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지팡이 없는 세상’을 향한 힘찬 발걸음

 

 

한국은 치매 환자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증가하는 나라 중 한 곳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2018년 기준 74만 8,945명에 달한다. 더욱이 치매 이전 단계라 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도 167만 명에 달해 현재 치매와 관련된 인구만 무려 3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행복한 노인 복지 꿈꾸는 치매재활 VR 스타트업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성 치매 인구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보니 예방 활동을 통해 악화를 막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으로 꼽힌다. 발병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병세 악화를 지연시킬 수는 있기 때문이다. 경증 단계에서 적절한 치매 재활을 하게 되면 환자가 최대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 가족과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줄일 수가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스타트업 스위드 팩토리는 기존 비약물적 치매 치료 방법 중 하나인 인지 정서 강화와 이를 통한 건강 증진 및 사회화 과정을 통합하는 가상현실(VR)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경증 치매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일종의 ‘디지털 치료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백승훈 대표를 만나 기업이 꿈꾸고 있는 ‘지팡이 없는 세상’에 대한 비전을 들어보았다.

 

창업을 시작한 계기를 전해준다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많아 대학 진학 후 다양한 경험을 쌓아나갔고, 2017년 군대를 전역한 뒤부터 본격적인 창업 활동을 시작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치매 환자이셔서 시니어 돌봄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아 최초에는 관련된 프로젝트로 출발했고, 현재 스위드 팩토리의 개발자를 만나게 되며 치매와 VR 기술의 융합을 본격적으로 도모해 지난 7월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현재 어떤 사업을 준비 중인지 소개해 달라

“복지시설이나 요양원, 요양병원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경증 치매 환자를 위한 VR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기관 등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인지 재활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데, 이에 발맞춰 스위드 팩토리의 기획과 기술이 가미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VR 기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흔히 볼 수 있는 ‘가상현실 체험장치(HMD)’는 몰입도가 높지만 어지러움과 멀미를 느낄 수 있어 오랜 시간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복지 분야에 접목하기가 매우 까다로운데, 우리는 ‘Not Used HMD’의 개념으로 헤드셋 대신 스크린과 프로젝터를 통해 VR을 체험하는 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센서와 함께 연동되는 자체 컨트롤러를 개발 중인데 자연스레 어르신들의 부상 우려와 같은 기존 문제점을 해소할 수가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본격적인 출시 계획도 전해준다면

“올해 말까지 ‘멘시아 큐브(mentia cube)’라는 네이밍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치매를 완전히 극복하는 것은 아직까지 불가능한 만큼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한 경증 단계에서 치매가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게 첫 목표이다. 현재 더사랑데이케어센터와 협업해 시연을 준비 중이며, 이후 점차적으로 관련 시설 등에 보급하고자 한다”

 

 

기업 경쟁력을 꼽는다면?

“앞서 언급했듯 시니어 세대를 위한 복지시장에서 VR이 아직까지 활발하게 도입되지 않은 상태인데, 어르신들이 보다 편리하게 체험하면서 재활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현재 평균 나이 26살의 구성원들로 팀빌딩이 이뤄져있는데, 젊은 세대들의 노력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응원도 해주셔서 더사랑데이케어센터나 삼육보건대를 비롯한 유관 기관과의 네트워킹도 촘촘히 짜여 있다는 부분도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스위드 팩토리의 비전을 제시해 달라

“출시 이후 우리 프로그램이 점차 보급된다면, 경증 단계에서 치매의 악화를 어느 정도 막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복지시설이나 요양원, 요양병원을 그저 맡겨지는 곳이 아닌 자발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자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환자 가족들이나 관계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어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스위드(Swith)’라는 기업명에는 ‘시니어(Senior)’와 ‘함께한다(With)’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이처럼 어르신들과 함께하며 모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팡이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헌신해주고 있는 팀원들과 응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들, 아울러 창업 생태계로 이끌어 주신 숭실대 창업지원단의 허공회 교수님과 삼육보건대 최인선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