔테크 CEO는 “2020년 안에 승인이나 조건부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올해 안에 첫 백신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전했고,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화이자 역시 이달 사용 승인을 받아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란 보도를 냈다.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도 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중이다. 앨릭스 에이자 美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는 이제 안전하고 효과가 뛰어난 백신 2종류를 확보했다”며 이 백신들을 몇 주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배포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백신 보급이 눈앞에 다가옴을 알렸다. 쿠바는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2개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만약 쿠바가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미국·유럽연합(EU) 등의 백신 선점 경쟁에 밀려난 가난한 나라들로서는 백신 확보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대한민국 정부 역시 ‘현재 임상 3상 시험 중인 신종 코로나 백신중 5사(社) 제품을 대상으로 도입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히며 국제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국내 인구의 20%인 1,000만명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논의는 추가로 40%인 2,000만명분을 어느 백신으로 선구매하느냐는 문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달 국제보건의료재단 포럼에 참석해 “아마 내년 1분기에는 백신을 손에 쥐고 2분기에는 국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해 접종 시기와 어떤 접종이 선택될지 국민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확보 전쟁
코로나 백신 개발이 가시적으로 다가온 가운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기며 국민들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백신을 확보해 접종을 시작하더라도 18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는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이 진행하는 임상 3상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화이자 등 일부 백신은 고령층을 대상으로도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단계이기에 아직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18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는 별도의 임상 시험이 진행돼야만 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가 하나의 지역이나 나라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하고 있기에 상용화 시 쏟아지는 주문량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모두 전례 없는 신기술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엄청난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설령 수요를 맞춘다 해도 일명 ‘부자나라’에 백신이 쏠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알려진 화이자와 모더나,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은 이미 상당 물량 선구매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화이자 백신은 미국, 유럽연합, 일본, 멕시코, 영국 등이 10억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 이상의 물량 계약을 맺었고, 모더나 백신은 미국 정부가 15억 2,500만 달러(약 1조 7,000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영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 이스라엘, 카타르 등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백신을 미리 확보한 나라들도 의료진이나 고령층, 기저질환자 등과 같은 고위험군부터 접종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백신은 누구 한 명의 소유물이 아니다
대량생산이 어렵다 보니 가격 역시 천정부지로 높아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일부 개발기관과 제약사는 개발도상국을 위해 백신을 회당 3000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뜻을 밝혔지만, 또 다른 개발사는 가격 정책을 공개하지 않아 사실상 고가에 판매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행인 점은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인도혈청연구소와 계약을 맺고 자체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을 올해 말까지 약 10억 도즈를 생산해 개도국을 위해 싸게 공급할 계획을 영국 가디언지를 통해 밝혔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멕시코, 영국 등이 맺은 물량 계약과 동일한 수준의 양이다.
 
화이자는 조금 다른 가격 정책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화이자가 백신 후보물질의 개발에 어떤 정부 지원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비용을 충당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백신은 막대한 개발 비용과 제조비, 특허비 등이 투자되는 만큼 적절한 보상이 필요해 저가 공급을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은 충분히 수용이 가능할 것이다. 코로나 백신 임상 3상 단계에서 ‘알 수 없는 부작용’이 나와 중단을 선언한 존슨앤드존슨이나 ‘안전성의 문제’로 중단을 선언한 일라이릴리의 사례를 보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새로운 백신의 개발 성공률을 보통 10%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문경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가 백신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한 번에 모든 수요에 대응하는 공급은 이뤄지기 어렵겠지만 적어도 3개 이상의 백신이 승인된다고 가정했을 때 적어도 1년 안에 공급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분석한 바 있고,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 조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정한 백신 보급을 위해서는 국제협력은 반드시 중요하고 필요하다”라며 “백신은 누구 한 명의 소유물이 아니다. 회사의 소유물이나 한 명 개인한테 영속되는 성질도 아니다. 감염병이나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문제에서는 이윤 등으로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윤 추구가 가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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