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Interview] 박노준 안양대학교 총장
[IM Interview] 박노준 안양대학교 총장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0.05.01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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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준비 없는 프로는 없다’ 야구인 출신 첫 대학 총장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소통하는 CEO형 총장, 늘 열린 총장실의 문

‘NO. 1’과 ‘Firtst’, 즉 최고와 최초를 뜻하는 ‘숫자 1’. 이는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삶의 지향점이지 실제로 누구나 최고 혹은 최초의 삶을 살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어쩌면 마냥 행복할 것 같은 최고와 최초의 삶 역시도 늘 고고한 모습과 달리 물 밑에서 치열하게 발버둥 치는 백조처럼 끊임없이 노력과 도전, 그리고 선택의 연속일 것이다.

 

코로나 19로 개막이 미뤄진 프로야구 팬의 아쉬움을 덜어 줄 좋은 소식이 얼마 전 야구계에서 전해졌다. 한국 야구의 레전드 중 한 명인 박노준 우석대 교수가 지난 2월 안양대학교 11대 신임 총장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이다. 박노준 총장은 지난 2010년 건동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방열 전 대한농구협회 회장에 이어 스포츠인 출신으로는 두 번째 대학 총장이다. 더욱이 야구인과 프로 스포츠 선수 출신 중에서는 처음이기에 박 총장의 안양대학교행은 그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노준 총장은 선린상고 재학 당시 대한민국 고교 야구의 최고 스타이자 OB와 쌍방울 등에서 프로 선수로 활약했다. 은퇴 이후에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현장 지도자가 아닌 중계 마이크로 야구 팬과 소통했다. 또한, 2008년에는 우리 히어로즈의 구단 단장직을 역임하며 선수 출신 1호 프로야구단장이 되기도 했다. 선수 출신의 해설위원과 단장이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지만 당시로서는 고정관념과도 같았던 선수 출신은 공부를 안 한다는 편견을 깨고자 석사와 박사 학위를 획득하고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새로운 삶을 살아왔다. 이처럼 늘 최고와 최초의 삶을 살아온 안양대학교 박노준 총장의 새로운 인생 도전이 궁금해 2020년 5월 이슈메이커가 그를 찾았다.

 

프로야구선수 출신 첫 대학 총장 선임, 그 소감이 어떤가

”안양대학교 총장직을 맡게 된 것만으로도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야구인 출신의 첫 대학 총장이기에 운동선수도 얼마든지 다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현역 당시부터 운동선수는 공부를 안 한다, 혹은 못 한다는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 책임감과 함께 후배 선수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자긍심이 뒤따랐다. 어렵고 힘든 자리이며 아직도 부족할 수 있다. 그럼에도 책임감과 자긍심으로 안양대학교가 혁신적 강소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초석을 만들고자 총장직을 수락했다. 모두에게 감사하다.“

 

스포츠인 출신의 대학 총장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는데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까

“야구팬이라면 현대 유니콘스에서 우리 히어로즈로 넘어가는 과정을 누구보다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모두가 새로운 모델이었던 히어로즈의 구단 존립 자체에 회의적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당시 단장으로서 히어로즈를 이끌며 1년간 창단 메이크업과 구단 경영까지 맡으며 8 구단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지금까지 히어로즈가 KBO에 존재할 수 있게된 기반을 다졌다. 당시의 경험이 경영과 마케팅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출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점이 이후 다양한 업무에서 어떤 일을 맡아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뒷받침됐고 프로선수 출신의 강력한 DNA도 소중한 기반이 되었다. 이처럼 오랜 시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승부욕과 도전 정신 등 축적된 인생의 노하우를 안양대학교 총장으로서 풀어 놓고자 한다.”

 

박노준 총장이 이끄는 안양대학교, 어떤 점이 달라질까

“미래가치를 선도하는 창의융합 강소대학 안양대학교는 거침없는 상상력이 뜨고, 날고, 춤추는 창조적 지성의 요람이자,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이끄는 7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사학이다. 교육부가 인정한 잘 가르치는 대학(ACE+)으로서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Life DESIGN’이라는 특화된 교육을 하고 있고, 균형의 시대이자 융합의 시대에 걸맞은 인본 중심의 창의 인재를 양성 중이다. 경쟁력 있는 특화 학과로는 최고 교원양성기관으로 평가받는 ‘유아교육과’, 공간빅데이터기술 및 스마트시티를 선도하는 ‘도시정보공학과’, 미래환경산업의 주역 ‘해양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국내 유일의 ‘화장품발명디자인학과’ 및 창의력과 공학이 융합된 ‘지능정보콘텐츠전공’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안양대학교 총장으로 취임 당시부터 강조했던 부분이 CEO형 대학 총장이다.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안양대학교는 수도권 대학으로서 지금보다 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프로야구단 단장 출신으로서 마케팅에는 자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험으로 안양대학교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다. 스포츠인 출신으로서 안양대학교에 체육대학 설립의 목표도 가지고 있다. 10만 평 부지의 강화도 제2캠퍼스를 활용해 ‘스포츠 아카데미’도 설립하여 엘리트 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스포츠 관련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지금까지 쌓아 온 대한민국 각계의 인맥들과 적극적인 교류로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의 사회진출에도 도움을 주고자 한다.”

 

어떤 총장이 되고 싶은지

“흔히들 야구는 인생에 비유한다. 따라서 모든 인생사는 야구 속에 정답이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그라운드 위의 선수와 감독도 중요하지만 이른바 프런트라 불리는 이들의 구단 운영과 지원도 중요하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오랜 경험을 쌓아온 훌륭한 안양대학교 구성원들의 역량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되고자 한다. 총장실의 문을 늘 열어 놓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을 나누며 이들과 함께 안양대학교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겠다.”

 

 

안양대학교 안양캠퍼스 전경 ⓒ안양대학교
안양대학교 안양캠퍼스 전경 ⓒ안양대학교

 

박노준의 인생 경기는 5회 초 진행 중

야구팬에게 박노준 총장이라는 타이틀이 아직은 낯설다. 30년 가까운 야구팬이자 15년 전 야구장에서 박 총장과 찍었던 사진 한 장을 여전히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야구인 박노준의 팬인 기자 역시도 마찬가지다. 소중한 추억과 인연으로 박노준 총장을 만나러 가는 길은 왕년의 야구 스타를 만난다는 새로운 설렘이 가득했다. 그와의 인터뷰에서 ‘야구’가 빠질 수 없는 이유였다. 미뤄뒀던 야구 이야기를 이제야 풀어놓아 볼까 한다.

 

야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정의하면 ‘희생’이다. 어떤 스포츠에서도 희생을 강조하는 종목은 없다. 이외에도 야구에서 배울 점은 무한히 많다. 야구계의 정설 중 ‘위기 뒤에 찬스’라는 말이 있다. 또한, 9회 정규 경기 중 3번의 위기와 3번의 찬스는 꼭 찾아온다. 이는 우리의 인생사와도 무척이나 닮았다.”

 

선수와 해설위원, 그리고 단장 중 어떤 자리에서 바라본 야구가 가장 재미있었나

“조금 멀리서 바라본 야구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장기나 바둑판에서도 훈수 두는 사람들이 판을 잘 읽듯이 그라운드에서 경기에 집중하는 선수와 코치진은 다소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팬들의 입장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야구를 보니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보았나

“야구 시즌 이후의 이야기와 선수가 아닌 구단 프런트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이야기에 저 역시도 선수와 단장을 모두 경험해봤기에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간혹 짧게 보긴 했어도 솔직히 말해 워낙 바빠 모든 회차를 보지는 못했다. 주변 야구인들의 이야기로는 전체적으로 수작이라는 평가였다. 저 역시도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드라마 출연진과 스태프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 앞으로도 더 많은 야구 관련 콘텐츠가 만들어져 야구팬의 관심은 물론 신규 야구팬 유입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응원한다.”

 

야구와 교육, 두 분야 모두의 프로로서 진정한 프로의 자격을 내리자면

“스포츠에만 프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에서 모든 전문가가 프로다. 어느 분야든 전문가라고 하면 그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세와 정신이 기본이다. 해당 분야에서는 어느 누구와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을 실력과 식견을 갖춰야 하며 이는 준비 없이 절대 이뤄질 수 없다. 따라서 항상 준비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가 진정한 프로의 자격이 아닐까?”

 

 

안양대학교 안양캠퍼스 전경 ⓒ안양대학교
안양대학교 안양캠퍼스 전경 ⓒ안양대학교

 

항상 새로운 삶, 도전하는 삶을 살 수 있었던 비책은 무엇인가

“앞서 이야기한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인생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무수히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나 찬스는 오기 마련이다. 단지 그때가 언제일지 모를 뿐이지. 따라서 늘 준비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 하루하루 준비하는 삶을 연속이었기에 우연히 찾아온 매력적인 프러포즈들에 당당히 승낙할 수 있었다.”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가 소통이다.

“무수히 많은 책에서 소통은 들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같은 생각이다. 조직에서도 세대 간에도 그들을 인정하고 먼저 들어주는 자세가 중요하며 이는 올바른 소통의 시작이다. 수직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가 이뤄져야 원활한 소통이 이뤄진다. 지금까지도 그런 삶을 살아왔고 총장직을 맡으면서도 직위 여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언제든 총장실 문은 열려있으니 마음껏 찾아와 소통을 나누길 바란다.”

 

‘꼰대’가 아닌 좋은 어른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은 동방예의지국으로서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뛰어난 민족성을 가지며 기본적 예의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꼰대가 아닌 젊은 세대들의 진정한 멘토이자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가 먼저 베풀고 다가서야 한다. 개인적으로고도 강단에서 제자들을 가르칠 때 자식보다 어린 제자들이지만 그들의 은어를 배우고 함께 커피를 마시며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자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좋은 아이디어는 모두 젊은 세대들에서 나온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여유 있는 어른들이 먼저 그들의 눈높이에 맞출 필요가 있다. 그들과의 상생으로 더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이들이 좋은 어른이다.”

 

인간 박노준의 9회 말 2아웃은 언제일까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지금의 건강 상태로 봤을 때도 앞으로 3~40년은 충분히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수로서 야구인으로서 교육자로서 끊임없이 치열한 삶을 살았지만 9회 말 2아웃 같은 절체절명의 상황이나 인생 클라이맥스는 찾아오지 않았다. 아직 박노준의 인생 경기는 5회를 진행 중이며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두려움도 없고 늘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이 점이 인간 박노준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안양대학교 박노준 총장은 인생의 전환기 중 하나로 은퇴 후 미국 지도자 연수를 꼽았다. 박 총장은 당시 미국 야구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중에서도 약점을 없애려는 노력보다 강점을 키우는 것이 효율적임을 배웠다고 한다. 당시의 경험이 이후의 삶, 특히 안양대학교 총장으로서 더 나은 선택을 내리는 기준점이 되리라 그는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박노준 총장은 “코로나 19 사태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어렵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처럼 우리 국민은 지금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훌륭한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둠이 짙으면 동이 틀 일만 남은 것처럼 이제 서서히 일출을 앞두고 있으니 희망을 품고 모두가 힘내시길 바랍니다”라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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