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총선 앞두고 벌어진 야권재편
2016년 총선 앞두고 벌어진 야권재편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12.3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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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민련 탈당 안철수 의원, 정치개편 빅뱅 신호탄 터뜨리다
[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Cover Story] 위기의 야권


 

2016년 총선 앞두고 벌어진 야권재편


새정치민주연합 탈당한 안철수 의원, 정치개편 빅뱅 신호탄 터뜨리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난 2015년 12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새정치연합에 입당한 지 1년 9개월 만의 일이다. 문재인 대표와 당 소속 의원들의 만류에도 안청수 의원이 탈당을 강행하면서 야당의 분열이 시작됐다. 안 의원과 행보를 함께하겠다는 탈당 의원들의 등장은 규모가 관건일 뿐 예고된 수순이고, 이에 따른 야권 재편이 불가피하다.



안철수 의원, 정치혁신 위해 탈당 선언 

지난 2015년, 독자세력화를 포기하고 새정치민주연합에 몸을 담았던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작년 12월 13일, 안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야당은 세상을 바꿀 수도,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지 못한다”면서 탈당 공식화와 함께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탈당의 이유로 새정치민주연합 안에서 변화와 혁신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이제까지 늘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왔다. 대통령 후보를 양보했고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통합했다. 그럼에도 정권교체는 실패했고 정치 혁신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민의 삶도 나아지지 못했고 야당조차 기득권화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향후 행보와 관련해서 안 의원은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으면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하기 앞서 문재인 대표가 그의 탈당을 만류하기 위해 안 의원을 찾았지만, 뜻을 돌이키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안 의원은 그동안 대선과 신당 추진 등 중요 고비 때마다 정면대결 대신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해 왔다. 특히 결단을 필요한 시점에 입장이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대중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번 행보가 파격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년도 총선을 앞두고 안 의원이 공식적으로 탈당을 선언하면서 야권분열은 현실화 됐다. 수도권 재선의 문병호, 전북도당위원장 유성엽 전남도당위원장 황주홍 의원이 안 의원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또한, 안 의원과 가까운 원외 인사 3천여 명도 탈당의 길에 동참했다. 지난 2015년 12월 17일, 이태규 전 새정치연합 당무혁신실장과 박인복 전 새정치연합 홍보위원장을 비롯한 권리당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와 함께 정치혁신과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다들 지금의 새정치연합으로는 총선승리와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새정치연합의 현 문재인 지도부는 말로만 혁신을 부르짖었을 뿐 당의 정신과 골격, 사람을 그대로 둔 채 진정한 의미의 혁신은 외면해 왔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안철수발(發) 야권 정치지형 변화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예측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선 안 의원이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세력화’를 공언한 만큼 신당 추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새정치연합 추가 탈당자를 최대한 끌어 모아 국회 교섭단체 구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무소속 천정배 의원 등 야권에서 추진되고 있는 신당 세력과의 통합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새정치연합 탈당 행렬이 예상보다 적고 안 의원이 세 불리기에 실패할 경우 독자세력화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2015년 12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안철수 플리커

 

야권 분열에 따른 문재인 대표의 강경한 태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안철수 의원 탈당 후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는 지난 해 12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의 탈당에 대해 박근혜 정권과 맞서 싸워야할 엄중한 상황에서 제 할 일을 못하고 분열된 모습을 보여줘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또한, 그는 혁신과 인적 쇄신을 통한 공천혁명 의지를 천명했다. 문 대표는 “박근혜 정권을 신(新) 독재로 규정한다. 그냥 보수정권이 아니라 수구·극우전권으로 규정한다”며 “야당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신독재정권의 장기집권으로 갈지 모른다. 이런 정권을 연장시키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현 정부를 견제할 제1야당의 책무를 부각시켰다.
 

문 대표는 야권 분열 분위기 조장으로 통합을 저해하는 일부 의원에 대한 일침도 가했다. 그는 “당을 흔드는 세력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하며 당의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국대의원·권리당원 연대회의는 다음 날 “통칭 비주류라 칭하는 소수 의원들의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통합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내 민주주의도, 결과에 대한 승복도, 기강도 원칙도 찾아볼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 당의 이름으로, 통합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합을 저해하는 일부 의원들에 대한 윤리심판원의 징계, 탈당·입당을 반복하는 의원들에 대한 퇴출을 촉구했다. 또한, 그들은 문 대표에게 당의 혁신을 위해 더 치열하게 헌신해야 한다며 당의 모든 기득권 구조를 타파하고 계파를 청산해 혁신과 단합을 이루는데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 의원의 탈당이 새정치연합에 호재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다. 우선 당 지지율은 반등에 성공해 30%선에 근접했다. 안 의원 탈당 후 새정치연합과 문재인 대표, 안철수 의원이 나란히 지지율이 올랐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은 동반 하락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작년 12월 3주차에 발표한 ‘4·13총선 지지정당 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안 의원 탈당 선언 전 조사에 비해 2.7% 포인트 하락한 35.2%, 새정치연합은 4.5% 포인트 상승한 28.0%, ‘안철수 신당’은 2.6% 포인트 하락한 16.5%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안철수 신당’을 포함하지 않은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40.5%, 새정치연합 30.7% 지지율을 기록했다. 따라서 ‘안철수 신당’으로 새누리당 지지층의 5.3%가, 새정치연합 지지층의 2.7%가 빠져나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권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19.6%,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19.4%, 안철수 의원 14.2%의 순이었다. 김무성 대표는 하락한 반면 문재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동반 상승했다. 
 

온라인 입당 시스템도 개설하자마자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입당 신청서가 몰리고 있다. 온라인 입당 시스템은 정당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당원 가입 증가는 예견된 일이었지만 증가폭이 큼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대성공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온라인입당 프로젝트는 문재인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문용식 위원장 주도로 이뤄졌다.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 후 처음 주재한 최고위원회에서 문재인 대표가 직접 온라인입당을 시연해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입절차가 간단하고, 궁지에 몰린 문 대표를 지원하기 위한 시민들의 움직임이 당원모집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 해 12월 17일, 문용식 디지털소통위원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야권의 위기감이 생기면서,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집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온라인 가입자 증가의 이유를 분석했다.

 

1996년 총선이 보여준 야권분열의 몰락

야당 분열이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도 있지만, 진보 측에서는 총선에 패배할 수 있는 원인이라고 염려하고 있다. 실제로 20년 전인 1996년 총선의 사례는 야당이 분열됐을 때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다. 1995년 당시 정치권은 여당인 신한국당과 야당인 민주당·자민련의 1여2야 구도였다. 하지만 정계에 복귀한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민주당을 탈당한 후 신당을 창당하면서 야권은 분열했다. 1여3야 구도로 정치권은 재편됐다. 야권 분열의 가장 큰 원인은 당시 민주당 총재였던 이기택과 DJ 간의 불화였다. 1992년 대선에서 패배한 김 전 대통령은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그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인사들을 통해 당 운영 방향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이는 실제 당 운영을 총괄하는 이기택 총재와의 잦은 충돌의 원인이 됐다. 민주당의 두 축은 당내 외 주요 직책 인선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1995년 지방선거의 경기지사 후보 선정이 결정적인 분열의 분수령이었다. 이기택은 자파의 장경우를 고집했고 DJ 측은 이종찬을 내세웠다. 경선 과정에서 부정 선거, 돈 봉투 시비 등 우여곡절 끝에 장경우가 민주당 후보로 선거에 나서지만 이인제 당시 민자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런 상황에서 DJ는 정계에 복귀해 1995년 9월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다. 이때 동교동계 인사들과 수도권의 현역 민주당 의원이 집단 탈당해 새정치국민회의로 넘어가면서 민주당은 제2야당으로 전락했다. 소수가 된 이기택 대표와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잔류 인사들은 그해 12월 민주당과 재야인사로 이뤄진 개혁신당을 통합해 ‘통합민주당’을 창당했다. 분열의 결과는 뚜렷이 나타났다.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야권의 분열로 표가 분산되는 가운데 여당인 신한국당이 원내 1당이 됐다. 새정치국민회의는 2당, 자민련이 3당이 됐고 통합민주당은 4당으로 전락했다. 당시 299석 중 여당인 신한국당이 139석, 새정치국민회의가 79석, 통합민주당이 15석, 자민련이 50석, 무소속이 16석이었다. 
 

현재 야당 상황은 2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호남 비주류가 갈등을 벌였다. 갈등의 원인도 20년과 마찬가지로 지방선거 공천 문제였다. 2014년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은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기초의회 의원 무공천을 정치개혁을 위한 공통분모로 삼았다. 그러나 합당 이후 당내 친노(친노무현)계의 거센 반대로 기초의원 무공천은 실현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문 대표와 안 의원 간 갈등이 시작됐다.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만들 경우 최소한 1여3야(정의당 포함) 속에 야권은 분열한다. 만에 하나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 박주선 의원의 신당이 독자 노선을 천명할 경우 야권은 5개 세력으로 갈라져 문자 그대로 사분오열이 되는 셈이다. 20년 전 호남 인사가 주축인 동교동계가 DJ 신당으로 이동했듯이, 새정치연합의 호남 의원들이 탈당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점, 야당의 수도권 의원들이 분열은 여당에 어부지리를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점도 15대 총선 상황과 유사하다. 현재 야당이 원하는 것은 정권교체이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분열이 나타난 지금, 야당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현명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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