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가수 박구윤
[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가수 박구윤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0.09.03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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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내 인생은 오직 트로트 ‘뿐이고’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물레방아’처럼 ‘두바퀴’ 돌아 찾아온 트로트 전성시대, 나는 트로트 가수다

어느덧 2020년도 9월에 이르렀다. 역대급 질병인 코로나에 이어 역대급 장마로 우리에게 2020년은 유독 힘들고 우울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어떤 이들은 2020년은 이미 망했다며 통째로 리셋하길 원했고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는 힘든 2020년을 빠르게 마무리하자는 의미에서 7월에 크리스마스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처럼 웃을 수 있는 일보다 얼굴을 찌푸릴 일이 많았던 2020년 우리를 흥분시킨 존재가 있다. 바로 ‘트로트’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국내 가요계는 아이돌 혹은 힙합 음악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트로트의 경우 장르의 특성상 일부 유명 가수를 제외하면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히트와 함께 트로트가 대반전을 이뤄냈다. 성인가요라는 오명을 벗고 대한민국 음악계의 대세로 떠오른 트로트. 2020년 대중문화계의 핵심 키워드 누가 뭐래도 트로트다.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이 대한민국을 ‘트로트 공화국’으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묵묵히 트로트를 대중에게 한국인의 ‘흥과 한’을 전해준 트로트 가수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영광이 있지 않았을까? 2007년 데뷔 후 전 국민 히트송 ‘뿐이고’를 비롯해 ‘나무꾼’, ‘두바퀴’, ‘물레방아’ 등으로 트로트 외길 인생을 걸어온 가수 박구윤 역시 트로트 전성시대를 만든 주역 중 하나다. 자신의 노래 인생은 오직 트로트뿐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서도 사람 냄새나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그의 음악 이야기를 이슈메이커가 함께했다.

 

최근 트로트 열풍을 실감하는지

“당연하다. 물론 코로나 사태로 야외공연과 행사가 대부분 취소되긴 했지만 예능에서도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들이 많아져 방송으로 대중과 활발히 소통 중이다. 데뷔 초에는 트로트를 부르거나 가수 박구윤을 알릴 수 있는 방송이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 충분히 즐기고 싶은 마음이지만 책임감도 커졌다. 2007년 가요계 데뷔 당시만 해도 막내였고 여전히 많은 선배님이 계시지만 요즘은 현장에서 오빠, 형님 소리를 더 많이 듣는다. 데뷔 14년을 맞이해 이제는 어느새 중견 가수가 된 듯하다. 선배님들을 잘 모시고 후배들에게는 모범이 되는 선배로서 지금의 트로트 열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이 앞선다.”

 

트로트 콘텐츠의 과도한 소비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피로도 역시 저와 동료 가수들에게는 감사한 부분이다. 악플보다 무서운 것이 무플이라는 말처럼 지난 14년 동안 트로트 가수로서 방송 한 번 출연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게다가 어렵게 출연한 방송에서도 이슈의 중심에 서긴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대중문화계에서 트로트 콘텐츠가 킬러콘텐츠이다. 예전에는 TV를 틀면 전부 여행을 떠났고 지금도 채널을 돌리면 먹방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트로트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방송사에서도 트로트 아이템이나 가수들의 출연이 대중의 관심사다 보니 관련 프로그램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트로트 열풍을 만들어준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너무나 고맙고 대중이 트로트에 피로감을 느끼지 않도록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선후배들과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

 

일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에게 인기가 편중된 것이 아쉽진 않나

“가끔 선배님들과 통화하면 어려움을 토로하며 제 안부도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지금껏 출연하던 프로그램이나 행사도 오디션 출신 후배들에게 밀려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트로트계를 지탱하며 노력해오신 선배 가수분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지금은 트로트 콘텐츠 소비가 오디션 출신들에게 집중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트로트 시장의 파이는 점차 커질 것이고 앞으로 트로트 선후배 모두가 멋지게 노래할 수 있는 무대도 당연히 많아질 것이라 확신하기에 걱정하지 않는다.”

 

트로트가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트로트 장르의 거부감이 없다. 따라서 아이들 재롱잔치부터 어르신들 행사까지 트로트는 언제 어디서 즐겨도 이상하지 않다. 물론 아직도 트로트를 어른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최근에는 10대, 20대도 트로트를 즐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트로트를 부르면서 신나게 춤추고 때로는 눈물 흘리며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점이 트로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저 역시도 모두가 사랑해주신 ‘뿐이고’를 뛰어넘을 좋은 노래로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나무꾼’처럼 사람 냄새나는 가수로 기억되고파

유전자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특히 예체능 분야에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끼와 재능은 일반인보다 한발 앞선 출발이 될 수 있다. 더욱이 남다른 유전자에 노력까지 더해진다면 그 포텐셜은 폭발할 수밖에 없다. 가수 박구윤 역시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작곡가인 아버지와 형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 이처럼 그는 남다른 음악적 DNA, 이른바 ‘뽕삘’을 가졌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린 남모를 눈물과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박구윤도 없었을 것이라 한다. 사람 냄새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진솔한 이야기가 궁금해 질문을 이어갔다.

 

트로트 가수로의 데뷔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실용음악과 진학 후 처음에는 R&B나 POP 장르를 공부하며 유명 가수분들의 코러스도 맡았다. 김범수, 거미, 이적, 박효신 등의 백그라운드 보컬을 하며 나도 저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트로트라면 내가 주인공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유명 트로트 작곡가인 아버지를 찾았다. 물론 그 이전에 아버지께서 트로트를 권유한 적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거절했다. 아버지께 이제는 트로트 가수가 되겠다고 말하니 오디션을 보라고 하셨다. 당연히 붙을 줄 알았는데 떨어졌다. 한 달만 기회를 달라고 부탁하고 최선을 다해 연습한 후 다시 아버지 앞에서 오디션을 봤다. 아버지는 그제야 제 진심을 아셨다고 한다. 첫 번째 오디션은 제가 얼마나 진정성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일종의 테스트였다고 한다. 그렇게 아버지께 오디션을 통과한 후 트로트 가수가 될 수 있었다.”

 

가수 박구윤에게 아버지는 어떤 존재였나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겠지만 아버지 역시 막상 제가 트로트를 한다고 하니 걱정이 많으셨다고 한다. 본인이 유명 트로트 작곡가이지만 동료 작곡가나 가요계 관계자들이 색안경 끼고 바라볼 것을 알고 계셨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아버지께서 제가 잘 돼서 좋다는 말씀도 많이 하신다. ‘뿐이고’를 비롯해 제 히트곡 대부분은 아버지 작품이다. 아버지만큼 저를 잘 아는 분은 세상이 없다. 따라서 아버지가 주신 곡들은 맞춤 정장처럼 제 몸에 꼭 맞고 저를 가장 빛나게 만든다. 듣는 순간 내 노래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이처럼 아버지는 강력한 뽕삘을 물려주신 것 말고도 가요계 선배이자 스승으로 아버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가수 박구윤도 없었을 것이다.”

 

트로트 가수가 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

“데뷔 초기에는 저 역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찾아주는 무대가 없었다. 전국을 누비며 어머니 노래 교실만 7천여 곳 이상을 다녔다.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었다. 인고의 시간 끝에 ‘뿐이고’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가수 박구윤의 존재를 알릴 수 있었다. 단순히 인기를 넘어 어딜 행사장을 가더라도 ‘뿐이고’가 흘러나왔고 제가 무대에 서면 모두가 뿐이고를 외쳤다. 특히 2010년에는 노래방 애창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사람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노래방에서 제 노래를 부르며 제 노래로 스트레스를 불고 힘을 얻는다는 생각에 그 어떤 순간보다 뿌듯하고 감사하며 행복했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대중은 왜 가수 박구윤의 노래에 환호할까

“파워있는 목소리, 시원한 가창력이 아닐까? 최근 미스터트롯 출신 후배 가수 김호중을 괴물 보컬이라 부르며 저는 원조 괴물 보컬로 소개하곤 한다. 호중이도 성악을 했기에 누구보다 뛰어난 성량을 가졌지만, 저를 만날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성량이 좋냐고 감탄한다. 저 역시도 제 매력은 목청이라 생각한다. 신나는 노래는 그 누구보다 더 신나게 부를 수 있고 그 어떤 가수보다 파워 있는 노래를 잘 소화할 자신 있다. 이런 목청을 가지고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뿐이다.”

 

훗날 대중에게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20대 중반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해 데뷔 14년 차를 맞이했고 내년이면 40대에 접어든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이뤄온 바도 많고 아쉬운 부분도 많다. 스스로의 음악 인생에 점수를 주자면 딱 5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하고 싶은 음악도 이루고 싶은 바도 많기에 차근차근 숙제를 해나가며 나머지 50점을 채워가고 싶다. 지금도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도 대중에게 사람 냄새 폴폴 풍기는 가수가 되고 싶다. 더 많은 사람에게 제 노래로 희로애락과 감동을 전하는 것이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가수 박구윤이 걸어가야 할 길이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팬들과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희망이 메시지가 있다면

“코로나에 장마에 그 어떤 해보다 힘든 순간이 이어지고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긍정적인 마음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아픔과 고통은 찾아온다. 그러나 반드시 내일의 희망찬 해는 떠오르기 마련이다. 저 역시도 항상 긍정적인 삶을 모토로 살아간다. 동전의 앞뒷면처럼 좋지 않은 일이 있으면 이후에는 반드시 좋은 일이 찾아오더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이 즐겁고 행복한 생각만을 했으면 좋겠고 빨리 질병과 재난에서 벗어나 더 많은 무대에서 직접 찾아뵙고 좋은 노래 들려드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희로애락 가득한 가수 박구윤과의 인터뷰는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진솔하고 울림이 가득했다. 인터뷰 중 그가 가장 많이 한 이야기가 좋은 노래를 들려주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박구윤이 생각하는 좋은 노래는 무엇일까? 그는 “모든 사람이 울고 웃을 수 있는 노래, 내 마음 같다며 공감할 수 있는 노래가 좋은 노래이지 않을까요? 노래가 가지는 힘은 무한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함께 교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노래가 주는 시너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렇기에 우리 민족의 한과 흥을 함께하는 트로트를 더 많은 분이 사랑해주시는 것 같고 저 역시도 더 좋은 트로트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가수가 되겠습니다”라는 진심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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