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지 않게 활동하는 교정위원들, 격려와 칭찬이 큰 힘”
“드러나지 않게 활동하는 교정위원들, 격려와 칭찬이 큰 힘”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0.10.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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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드러나지 않게 활동하는 교정위원들, 격려와 칭찬이 큰 힘”

 

나이 60이 넘어서 중요한 직책을 거듭 맡게 됐다며, 백락광 회장은 웃어 보인다. 물론 그 웃음 뒤에는 무거운 책임감이 깔려있다. 그는 올해 대구지방교정청 교정연합회장 취임 만 1년을 맞음과 동시에 김천중·고 총동창회(송설총동창회) 제34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사진=임성희 기자
사진=임성희 기자

 

김천소년교도소 교정협의회장 8년 역임

백락광 회장이 김천소년교도소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때는 1998년이다. 교도관이었던 친구 아버지의 소개로 발을 디딘 것이 이제 20년이 넘는 세월이다. 20여 년 동안 수용자 자매상담 등 각종 교화행사에 참여했고 취약계층 중식지원, 도서 기증, 난타 북 및 의상 지원, 불우수용자 영치금 지원, 명절특식 지원, 불우수용자 가족 돕기 등을 진행했으며 교정시설에 교화지원금 및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감염예방용품을 기부했다.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을 때, 부지런하고 열정적인 그에 모습을 눈여겨본 교정위원 선배들이 그를 협의회장으로 추천했고, 여러 차례 거절한 끝에 수락한 그 자리에서 8년을 봉사하며 지냈다. 보통 2년이 임기이지만 8년이라는 긴 시간을 김천소년교도소 교정협의회를 이끌며 교정활동의 활성화와 홍보에 앞장설 수 있었던 것은 백락광 회장의 열정과 탁월한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백 회장이 교정 활동을 시작할 당시에 김천교도소는 일반 성인교도소로 성인범죄자들이 수용돼 있었다. 2009년 12월 31일에 다시 김천소년교도소로 개편되며 현재는 소년수와 성인 미결수가 수용돼 있다. 김천교도소 당시에는 중범죄를 저지른 장기 수용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중한 죄를 짓고 들어와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교정 활동을 한다는 게 솔직히 두려울 법도 하지만, 그는 수용자들과 진심으로 다가가는 법을 오랜 시간 동안 터득한 듯했다. “신입 교정위원들은 처음에 철창과 철문이 가득한 교도소가 굉장히 두렵고, 중한 죄를 지은 범죄자들을 만나는 것도 힘들 테지만, 오래 활동하다 보면,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어쩌면 우리보다 더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란 걸 알게 될 겁니다. 그들은 범죄자이기 전에 그저 외로운 한 인간인 거죠.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할 수가 없어요” 교정 활동은 다양한 직능, 종교 등으로 나눠 이뤄지고 있으며 정규교육을 받지 못해 배움이 부족한 이들을 위한 교육도 진행된다. “기억나는 수용자가 한 명 있는데, 살인으로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어요. 글을 읽지 못해서 한글 교육을 받았고, 한글을 깨우치면서 그가 한 말이 있는데,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겁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내일이 오면 새로운 글자를 배울 수 있어서 기다려진다”고 하더군요.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내가 하는 작은 일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삶에 대한 큰 희망과 의지를 심어주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앞으로도 더욱더 열심히 교화사업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2019년 6월 1일 대구지방교정청 교정연합회장으로 선출된 백락광 회장은 현재 취임 만 1년을 맞으며 교정 활동의 꽃을 피우고 있다. ⓒ백락광 회장
2019년 6월 1일 대구지방교정청 교정연합회장으로 선출된 백락광 회장은 현재 취임 만 1년을 맞으며 교정 활동의 꽃을 피우고 있다. ⓒ백락광 회장

 

“국가 일 대신하는 교정위원들의 노고, 적극적으로 알리고 칭찬했으면”

2019년 6월 1일 대구지방교정청 교정연합회장으로 선출된 백락광 회장은 현재 취임 만 1년을 맞으며 교정 활동의 꽃을 피우고 있다. 전국 54개 교도소 중 대구·경북 지역에 18개의 교도소가 있는데, 각 교도소에서 활동하는 교정위원들의 활동 및 정보를 공유하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교정교화사업은 욕심이나 벼락치기로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끈기를 가지고 묵묵히 임한다면 수용자들이 성공적이고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하여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교정위원들과 자주 나눕니다”라며 그는 덧붙여 “기본적으로 생활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영치금도 없는 수용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교정위원들과 십시일반 모아서 영치금이 없는 수용자들을 돕는 일을 취임 이후부터 중점적으로 진행해오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수용자와 자매 상담을 하면 매달 정기적으로 만남이 진행되는데, 위원들은 수용자들을 만나러 갈 때마다 치킨, 피자 등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를 사서 갑니다. 수용자들은 이런 음식들을 기다리는지, 아니면 사람이 그리운지, 그 한 달을 교정위원을 만나는 날만 손꼽으며 기다립니다. 위원들은 그 기다림을 절대로 저버릴 수 없다는 걸 알지요”라고 말한 그는 “수용자들도 국민이기에 국가에서 보살피고 돌보아야 하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당 부분 민간인의 봉사로 교정교화가 이뤄집니다. 그런데도 교정위원들의 활동은 별로 소개되거나 드러나지 않고 제대로 된 평가도 못 받는 듯합니다. 물론 보상을 바라고 하는 활동은 아니지만, 국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칭찬해줄 수 있는 제도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백락광 회장은 한옥의 매력에 빠져서 10여 년 전에 금오산 뒷자락에 ‘학이재’와 ‘일신당’이라는 한옥을 지어 지금까지 살고 있다.
백락광 회장은 한옥의 매력에 빠져서 10여 년 전에 금오산 뒷자락에 ‘학이재’와 ‘일신당’이라는 한옥을 지어 지금까지 살고 있다. ⓒ백락광 회장

 

‘한옥 전도사’라는 또 다른 모습

김천시에서 1988년에 남곡건설(주)을 설립해 올해로 32년 차를 맞는 경영인이기도 한 백락광 회장은 ‘한옥 전도사’라는 또 다른 모습이 있다. “30여 년째 건설회사를 운영해 오면서 수많은 종류의 건축물을 지어 보았습니다. 현대식 건축물은 편리하긴 하지만 왠지 딱딱하고 갑갑한 느낌이 듭니다. 그에 비해 한옥은 선이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사방으로 열려있어 어디에서나 드나들 수 있고 문만 열면 바깥세상과 바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한옥의 매력에 빠져서 10여 년 전에 금오산 뒷자락에 ‘학이재’와 ‘일신당’이라는 한옥을 지어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전통방식으로 문화재전문가들이 지었다는 그의 집은 전통 한옥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 지역의 명소이자 한옥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견학코스로 손꼽힌다. 또한, 세종시 최초로 한옥 상가를 완공했고, 현재 한옥 카페로 유명한 ‘헤이믈’이 운영 되고 있다.

 

백락광 회장은 최근 90년 역사의 명문 사립 중·고등학교인 김천중·고(송설) 34대 총동창회장으로 취임하며 많은 축하를 받았다. 김천에 거주하는 총동창회장은 20여 년 만이라 그 활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 대구지방교정청 교정연합회장과 송설총동창회장은 책임감이 큰 만큼 그의 60대를 더 빛나게 해줄 활동이 되리라 생각한다.

 

“수용자들이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출소 후 사회에 복귀하여 선량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계속할 계획입니다”라며 그는 “사업도 30년 넘게 해왔는데 지금까지 IMF를 비롯한 숱한 경제위기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건 게으름 피우지 않고 묵묵히 노력하는 모습을 고객들이 좋게 봐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에는 2, 30년 이상을 근무한 장기근속자들도 많습니다. 그 직원들 덕에 제가 더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합니다. 1998년부터 구미녹색환경이라는 환경관련 회사도 운영 중인데, 직원들의 노고에 늘 감사합니다. 제가 기독교인이라 ‘감사’란 말을 좋아합니다. 제 주위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제34대 송설총동창회장으로 취임하며 많은 축하를 받은 백락광 회장은 앞으로 동문 활성화와 학교 발전을 위한 큰 포부를 밝혔다.
제34대 송설총동창회장으로 취임하며 많은 축하를 받은 백락광 회장은 앞으로 동문 활성화와 학교 발전을 위한 큰 포부를 밝혔다. ⓒ백락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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