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돕는 인간 진통제 둘라, 산모 중심 출산문화 이끌어
출산을 돕는 인간 진통제 둘라, 산모 중심 출산문화 이끌어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0.11.04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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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출산을 돕는 인간 진통제 둘라, 산모 중심 출산문화 이끌어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 지금껏 배제됐던 산모와 남편, 그리고 아기가 주체가 되어 순산을 위해 겪는 진통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출산법. 이러한 자연스러운 출산은 조력자의 유무에 따라 만족도가 현저히 차이가 나기에 이른바 맘카페를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졌다. 자연스러운 출산의 중심에는 ‘인간 진통제’라 불리는 존재가 있다. 둘라가 그 주인공이다. 건강한 출산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둘라코리아의 구성원들을 이슈메이커가 만나보았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조은미 둘라, 전지현 둘라, 전선혜 둘라, 김경희 둘라 ©둘라코리아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조은미 둘라, 전지현 둘라, 전선혜 둘라, 김경희 둘라 ©둘라코리아

 

 

 

산후보다는 산전에 집중

둘라(Doula). 고대 그리스어가 어원으로 A woman who helps women이라는 뜻으로 임산부에게 조언해 주는 출산 경험이 있는 여자를 말한다. 둘라는 비의료인인 출산 조력자이자 출산 전문가이다. 산모와 아기가 주체가 되어 편안한 환경에서 출산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신적으로 조력하는 것의 둘라의 역할이다.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출산 경험이 있고 출산에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둘라가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마을 공동체 안에서 아이의 출산과 양육이 이뤄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임신과 태교, 양육 등에서 정보를 얻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오히려 믿을 만한 정보를 찾기는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의사의 의학적인 지식과 인터넷상에 떠도는 정보에 기댈 수밖에 없다. 출산은 의학적 지식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둘라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출산의 영역이 대부분 병원과 산후조리원 등에 집중됐지만 둘라의 목표는 산후보다는 산전에 맞춰져 있다. 순산할 수 있는 식습관, 체중관리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태교 교육도 이뤄진다. 산모의 몸 상태를 살피고 체형을 분석해 엄마가 순산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조건을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여성이 막연하게 느끼는 출산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줄여 준다. 산전 관리가 잘 되면 산후에 올 수 있는 몸과 마음의 망가짐도 줄일 수 있다. 또 출산에 있어 남편의 역할은 지켜보는 사람, 육아에서도 도와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쉽지만 출산에서도 남편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킨다. 남편이 출산과 육아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남편이 해야 하는 역할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아빠가 동참해서 엄마의 출산을 이끌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성애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둘라코리아는 “출산하면서 탯줄만 자른다고 해서 갑자기 아빠의 부성애가 생기지 않는다”며 “아빠가 출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행복한 출산과 육아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2014년 시작한 둘라코리아는 지금까지 100여 명 가량의 둘라를 배출했다. 현재 ‘PDT 둘라양성과정’, ‘PSA 테라피스트 과정’ 등을 운영하며 둘라를 양성한다. 이 밖에도 건강한 출산문화를 이끌어가기 위해 출산에 관련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둘라코리아는 2017년엔 여성 기업인 창업 인큐베이팅 과정에 참여하며 ‘크리에이팅 대상’ 경기도지사상을 받기도 했다. 대학교, 병원 등과 MOU를 체결하며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올해는 보건복지부 민간자격증에 등록했다.

 

©둘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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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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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빠’의 재능기부로 공동육아 프로젝트 기획

출산을 하거나 수유할 때에 옥시토신 호르몬이 나온다. 이른바 사랑과 행복의 호르몬이다. 몸은 너무 힘들고 녹초가 됐지만 집에 들어가면 아이를 안아주고 싶게 하는 힘이자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이처럼 인간이 출산이라는 힘들지만 인생의 가장 극적인 순간, 개인적이고 내밀하면서도 정서적으로 극대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옆을 지켜주는 게 둘라다. 가족은 아니지만 굉장히 긴밀한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둘라 역시 산모의 출산을 근접한 상황에서 간접 경험하며 덩달아 출산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출산을 함께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아이를 낳은 후 아이 돌이나 특별한 날이 됐을 때 출산했던 날을 떠올리면서 생각이 났다며 산모 분들이 연락을 줄 때 직업적 보람을 느낀다”는 둘라코리아의 운영진인 조은미, 김경희, 전선혜, 전지현 둘라는 자연주의 출산이나 둘라라는 개념이 아직까진 낯설다 보니 ‘토닥토닥 챌린지’ 등의 캠페인으로 이를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는 육아 스트레스로 인해 낮아진 엄마들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엄마들끼리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캠페인이다. 앞으로는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서도 친근하게 다가갈 예정이다.
 

둘라코리아는 앞으로 출산공동체이자 출산플랫폼을 목표로 좀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가장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공동육아 프로젝트다. 다양한 직업군의 산모가 있기 마련인데 각자의 재능기부를 받아 함께 출산하고 육아를 해나가자는 취지다. 이를테면 피아니스트인 엄마는 육아를 하면서 지칠 때마다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이를 공유하고, 메이크업아티스트인 엄마는 메이크업을 알려주는 식이다. 특히나 최근에는 코로나 19 여파로 돌잔치나 백일잔치도 못하다 보니 집에서 스스로 메이크업을 한 뒤 사진이라도 찍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현재 다양한 재능을 가진 엄마, 아빠들을 섭외하고 있다. 이처럼 둘라코리아는 무엇보다 의료진 중심의 출산문화를 산모 중심의 출산문화로 바꾸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문화가 바뀌려면 출산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우리나라 출산문화를 바꾸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며 때론 유쾌하고 때론 에너지 넘쳤던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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