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Cover Story]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5.12.0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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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리더십 통해 국내 대표 여성 기업인으로 ‘우뚝’
[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Cover Story]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선택’과 ‘집중’으로 현대그룹 재건을 이끌다


특유의 리더십 통해 국내 대표 여성 기업인으로 ‘우뚝’


 

 

 

 

국내 경제의 중심에 섰던 현대그룹이 현정은 회장을 필두로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재무구조 악화로 지난 2013년 3조 3,000억 원의 자구안을 마련한 현대그룹은 자구 실적을 조기에 완료해 계획대비 112%가 넘는 이행률을 달성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현정은 회장의 ‘어머니 리더십’이 위기에 순간에 빛을 냈다고 평가했다.



현대그룹, 자구계획 통해 돌파구를 만들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위기에 처한 현대그룹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며, 재계에서 강력한 구원투수로 인정받고 있다. 현 회장이 경영일선에 참가한 지 10년째인 지난 2014년, 현대그룹은 위기에 봉착해있었다. 현대상선 3분기 영업 적자 폭은 2분기 대비 31% 떨어졌고, 회사채 등급은 종전(5월) 'A-'(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한 단계 강등됐다. 현대상선의 실적 부진은 유상증가에 참여해 304억 원을 지원했던 현대그룹의 최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현대엘리베이터는 2대 주주 쉰들러와 현대중공업을 견제하기 위해 약 2,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여서 부정적 효과는 컸다. 
 

현대상선 등 핵심계열사의 어려움은 그룹의 위기로 직결됐다. 특히 현정은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10주년을 맞아 ‘신경영’을 발표한 직후 이 같은 위기를 맞은 것이어서 더욱 뼈아팠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자구계획 발표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전체 자구계획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약 1조 6,000억 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자구적 구조조정을 단행한 기업 중에서 가장 빠른 기간이었다. 가장 큰 성과는 현대상선 LNG운송사업부의 매각이었다. 현대상선은 애초 계획보다 빠른 지난해 2월,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9,700억 원을 받고 LNG운송사업부를 매각했다. 부산신항터미널의 재무적 투자자를 교체하고,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던 금융지주회사의 지분과 유휴 컨테이너, 부산항의 항만 부지 등 팔 수 있는 자산은 모두 처분하는 강수를 뒀다. 또한, 알짜 회사인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도 처분하면서 6,000억 원의 수익을 올린 후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유상증가를 단행했다. 현대상선에는 외자를 유치해 경영을 이어갔다. 현대그룹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인력 조정의 아픔도 감내했다. 그 결과 그룹은 2조원 이상의 현금을 6개월 만에 모을 수 있었다. 현재 1년여간 현대그룹이 조달한 유동성 현금은 총 3조 5,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애초 계획보다 8%를 초과 달성한 기록이다. 이와 같은 현대그룹의 고강도 구조조정은 시장의 우려를 정면으로 뒤집은 모범 사례로 남게 됐다.

 

수차례 위기를 극복해 온 현대그룹의 수장
 

강도 높은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은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해운업의 불황 속에서 현대상선이 위기에 처하고 있는 데다 최근 6,000억 원 규모였던 현대증권 지분 매각이 불발되면서 자구안 이행에 다시금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재계는 현정은 회장이 현대그룹을 이끌어오며 수차례 위기를 극복한 경영가인 만큼 다시 한 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현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 문제부터 잠재적 유동성 위기 논란까지 극복해온 현명한 기업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0년, 현 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대건설 인수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며 위기에 봉착했다. 그는 정몽헌 전 회장과 고(古) 아산 정주영 창주의 약속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여론전을 펼쳤지만,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했다.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하며 현대그룹의 덩치는 작아졌지만, 실용성을 강조하는 현 회장의 ‘긍정 경영’ 덕에 그룹은 빠른 기간 내 그룹은 제 모습을 회복할 수 있었다. 현 회장은 지난 2013년에 불거진 잠재적 유동성 위기 논란도 지혜롭게 해결했다. 그는 가시적인 유동성 위기는 없었지만, 유동성 위기가 잠재돼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산을 모두 정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2013년 말에 공개한 3조 3,000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 덕분에 현대그룹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분류된 중견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이에 재계 전체에서는 현정은 회장만의 뚝심 경영에 박수를 보냈다.
 

최근 현대증권 매각 문제가 표류하고 현대상선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대그룹은 이제 다시 한 번 중대한 길목에 들어섰다. 하지만 현 회장이 그동안 겪은 숱한 고비를 특유의 뚝심으로 위기를 스스로 해결한 전례가 많은 만큼 이번 고비도 어떻게 넘길지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상선을 매각할 것이라는 최근 시장의 관측과 달리 현 회장은 현대상선에 대한 매각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상선을 매각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겠다는 대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현 회장이 현대상선의 매각을 막으면서, 영구전환사채 발행과 우량 계열사 지분 담보 대출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으리라 판단하고 있다.

  

 주목받는 현정은 회장의 ‘어머니 리더십’

현정은 회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아시아 대표 여성 기업인이다. 지난 2003년, 남편 정몽헌 회장의 타계 이후 현대그룹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며 그룹의 국제적인 사업범위 확장에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 회장은 30년 동안 살림만 하던 여성이 대기업 총수의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당당히 12년째 현대그룹을 이끌고 있다.
 

현 회장은 2008년과 2009년, 연이어 미국 포브스 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들었다. 현대그룹을 성공적으로 재기시키면서 ‘현다르크’라는 별명도 얻은 그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 아시아판이 발표한 ‘2015 아시아 파워 여성 기업인 5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포브스는 선정 배경에 대해 “현정은 회장이 지난해 약 3조 3,000억 원의 자구계획 이행으로 현대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라며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해 해운, 기계설비, 대북 사업에 주력함으로써 금융시장이 환호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포브스는 “현 회장은 금강산관광이 7년째 중단된 상황에서도 금강산관광을 재개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등 남북경협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현 회장은 이와 같은 공을 인정받아 지난 3월 ‘제42회 상공의 날’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까지 수상했다. 대한상의는 “현 회장이 한국을 대표하는 긍정과 창조의 여성 기업인으로 현대상선의 재도약, 현대엘리베이터 해외시장 개척 등을 이뤘다”라고 소개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대그룹의 고강도 자구계획이 원만히 이뤄진 비결로 현 회장의 속전속결의 강단 있는 면모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정은 회장의 조용하고도 뚝심 있는 ‘어머니식 리더십’이 빛을 발한 덕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현 회장은 재계 안팎에서 조용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내부적으로는 회사의 안 좋은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꼼꼼히 파악해 이를 완벽히 해결하는 내실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임직원들에게 목도리 등을 선물하거나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현장밀착형 경영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과 자주 소통하고, 여름철이면 직원들의 집으로 삼계탕을 보내는 등의 ‘현장 밀착형 경영’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자주 전달한 것도 현대그룹이 예상보다 빠른 기간 내에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비결로 꼽힌다.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회장직 취임 이후 형제간 경영권 갈등 등 수차례 찾아온 위기에서 보여준 현 회장의 뚝심과 카리스마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열정을 불사르는 어머니의 심정이 아니고선 이뤄질 수 없었다는 평가다. 

 

대북사업으로 경영정상화 마침표 찍을까 

현정은 회장의 리더십으로 생존의 기틀을 잡은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매출 3,029억 원, 영업이익 289억 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6%, 55.4%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 회장은 앞으로 계열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하며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현정은 회장은 연초 “지난해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과 조직 슬림화 추진 등 고통스럽고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생존을 확보할 수 있었다”라며 “2015년 한해도 내·외부적으로 많은 변화와 위기가 있겠지만, 능동적으로 활로를 찾는다면 현대그룹이 한층 성장하고 단단해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생존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앞으로는 내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그룹 경영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며 “현 회장 특유의 조용한 리더십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만큼 앞으로의 실적에 대해서도 큰 걱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8월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현정은 회장의 ‘대북 7년 숙원’이 결실을 볼지도 주목된다. 남북이 합의한 공동보도문에는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으나 민간교류 활성화에 합의한 만큼 향후 전개될 당국 간 회담에서 대북사업 정상화 논의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대북사업 재개는 현대그룹의 경영정상화 작업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현실적 필요성에서도 의미가 크다. 금강산과 개성관광 중단으로 7년 동안 현대그룹이 입은 매출손실은 1조 241억 원으로 추정된다. 3조 원이 넘는 자구안 실행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대북사업을 반드시 정상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용한 카리스마와 불도저와 같이 밀어붙이는 추진력은 물론, 직원들을 어머니처럼 아끼는 감성 경영을 펼치고 있는 현정은 회장. 그의 리더십이 앞으로도 현대그룹을 순항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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